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지?
주인공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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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0 23:21
태국은 첫사랑 같아요.
23살때 경험했던 첫배낭여행지라서 그런가봐요.
1993년 4월.
돈무앙 공항에 내렸을 때 밀려오던 더운 열기에 놀라고, 퀘퀘한 오토바이 엔진 냄새에 얼굴 찌푸리고,
나와는 달리 너무나 가녀린 태국여인의 몸매에 눈길이 자주 가고...
낯선 방에 겨우 몸을 누여 잠을 잤지만 깨어보면 새벽 2시, 또 깨어보면 새벽 3시...
도전히 더는 잠을 못자서 새벽 5시에 나와 본 카오산로드의 여명은 너무나 스산하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떠난 배낭여행이었지만 너무나 낯설고 힘들었던 처음 며칠...
송크란이 뭔지도 모르고 물을 맞던 치앙마이의 거리...
혼자 외로이 피피섬에서 지내면서 바라보았던 에메랄드 바다...
목표 했던 한달을 겨우 채우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 무사히 여행을 마친 나 자신에게 얼마나 감사했던지...
그 후 결혼을 하기 전까지 5번은 더 태국을 여행했었어요.
다른 나라도 여행해 봤지만 뭐가 그리 좋았던지 갔던 곳을 또 가고 또 가고...
그러다 결혼 후 삶이 바빠 여권만 만들어 놓은 채 나가지 못하다가 아들이 5학년이 된 후 친정 엄마랑
2년 전 다시 찾은 태국!
해질 무렵의 왓포를 보며 감탄해 하던 친정 엄마의 모습에서 20년전의 내 모습이 떠올랐고,밤 늦도록 카오산을 누비며 이국의 모습에 반해 셔터를 눌러대시던 엄마를 보며 또 와야지 다짐했어요.
그리고 2년 후 2012년 11월 15일!
다시 태국을 갑니다.
이번엔 40살 되기전에 해외여행을 하고 싶다는 아는 동생과 태국을 패키지로만 다녀온 경험이 있는 50대 아는 언니와 해외여행은 오직 패키지로만 다녔다는 40대 중반의 언니랑 4명이 가요.
올해 초!
여고 동창들이랑 싱가폴을 자유여행 하고 와서 이번엔 패키지로 태국을 편하게 여행해 봐야지 했는데, 패키지 상품들을 보니 도저히 내키지가 안더군요.
모르면 그냥 가겠는데 다 아는 곳을 그리고 가봐야 할 곳을 안가보는 패키지 상품은 영 내키지가 않아서 제가 다 알아서 하기로 하고 자유여행을 진행하고 있어요.
시간이 없어 꽉찬 4박5일로 진행하다 보니 가볼 곳 많고 먹을 곳 많은 태국에선 잠 잘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같이 가는 사람들은 모든 짐을 지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건 모르는 말들이에요.
여행을 준비하면서 얼마나 설레는지, 여행기들을 읽으면서 흥분되는 마음을 그분들이 알기나 할까요?
그리고 내년!
결혼 15주년을 맞이해 신랑과 아들 그리고 친정 엄마와 시어머님이랑 다시 태국 여행을 준비하고 있어요.
왜 태국만 가냐고 남들은 말하지만 태국은 언제 가느냐, 누구와 가느냐, 어디를 가느냐에 따라 늘 새로운 것 같아요.
2년에 한번씩 가는 여고 동창들과의 해외 여행지도 아마 제가 준비해야 될 것 같은데, 또 태국이 될 것 같아요.
밤 늦도록 퍼지는 자유로운 냄새에 도취되어 방콕의 거리를 거닐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흥분되네요.
태국에 대한 제 마음은 설레고,아련하고 그립고 보고싶은 첫사랑 같아요.
여러분은 어떠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