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나의 여행은 타인의 여행기와는 달리 이 모양인가...?
라고 생각하는 여행자분들도 계실거 같아 짧은 생각 잠시 풀어봅니다.
이건 구체적인 여행정보는 아니긴 합니다만...
우리 카페와 홈페이지에 수많은 게시판과 글이 있습니다.
그 복잡한(?) 정보 중에 무엇을 가장 먼저 파악해야 될지, 그리고 적지 않은 여행자들이 느끼는 괴리감을 어떻게 삭혀야 될지를 뭉뚱그려서 끄적여봅니다. 혹여 여러분의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너그럽게 봐주세요.
아마 많은 여행자들이 여행 전에 게시판이나 책을 잘 보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런게 사실 암만 들여다봐도 머릿속에 쏙쏙 잘 들어오는 편은 아닐거에요. 내가 살던 곳을 설명해놓은 것도 아니고,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거리를 이쪽저쪽 장황하게 설명해놓다보니 아무리 들여다봐도 막연할 뿐이고, 현지에 가서 한손에는 스마트폰, 한손에는 프린트한 지도를 들고 헤매봐야 비로소 감이 잡힐 듯 말 듯 합니다.
각종 여행사이트와 블로그와 카페, 요즘은 유튜브 같은 동영상 등에서 정말 많은 여행정보를 접하게 됩니다. 그 중에는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고생담도 가끔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기는 낭만과 즐거움이 폴폴 ~ 날리고 상쾌하고 맛있고 향기로운 그 무엇들로 넘쳐나지요.
태국(그 이외의 나라들 역시...)을 앞에 두고 있는 초행의 여행자들은, 자기와 비슷한 처지의 타인의 여행기에 상상의 나래를 펴고 동화되면서 자연히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아~ 얼마나 달콤하고 낭만적이며 재미있는 일들이 나의 태국여행에도 펼쳐질까...? 냐하하하하하~~~'
그러나... -_-;;
실제로 가보면 그렇지 못한 경우가 가끔은 발생할 수가 있습니다.
조금이나마 편하고 저렴하게 가볼 요량으로, 교통 조인트 티켓을 구매했더니 나를 이리 저리 팔아 넘겨서 몇 푼의 커미션을 취하고자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를 쓰는 몇몇의 못된 현지 여행사들...
안 그래도 물설고 낮설은 곳이라 소심하게 식당에 앉아 있는데, 나한테는 신경도 안 써주고 불러도 잘 오지 않는 무심한 태국인 종업원들...
여행의 첫 발걸음을 떼는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 체크인을 하는데, 억양이 묘한 태국식 영어로 블라블라 신경질적으로 대하는 몇몇 앙칼진 숙소 스텝들...
그리고 자욱한 매연에 눈이 아프고 더운 날씨에 지친 나머지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한 2킬로미터만 택시 타고 가려고 잡았는데, 온 동네방네를 뱅뱅 돌아 미터요금이 무려 300밧을 넘게 만드는 아연실색할 몇몇 택시기사들...(돈이 문제가 아니라 타인의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구!!)
처음에 계약할때는 철석같이 약속해놓고는 나중에는 딴소리 하는 몇몇 썽태우, 뚝뚝 기사들...
만나면 다 친구가 될 줄 알았건만, 나 지금 다른 외국 여행자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 당하고 있는거?
남들은 다 좋다고 그랬던 숙소인데, 와보니 덥고 불편하고 도대체 뭐가 좋다는걸까?
그 외 크고 작은 사기와 바가지 등등
이렇듯 여행 중에 맞닥트릴 수 있는, 지뢰밭은 넓고도 다양합니다.
물론 저런 경우를 다 당한는 건 운이 지지리도 없는... 뒤로 넘어졌는데도 콧대랑 이까지 다 나가는 희박한 확률이겠지만, 어쨌든 힘들게 시간을 내서 온 휴가에 저런 일 한 두 가지라도 끼인다면 정말 기분이 확~ 다운되지요.
이쯤 되면 여행자는... 자책을 하게 될지도 몰라요.
내가 준비가 부족했나보다.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보다... 라구요.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가 잘못하는 건 없습니다.
각자 알아서 항공권 끊고 비행기 타고 건너와서 지도 보고 길 찾아가고 낮선 음식 주문해서 먹고 체크인/아웃하는 이 모든 일들이 사실은 만만찮은 미션들이에요.
잘못하는 건 몇몇 소수의 싹퉁바가지 태국인들이지요.
여행자를 상대로 하는 일부 태국 현지인들의(여행업자/운수업자/식당 관계자 등등) 태도는 왠지 날이 갈수록 점점 더 마음을 삭막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좀 더 거칠어지고 더 교묘하기도 하고 더 능수능란해졌달까요?
물론 대부분의 여행자는 여행의 대부분을 좋은 시간으로 채워오실테지만, 혹여 좋지 못한 경우를 당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책망하는 일은 하지 말기를... 아무리 준비를 해도 여행자와 현지인 사기꾼이 맞붙으면, 여행자가 당해낼 수가 없답니다.
큰 사고 없이 그냥 저냥 무난하게 다니기만 해도 여행은 평균이상의 성적(?)을 거둔 셈입니다. 아무리 게시판 정보를 정독한다 해도, 막상 낮선 여행지에 가면 정보가 내 머릿속에서 즉각 활성화 될수도 없는거고 깜박 하는 사이에 걸려들 수도 있어요.
또 한가지. 말이 잘 통하는 가족과 친구들 사이에서도 오해가 있는데 대부분의 외계어 수준의 말과 아주 작은 영어 몇마디로 의사소통을 하는 외국인과는 서로 오해가 필히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내가 당한건가? 라고 생각하는 그게 사실 당한게 아니고 단지 의사소통의 오류에서 오는 오해일 수 있습니다.
갈수록 더 복잡하고 생각할게 많은 세상. 그냥 이러한 경우들이 내게도 언제든 생길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이 내 탓이 아니라는 것, 또 뭔가 나쁜 일을 당한게 아니라 서로의 오해 일뿐이라고 생각하는 게 정신건강에 좋을듯해요.
끄적끄적 잡설을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