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라이야 너 뭐하고 살고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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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야 너 뭐하고 살고 있니..

달의벗 4 561

늦은 밤 태국이 너무 그리워
태사랑을 떠돌고 있는 방랑자입니다.

작년 12월부터 1월까지 한달반 정도를 치앙라이에서 보냈었어요.
태국엔 고등학교 때도 갔고, 그 전해도 갔었고,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들락날락 거려서 이제 더 이상 여행이라기보다는 그냥 살러 가는 느낌이예요. 그래서 그 때도 아빠와 함께 아예 치앙라이에만 한달반 머무르면서
운동하고 하루종일 책 보고 놀고 그랬어요.

이번엔 2월 한달 계획했던 태국여행이
여차저차한 상황으로 인해 어렵게 될 듯 해서 마음이 쓸쓸하네요..
2년동안 두번의 겨울을 모두 따뜻한 곳에서 보냈었던지라, 한국에서의 크리스마스와 곧 다가올 생일에 먹을 미역국도 낯설고 그러네요..

아빠는 태국을 좋아했고, 그런 아빠 때문에 엄마는 태국이라면 아주 끔찍하게 생각을 하시지만 저 역시도 태국을 너무 사랑하고 그래서 엄마는 포기해버리셨어요. 요번에도 태국 간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거길 가고 싶냐고 뭐라 하시더니 제가 여행 안 갈까봐 하니까 그냥 10일정도만 다녀오라고 하시네요.. 엄마도 제 방랑벽엔 손을 드신 모양입니다..

여행갈라고 알바 열심히 하고 있기는 한데, 여행을 갈까말까 아직도 고민중이네요.. 어쩌면 이런 제 모습이 아예 여행을 꿈꾸실 수 없는 분들께는 사치스런 고민으로밖에 보이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여행을 갈까 말까 고민하는데에 가장 큰 이유는
치앙라이에 있으면서 여행이 자꾸 일상이 되는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서였어요..
뭐 여행을 많이 다닌 것도 아니지만, 혼자 다니는 여행이 익숙하고 침묵속에 고독을 느끼는 여행을 주로 한지라 많은 생각을 하게 되드라구요.. 그 와중에 점점 여행이 짜증스러워지고 집에만 가고 싶고 그것보다 내가 여행을 도대체 왜 하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 들기 시작하면서 여행 전체가 어그러졌었던 기억이 있어요..


여행은 정말이지 삶이 너무 힘들 때, 삶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에
최후의 보루로 남겨두고 싶었는데 여행마저도 삶이 되니까요..
그래서 이번엔 눈 딱 감고 더 참아보자 하고 있지만, 엉덩이는 자꾸만 들썩들썩 마음은 이미 태국 카오산에 있고.. 그러다 태사랑 오니까 이미 뭐 정신 너갱이는 공항에 가 있네요.. ㅎ


진짜 정말 못 참겠다, 이렇게는 못 살겠다, 이렇게 살다가 숨막혀 죽겠다
할 정도까지 참다가 여행 가면 괜찮아질까요.. 대학교 1학년 마치고 휴학하고 나서 떠난 여행에서도 잘 못 느꼈는데, 그 때도 너무 죽을만큼 힘들어서 도망가다시피한 여행이었는데.. 잘 모르겠습니다.. 다들 언제 여행을 떠날까요.. 정말 다들 이렇게 곳곳에서 소리없이 스러지다가 도망가는걸까요.. 아니면 제가 너무 여행에 거창한 이유를 달고 있는 걸까요..



어찌됐든
한달반 시간동안 제게 풍족한 여유를 채워준 나의 제2고향 치앙라이..
같이 배드민턴 쳤던 가족들은 다들 잘 있는지, 야식으로 40밧짜리 큰 국수 먹으러 가면 항상 과일과 과자를 내주던 현지인언니도 잘 있는지, 25밧짜리 볶음밥을 너무 맛있게 잘 해주던 시장의 언니도 잘 있는지, 매일 가다시피한 식당의 모든 이들도 잘 있는지 다들 너무너무 그립네요...  
4 Comments
Samito 2008.12.18 12:20  
지루함과 설레임..

막상 여행을 시작하면 그냥 그런건데...
막바지에 다다르면 그간 정들었던 것들이
한 방에 밀려오면서 여운이 끝이 없죠...

아직은 설레임이 앞서 보입니다^^

지루함이 어느 순간 앞서있을 때를 기다리면서
설레임을 맘껏 받아들이고 즐겨보세요!
singiru 2008.12.18 16:06  
나도 집에가고싶다....    며칠 안남았네....
포맨 2008.12.19 09:41  
치앙라이는 ..혹한기 훈련하며 놀고 있지용...
singiru 2009.01.20 10:11  
2년만에 돌아온 치앙라이는  변한게  없네요...  공사중이던 시계탑이 완공된것 말고는요...      달벗님도  꽃님양도  빨리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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