인연이란... 4 - 수방엔젤리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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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란... 4 - 수방엔젤리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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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과는 전혀 상관없는 ...
한번도 안올라가봤지만... 꼭 올라가본것같은 페트로나스트윈타워...
 
 
 
누굴만나러 온겁니다.갑자기 많이 아픈분입니다.
졸지에 병원 자주가게 생겼습니다.
 
 
택시타고 이 병원 가자면 제일좋은 병원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는 병원인데
닥터 하나 잘 안보입니다.
병동엔 간호사들만 그득합니다.
 
늦은 ...아주늦은 점심 먹으러 나와야 합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벽을향해 거울을 비비적 거리며 오늘은 어디가서 뭘 먹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이게 며칠째 되면 특별한 것도 없는 이 동네에서 제일 고민거리가 됩니다...그것도
혼자...
식탐이 아주 없는 포맨같은 사람조차도!)
 
인디언푸드...
 
어?...
어떻게 알았지?
누구지?...
 
옆의 간호사가 빙긋이 웃습니다.
...
몰랐는데...
혼잣말했나 봅니다.
아니면 며칠째 얼굴에 뭘 먹지?...하고 쓰고 다녔거나...
 
무슬림같기도하고...인디언같기도하고...
 
"굿...
소개해즐만한 식당있어?..."
 
몰랐는데....
병원근처에 대학이 있고 식당촌이 있습니다.
 
케밥인지 개밥인지 하여간 고기저민거 이것저것 주문해봅니다.
정말 간만에 누구랑 같이 밥을 먹어봅니다.
 
"간호사 몇년했어?....안 힘들어?..."
 
"나  간호사 아냐,,,아직...이 학교 학생..."
 
간호실습생인가 봅니다.
 
"아까 왜 얘기해줬지?...메뉴?"
 
'...'
 
"....불쌍해보여서...."
 
'....'
 
확....
그렇습니다. 동정심  유발할  모든요소가 극적으로 표출될 모든 익스프레션을  다 갗추었다는것을 이때 처음 알았습니다. 포맨이...(이때부터 노숙자로 전락할 운명임을 알았었죠...)
 
"환자는 자고 병실에서 혼자 머리괴고 의자에 다리올리고 책보는것도 불쌍해보였고...
비오는 처마밑에서 혼자 담배피는것도 불쌍해보였고......-_-
싱가포르 여자가 당신에게 뭔가 심각한얘기할적에 같이 심각한 표정도 불쌍해보였고...
중국할아버지 휠체어 밀어주는 모습도 불쌍해보였어...
"
 
"not chinese ...korean..."
 
"아니.. 댕 할아버지 얘기하는거야..."
 
싱가포르아가씨는 압니다.
환자와 연관된 분입니다.
 
간호사가 하도 많고 수시로 교대하니 저는 모르지만 이 친구는 저를 기억하네요.
 
그충에서 유일한 외국인 환자와 보호자니 그런가봅니다.
 
그러다가
자세히보니...
눈이 아주큽니다...
인도인중에도 아름다운 사람이 있다는것을 새삼스럽게 느끼게됩니다.
 
 
얼마전에 요상유치한 인도 SF뮤지컬영화를 봤는데
여배우 아이쉬와라를 보니 그녀가 자연스레 연상되더군요...
(인도영화하니까...후루뚜...연상하시는분들...그거 아닙니다...-_-)
 
저녁엔 환자 입맛환기용으로 일식집에 갔습니다.
벤또셋(그냥 도시락입니다 메뉴 그대로 읽은겁니다)을 사러간거지요...
-약밥은 어디나 맛없나 봅니다-
 
머리에 젓가락을꽂고 화복을 입은 말레이여자가 일본어 메뉴판을들고 영어로 주문을 받습니다.
음악은 한국음악이 흘러나오고...인도인 요리사가 음식을 만듭니다.
...그렇게 십여분을 정체성상실한 어둔 실내에 있으면....
내가 누군지...여긴어딘지...무슨나란지, 왜 있는건지...헷갈리게 됩니다.
아니...말레이란 나라자체가 헷갈리는 나라인지도 모르죠.
 
조그만 벤또셋을 하나 더 주문했습니다.
낮에 환자가 급한상황이었을때 그녀가 제일먼저 달려와 보통사람이면 역겨운 상황까지도 의연하게 대처해줬거든요....
힘쓰면서도 ...나이도 어린데 참 침착하구나...라고 감탄했을정도니까요...
 
