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유를 보시나요? 음 저랑 같군요
수양버드냇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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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5.31 21:02
배낭 여행을 다녀 본 사람은 알게 된다. 낯선 이름이거나 이미지인 나라가 그리운 내 나라가 되고, 그곳에서 들려오는 아픈 이야기가 강 건너 불이 아닌 내 마음을 다 주지 못한 내 가난한 친구의 아픔이란 걸. 그리하여 그 아픔으로 인하여 때론 잠 못 들고, 때론 시시 때때로 미치도록 그립고...
배낭 여행 길 위에서, 내가 사람을 만나지 않고 잘 다져진 길을 따라 대리석으로 꾸민 연회장에서 그네들의 압사라 춤을 보았다면, '그냥 아름다운' 나라였을지 모른다. 나는 먼지 폴폴 날리는 길 위에서, 손가락이 새까맣게 물든 어린이의 손을 잡았기에, 그곳은 아름다움 보다 아픔이 많은 나라이다. 어쩜 내가 먼지 길 위를 걷지 않았다면...
그 아픔, '더블유'로 인해 다시 살아나곤 한다. 그렇게이 난 '더블유'에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태국 깐나자부리에서 만난 배낭 여행객은 다큐멘타리를 보는데, 그 가운데 '더블유'는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고 있으며, 08년 6월에 우리는 그곳에서, 그가 보여 준 '버마'를 난 보았다. 아무도 아니, 애써 관심두기 보다 가십거리로 지나치는 국제뉴스에서 '더블유'는 가슴 깊이 발을 들여놓고 끝내 내 가슴을 울리게 했다. 마냥 '밍글라바'하면서 얼굴에 따나카를 바른 어린아이가 웃어줄 듯한 남방불교의 아름다운 나라가, 너무나 슬픈 내 친구가 사는 나라로 바뀌었다.
버마의 충격은 1년이 지났지만 내 뇌리 속에는 여전히 울리고 있으며, 그 삼각주의 사람들이 걱정스럽다. 사람의 권력이 비뚤어지면 얼마만큼 잔인해질 수 있는지 버마는 내게 들려주는 듯 해 더욱 슬프지려한다.
그리고 지난 주, 콩고의 뱃길은 가슴 벅차게 하는 그런 맛이 있었다.
‘더블유’는 수 많은 이야기를 가슴 아프게 들려주면서 내 친구를 떠올리게 한다.
어제는 큰 서점에, 아주 오랜만에 들렀더니 ‘더블유’가 놓여져 있었다. 론리플래닛을 찾던 내 눈은 ‘더블유’에서 한 동안 멈춰서 버렸고, ‘버마’를 읽고 ‘쓰촨’을 읽었다. 티비로 본 그 슬픔을 다시 글로써 마주하게 된 것이다.
우리의 시선으로, 우리별의 아픔을 담아내고 보듬는 ‘더블유’가 나는 참 좋다. 그리고 ‘더블유’로 인해 내 배낭 여행은 점점 깊어져 가고, 어느 화려한 네온 불빛보다 사람 사는 인도의 뭄베이를 찾아 들고 픈 꿈을 꾼다. 그곳에서 웃고 우는, 그리고 착한 꿈을 꾸는 어린이들을 내 벗으로 사귀고 싶다.
세상을 바꾸는 힘은 내 작은 손의 건냄, 그 손이 손을 잡고 하나가 될 때, 큰 물결이 되어 그 어떠한 것도 막지 못하리라.
내 가난한 친구를 만나거든, 먼저 손을 내밀고, 콧물을 닦아주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