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me Traveller - BKK To REP- 국경이 어디야...
포맨
13
579
2012.06.18 19:40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후편입니다.
(못보신분 가서 필독...ㅋㅋ)
나...정말 캄보디아 가는거야?....
야호...드디어 국경으로 간다...
수십키로를 달리면 저런 능선이 보일것이다.
포맨이 초행길이면 사전에 준비하는것중 하나가 지형에 대한 독도이다.
왜냐면 그게 시간과 고생길을 가늠하게해주는 척도이기때문이다.
이 산맥에 대한 설명은 나중에...
오르막길 시이작...
노면상태가 사춘기 소년의 그것처럼 되어간다.
정확하게 60미리 박격포탄 떨어진것같은 길이 시작된다.
이런 호수가 보이면 반쯤 온것이다.
여러분은 지금 고원지대로 올라가고 있다.
엉덩이가 아려오기 시작한다.
머리는 올빽이 되어가고...선그라스 끼어도 눈물이 앞을 가린다.
한팔로만 자동카메라 찍다보니 뭐 찍힌줄도 몰랐다. 검문소를 지난다...
국경은 국경인가보다...
배낭 옆구리에 찬...순전히 일각대 못미더워 가지고다니는 내 싸구려 삼각대의 일부와
방진,방오,투습,속건,방흔 적외선 난반사 가능을 가진 테일러메이드 픽셀 군복이 보인다.
(노숙자가 왜 스텔스기능이 필요한가...
정답: 땀루엇(경찰)의 노숙자 적발 야간투시경 회피용)
그렇게 한참을 달리면 엉덩이가 아파오고...
내가 어디가는지 목적의식조차 없어진다.
고개를 다 올라갔음에도...이어지는 평지...야트막하게 오르막이 지루하게 이어진다...
함석집들이 보이면...
당신은 드디어 드디어 청싸응암 도착...
응? 그런데 여기가 아니란다...
우측의 타이 초가집국경초소의 날나리 군인들이 근무중...
니들말야...한국같으면 예전에 매달렸어...
먼지 잔뜩 뒤집어쓴 어깨에 타이국기를 붙인 유사군바리가 오토바이에서 내리자
모두 기립한다.
저 날나리 군바리들이...
잠시후 아무것도 아님을 깨닫고 죄다 도로 책상에 다리올려놓고 히히덕 댄다.
그 "아무것도 아님"이 묻는다 ...보더는 어느쪽?
난 말야...
타이국방부도 가봤는데...니들 가봤어?...거긴 높은 사람들도 많아...하긴 촌 군바리들이 뭘 알겠어...
흥...
보이는가...이미그레이션의 위엄이...
좀 더 가까이 가보자...
주욱 걸어간다...난민(?)들 틈에 끼어...
저 앞에가는 놈...캄보디아 군인이다. 지들 안방처럼 쏘다니는 저놈때문에
앗!!!!
내가 입국심사 안 받았나봐!!!
그렇게 무단으로 넘어온줄 알았다.
그정도로 허술하다.
일상을 넘나드는 보따리와 수레들 때문에 아프리카 어디 난민캠프근처라해도 믿겠다.
가만보니 아무런 제지없이 맘대로 넘나들고 있다.
햐...어느국경에서도 이렇게는 안하던데...
증명서도 없이...
월경
바로 앞에까지 가서야 안 이미그레이션...
출국심사대이다.
좌측의 대기줄의 사람은 알고보니 그냥 마실나온 동네주민이고 그 옆에 개 한마리가 하품하고 누워있다.
한가지 더....오른쪽 80미터 전방에 캄보디아 이미그레이션이 보인다.
타이는 그래도 가건물이지만...
캄보디아는 잎사귀지붕에 사방이 뻥뚫린 원두막처럼 생겼다.
폭풍치면 비맞으며 도장찍어주게 생긴...
아무튼
출국심사줄에 섰다.
뭐...설것도 없이 나혼자뿐이었다.
이상하게 여긴 그 흔한 양놈도 없다.아무말없이 도장을 찍어준다.
꽝꽝...
(아침에 집사람하고 싸웠수?)
내 출국카드를 앞에 바구니에 놓는다.