그런 감사의 의미입니다.
 
다음날 아주아주늦은 점심......
또 엘리베이터 거울 붙잡고 비비적거리며 고민을 시작하려하는데... 슬그머니 주위를 보니...
...오늘은 그녀가 없군요...
 
여긴 햄버거 하나 먹으려  맥도널드 가려해도 택시타고 나가야합니다.
좋은 병원은 가드에게 택시불러달라하면 불러줍니다. 호텔같지요?...
그거 하나만 좋습니다.
 
내일까지 먹을 요량으로
햄버거를 다섯개쯤 싸들고 돌아오는데 갑자기 비가옵니다.
 
택시에서 내려 봉다리들고 우사인볼트 신공을 구사하려하는데...
...누가 옆에서 같이뜁니다.
우산은 받쳐줬는데 뛰니까 그냥  같이 다 맞습니다.일부러 안걷습니다 우린...
스콜은 보통 장대비라 5초만맞으면 걍 생쥐가 됩니다
홀딱젖은 간호사복과 ...역시 긴팔셔츠가 온몸에 다 달라붙은 서로를 보며.......그냥 웃지요...
...
 
다음날...초저녁
병원 정원한복판에 국기게양대가 있습니다.
그거보니 갑자기 생각나서 뭔가 하나 보여줍니다.
국기하강이든 게양이든 절도있는 동작이 필요합니다. 하강이면
양팔을 쫙펴고 한팔씩 위로올려  두손을 교대하면서 두손 다 내리는 동작인데 이때 한손은 훼이크입니다.
국기줄을 분명히 잡아 내리는 동작인데 실제로는 안잡고 흘려내려보내는 거거든요.
처음보는 사람들은 무척 신기해 합니다.
 
 
간호사는 웃고 경비아저씨는  왜 내리느냐고 화내고....포맨은 멋적어 하고...
그러니 아이쉬와라간호사는 박수치며 더 웃고...
 
가만보니...
아가씨도 팔에 털이 많네요....
 
팔에 털많은 여자는 싫은데 말입니다...
 
우짜면 좋겠습니까...^^
10 Comments
시골길 2012.11.01 21:46  
와...왁싱이라도 해줘야죵....ㅎㅎㅎㅎ
돌아가신 '황순원'옹께서
환생하신 듯한
느낌을 받아 부럿네요.. ㅡ,.ㅡ
今天 天气 很冷~! 무려 영하 5도...
따땃한 얘기에 심신이 살~녹아내리네요..^^
포맨 2012.11.03 20:47  
이젠 겨울이지요...
더운나라얘기만 줄창 올려야지...
후회없는사랑 2012.11.02 05:27  
아아.. 포맨님 자진해서 스캔들 만드시는건가요? ^^;

근데.. '개밥'에서 너무 웃어버렸어요 ^^;;;;
포맨 2012.11.03 20:47  
만들어도 아무도 모르니...
아무도 안믿어요...^^
세일러 2012.11.02 11:31  
털과 무관하게, 팔을 잡지도 못했을 것 같은데요... 어차피?
포맨 2012.11.03 20:48  
어허...
자기여자 아니면 함부로 잡는거 아닙니다...ㅋㅋ
kairtech 2012.11.02 21:33  
下 편에는 뭔가 진전된 내용이있기를 기대합니다
인연이란  그냥 만나고 헤어짐이 아닙니다
안 그렇소?  포맨양반
포맨 2012.11.03 20:49  
만나고 헤어지는것도 인연이지요...
꼭 뭔가 끈적한게 있어야 인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요리 너무 먹으면 골띵띵...
가끔 담백한 지리도 먹어줘야지요...
동의 하지 않으십니까?^^
적도 2012.11.04 11:09  
포맨님의 글을 읽다보면.....
안그런척 하면서...은근히 자기자랑 하시는것 아시죠???
하편에서 어떤 은근한 자랑이 나오실지 기대됩니다!!
아~~~옜날이여!!
곳곳을 다니시며 사건을 만드시는 부지런함을 부러워합니다...
포맨 2012.11.06 01:24  
보지않고 믿는자 진복자...^^
제가 오랜만입니까...
적도님이 오랜만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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