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남성들의 긴 손톱 - 부의 상징 OR 보다 실용적 이유..
치후
5
1906
2012.06.04 18:00
처음엔 눈치채지 못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다 보니, 동남아 일부 남자들이 긴 손톱 -주로 새끼 손가락- 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많은 경우 때가 새까맣게 낀 길다란 손톱을 오랫동안 눈치채지 못하기란 그닥 쉬운 일은 아니다. 이 긴 손톱에 대해서 여행 중 들은 얘기는 주로 코나 귀를 파는 실용적 용도로 기른다는 것이었다. '흠.. 그럴듯한 설명이군, 너무 그럴듯해서 오히려 의심이 가는데!?'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구글링 해보니 이 주제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나 이전에도 많았다는 것을 알 수 가 있었다.. ㅋㅋ
솔직히 이 정도까지는 잘 않기르는데, 이건 나름 패션너블 하다고 여겨지는 건가?
대충, 두 가지 설명이 있는 듯했다. 하나는 귀를 판다던가 코를 파는 등의 실용적 용도 라는 설명이고, 나머지 하나는 예로부터 육체노동이 필요 없는 상류층만이 긴 손톱을 기를 수 있었으므로 긴 손톱이 부의 상징이었다는 설명이다.. 중국 청 왕조 당시가 배경인 영화를 보면 왕족들이 정말 비상식적인, 아닌 비현실적으로 긴 손톱을 하고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실제 이런 손톱이면 육체노동은 고사하고, 간단한 일상생활도 하인들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텐데 이쯤 되면 이건 거의 전족 수준의 장애가 아닐지.. 당시 상류사회의 허영심과 과시욕이 놀랍기만 하다. 수족같은 하인들이란 정말 이런 경우에 딱 들어맞는 표현이라 하겠다. 긴 손톱의 용도에 대한 기타 흥미로운 주장들이 궁금하다면 여길 클릭! 터키 남자들도 담배 포장을 벗기기 위해 긴 손톱을 기른다는데 사실일까? 이로써 터키에 가봐야 할 이유가 하나 더 들어난 것 같다.^^;;
그런데 실제로 여행을 하다 보면 이 부의 상징인, 긴 손톱을 실제론 대도시보다는 시골에서 많이 본 듯하다. 거기다 모든 손톱이 아니라 약지나 새끼 손톱만일 경우가 많았다. 이게 부의 상징 때문에 기르는 거라면 과시욕과 현실이 타협한 결과일까?? 뭐, 실제론 실용적 용도로 기르는 사람도 많겠지만, 이게 과시욕 때문이라면 앞으론 많이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 사람 이름의 유행 주기나 명품 소비 습관에서도 보이듯이 한때, 부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것들이 인기를 끌어 지나치게 대중화되고 나면 결국 상류층부터 외면을 하기 시작해 결국 폐기되고 말기 때문이다. 손톱도 부의 상징이 되어 너도나도 기른다면 아마 진짜 부자들은 오히려 자르려 하지 않을까? 그때가 되면 긴 손톱은 오히려 가난의 상징이 될지도 모르겠다.. 아, 그러고 보니 아주 오래전에 친하게 지내던 대만 여자애가 수업 중에 너무나 자연스럽게 코를 파는 광경에 식겁했던 기억이 난다. 긴 손톱과 코 파기에 관해 끄적이다 보니 갑자기 그때 일이 떠오른다 ㅋㅋ 아직도 기억이 나는 문화적 쇼크의 한 장면이랄까.. 하기는 서양인들도 우리 나라 식탁에 두루마지 화장지 놓여있는거 보고 기겁한다니 뭐..개인적으론 나에겐 이런 정도의 문화적 차이는 여행의 맛을 더해주는 양념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암튼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