그런데 그 빨간 바구니에 달랑두장의 출국카드가 보였다.
하나는 내것...하나는 어느 타이사람의 것...
그럼...내앞에 지나간 외국인이 하나도 없었단 거야?....
아무튼 국경선표시가 하나도 없어 증빙사진을 못찍었다.
바닥에 뭔 선하나 긋는게 그리 힘드나?... 내가 그어줘?...
일미터라도 어긋나게 그리면 또 서로 총질할거잖아...
백키로 옆에선 캄푸차 6여단과 태국군이 서로 총질하고 대치하는데 여긴 딴세상이다.
캄보디아 이미그레이션앞에 섰다.
그냥 증면서 한장만 달랑들고 댕기는 사람들 틈에끼어...
유일하게 이미그레이션 본연의 업무를 할수 있는 사람...
포맨이 주목받는건 당연지사...
어이쿠...외국인이네...
우리들이 일용하실 양식(비자피)은 챙기셨나요?...
이리로...
이거 쓰세요...
요기조기 사인...
사람은 열명가까이 앉아있는데 일하는 사람은 둘밖에없다.
타이쪽는 한명이서 하품하고 있었는데...
한눈에 척봐도 높은 사람이 부른다.
직원이 저리로 높은 사람 방...이 아니고 뒷편 평상으로 가란다.
"어 이거 안되면 독박이고 잘되면 건수다."
미얀마나 캄보디아 라오스같은 저개발국가에선 아무래도 이런 군인이나 공무원,경찰이 힘이 센편이다.
아직까지도....
이 냥반 무지 심심했던게 확실하다.
왜 타이국기를 붙이고 있소?
씨엠립에 캄보디아국기 파는곳있으면 알려주쇼...
왼쪽어께에 붙이게...
이런저런 한담끝에 비자신청서와 비자피를 묻지도 않았는데 주었다.
비자피는 바뀌지 않는다...십년전이나 지금이나...
포맨이 본 비자중에 제일 촌스러웠지만 제일 정감가는 손으로 쓴 비자...
직인에 시니어루터넨 행...
시니컬한데다가 콧수염이 은근 멋지다. 그리고 캄보사람들 성은 행씨가 제일많다.
여기 안롱벵 가려면 뭐타고 가야합니까...
...택시와 오토바이 둘중하나 고르쇼...
택시가 당연히 비싸다.
오토바이...
(이젠 오토바이 신물나....정말...엉덩이가 내께 아냐...
그렇지만 신나고 편하다고해야 다른사람들도 속아서 오겠지?....)
아직 입국도장도 못받았는데 기사를 부르는 비자책임자...
아마도 제일 친한녀석이리라...
뭐라뭐라 당부하는게 보인다. 멀리서 보면 협박처럼도 보이고...
기사는...내 여권을 빼앗는다...
그리곤 이미그레이션 초가집으로 뛰어가더니 금새 도장을 받아온다.
비자는 받자마자 USED다...
그러고보니 어라이벌 비자... 오랜만에 받는구나...
솔직히 말해서...
리턴편이 씨엠립이어서 입국도장이 꼭 필요했다.
안그럼 일단 근처를 배회하며 넘나들다가 걸리면 장난이었을수도 있다.
어차피 방콕리턴이면 캄푸차 입국도장따윈 필요없었을테니까...
비자책임자와 일별하고 거리를 좀 둔 후
기사와 어깨동무하고 남들이 들을세라 뭐라뭐라 주문한다.
헤이 버디... 나 캄푸차 사람이거든...
왜 말을 제대로 못하냐면 오랜 해외생활로 말미암아...컨방지케 꼬부라 졌커든...
그리고말야...
어차피 내 루트는 좀 다르다.
일찍부터 서두른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중간에 빠져나갈 여유가 필요해서이다.
구글어스보면 어느 정신나간 서양인이 캄보디아 트라이얼이라 쓴 루트가 있다.
말하자면 태국이싼과 캄보디아 국경은 자연적인 지형지물로 국경이 나뉘는데 이게 수십키로가 아니고 수백키로에 걸쳐진 산맥이다.
Dong Rek산맥...
위에 타이쪽넘어오면서 능선이라고 표시한게 바로 그것이다.
타이이싼쪽에선 완만하게 올라가다가 캄보디아평원을 내려다보면서 급경사로 400~700미터 절벽을 이루는 지형...
당연히 경치가 좋을것이다.
그 캄보디아 트라이얼... 이 국경을 따라 라오스까지 이어진 길을 말한다.
...총맞기 딱좋은 트래킹코스이다.
그 중간에 카오프라위한/ 프레어비히어가 있다.
시간이 없어 그렇게 까진 아니더라도 입구에는 발을 걸쳐보고싶었다.
기사야...거기 조금만 들어가자...알았지?...
안들어간다 그러면 난 걸어서라도 갈거니깐...
그 다음은 뭐? 당신은 차비 국물도 없어...
일단 입국했으니 오밤중에라도 안롱벵까진 어떻게든 가니까말야...
근데 이 기사...
영어 한마디도 못해...젠장...
말이 안통하니 태국단어도 튀어나온다.
옆에서 보고있던 "한 태국어 하는 사람"이 거든다.
멀리서 어느새 요주의 외국인 포맨을 감시하고있던 비자책임자.
삼단 넘겨집기로 헛소리를 남발한다.
폴폿~ 폴폿~
이 근처에 킬링필드의 주인공 폴폿의 무허가 화장터가 있다.
이 역사적 살인마의 최후의 은신처를 보려하는 이들이 가끔은 있다.
아놔...거기 아니라니깐...
그런덴 관심도 없다구...
있잖아 저 안롱벵 가는길에서 리여우 싸이 알지? 좌회전......
그리곤 쭈욱 똥빠이....알간? ...안가는 거야 우리... 폴폿한테......
저 당신브라더 비자책임자 말 듣지마... 쌩까는 거야 ...우리...
폴폿은 잊어...
망할녀석....잊으라니깐......
폴폿(Polpot) 화장터...
젠장...
딱 5초 머무르고 나가려는데...
왠 아줌씨가 바리게이트치고 못나가게 하는바람에 2달러 날렸다...
녀석이 착한게...들어올땐없었던 아줌씨가 줄당겨서 못나가게 하니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당황스러워 한다....
뭔 함정수사...아니 징수냐?...
못된녀석이라면 돈 내라고 채근하던가 했을것이다.
프놈펜의 도살자 폴폿...
예전에 모대학 사학과 교수님과 술자리에서 이런얘기를 나눈적이 있다.
배우다가 만 사람이 얼마나 큰 악행을 저지를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안롱벵 근처는 98년까지 크메르루즈의 단발마적인 대정부저항 근거지였었다.
누구도 폴폿이 어떻게 죽었는지 모른다. 아니 알고도 함구했었을것이다.
시대착오적인 이데올로기의 왜곡된 광신자일뿐이다.
참고로 유명한 쇼카바레...물랭루즈는 불어로 빨간풍차이다. 캄보디아,캄푸차는 자기네들을
크메르인이라부른다.
크메르 루즈의 어원이 무엇인지 알수있을것이다.
이 얘긴 역사얘기가 아니라서 이쯤 접는다 기리고...
그는 내 관심에서 멀어진 지 오래인 사람이다.
세상에는 독재자가 너무 많다....
오토바이기사가 의도적으로 커뮤니케이션의 한계를 어필한다.
무지하게 가기싫은가 보다...
이바바...좌회전..리여우싸이...턴레프트...왁왁...
한번만 더 쌩까면 널 폴폿옆에 뉘일테다......
왠지 한대 치고싶은 헬멧...포맨 자주쓰는 전문용어론 화이바(^^)
참 착한 녀석이다. 순박하게 웃는거만 잘하는...
여기도 꽤들어간다...길이 안좋아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것이다.
젠장 이 근처는 폴폿의 악령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따목하우스...폴폿의 마지막 주거지...
관심없어...절대없다구...날 잊어줘...
왔으니 하나만 찍는다...
이번엔 정말이다.
98년도인가 외신사진에 폴폿의 시신이 공개되었던 바로 그집이다.
관심도 없다면서 왜 그렇게 잘알지...
난 이거보러 온것이다...캄보디아 평원...
아울러 더 들어가고 싶었다.
끝간데 없이 펼쳐진 캄보디아 평원
좁디좁은 나라의 민초는 시야의 자유를 어색해한다.
동남쪽방향... 역시 지평선이 사라져간다...
초암에서 내려와 안롱벵으로 향하는 도로가 보인다.
말하자면 여긴...
고산타이와 캄푸차평원을 잇는 카이바르고개 같은곳이다.
물론 높이는 현저히 낮지만...
비탈진 지평선 ...패러하나있었으면 ...
아니 멍텅구리 낙하산이라도 있었으면...
뛰어내렸을지도 모른다.
그때 심정으론...
누군가 돌을 박아놓은것인지...
올라가서 투신하라는곳인지...
사진찍으란 곳인지...
시간을 대충보아하니 잘하면 쁘레아 비히어 갈시간이 될듯도 싶었다.
그렇다면 굳이 능선따라 캄보디아 트라이얼 들어갈 이유는 없어보였다.
(실은 오토바이타기 정말 싫었다...엉덩이아파서)
시간이 많으면 여기뒷편에 파리날리는 게스트하우스(정말 게스트하우스가 있었다. 누가 온다고...)
잡아놓고 깊이깊이 걸어들어갔을것이다.
오던길로 되돌아간다...
굳이 저런 오솔길로 오토바이를 끌고들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다.
길이험하고 여기저기 패이고 웅덩이에 흙탕물이 많아 내 생각해서 그런가본데...
나...군복입고 있다우...
파랑추리닝 괜히 포기한게 아니라우...
타이고산족지역에 가면 흔히보는 ...간이 주유소...여기에도 있다.
이제 안롱벵 가는길로 좌회전...
드디어 나타난 꼬진 카지노...
정말 애먹인 꼬진 카지노...
정말...호텔이 아직 없네...ㅜ.ㅜ
카지노만 달랑있다.
내년쯤엔 초암국경도 타이졸부들 도박하러 많이 오겠다.
드디어 내리막길...
동렉 산맥이 끝자락을 내보이며 사라져간다.
저 산맥이 왜 역사적으로 자연적인 국경 아니 국가의 세력경계선이 되었는지를 알수있을것이다.
(왜 국경이아니고 세력경계선...혹은 영향권이라 쓰는지는 아주 나중에 쓸기회가 있을겁니다)
길은 오히려 캄보디아쪽이 좋다.
예전 포이펫루트는 반대였었다.
그리고 무심결에 느낀건데...차선이 반대인걸보니...나... 캄보디아 온 것 맞다...
이제 진랍...앙콜왓의 영광...첸라왕국의 영토로 들어간다.
아마 아직도 발굴안된 유적을 많이 품었을듯한 저 평원...
지형조사를 더 안해보서 모르겠는데...
캄보디아 평원은 자체가 톤레삽과 메콩강의 침식분지란 생각이 든다.
그 침식 북방한계점이 저 산맥일수도 있을것이다.
이 잘 웃는 기사...순뎅이기사 추월도 할줄안다....
놀랍다.
오래전 기아 1,4톤 장축차량에 적재함을 무지 늘인차량...
지금길의 반대차선 ...오르막에서 엑셀을 밟으면 걷는속도와 비슷할것이다.
속도를 높이면 바퀴하나쯤은 굴러서 제 갈길 갈것같은 오래된차량...
캄보디아에서는 짐차와 사람차의 구분이 없다.
뭐...포맨이 좋아서 다니는곳 어디나 비슷하다.
오래되었지만 잘 다린 하얀셔츠와 대비되는 손...
이 친구도...일찍 결혼했을거고...애들도 두엇 있을것이다.
오토바이 하나가 전 재산일거고
나같은 외국인 같지않은 수상한 손님 하나태워 하루벌어 며칠살고...어떤날은 공칠것이다.
나와 다른점은 무엇인가...
몇달러 더 버는거?...
...그래서 나는 행복한가?...
.............................................................................................
너무 길군요....
그래서 투비 컨트리...
안롱벵에서 씨엠립이 의외로 복병이었습니다.
다음편에...
Do you Wanna More?
DONATION
스위스수협 15888210 / Homel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