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e Night Only...
Samito
32
1712
2008.12.09 22:51
그날 밤...
공항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제 손을 꼭 잡으며...
'넌 한국에서 해야할 일이 많잖아... 너희 가족도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여기는 단지 놀러온 것 뿐이니까..너무 많은 미련을 두지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게 네 자리잖아'
라며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더군요..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꼭 잡은 손이 살며시 떨렸습니다..
6일간의 방콕여행...
5일 째 밤에 만났습니다. 호텔 근처에 작은 pub에서
Jeniffer Hudson의 One Night Only가 흘러나오고....
한 켠 테이블에서 혼자 맥주를 시킨 채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그녀를요....
보는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두운 실내였지만
그 표정을 봤고.. 정말 저는 아무것도 할 수 가...없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맥주 한 병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볼 때까지..
모든 포커스는 그 사람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이제 가야할 시간인가?...
갑자기 엄청나게 무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느껴지며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 순간 웨이터를 불러
말을 전해달라 했습니다
'술 한잔 함께 하고 싶은데 혼자 오신거면 같이 하실래요?'
그 사람은 그 이야길 듣고는 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조금 후 자기 잔을 들고 제 테이블로 다가와서는...
'만나서 반가워요..'
- '어디서 오셨어요?'
를 시작으로 30분 가량 미숙한 영어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면 어쩌나... 나는 태국어를 전혀 못하는데..
이런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찌 영어로 서로 대화하고 있던 모습이
마치 이건 운명일꺼야... 혼자 속으로 외쳐댔더랬죠 ㅠㅠ
정말 기쁘다는 기분이 그런걸까.. 설레다는 느낌이 그런걸까..
무언지 알 수 없는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였습니다
'같이 걸으실래요?'
- '그러죠'
펍을 나온 시간이 대략 11시가 조금 넘었고
정말 분위기라곤 하나도 잡을 수 없는..
수꿈빚 대로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를 나란히 서로 아무말도 없이 조용히 그렇게 10여분을 걸었을까..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요?'
- '내일 밤에요....'
'..........'
- '..........'
또 다시 말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 집에 가봐야 겠어요'
- '아.. 시간이 늦었네요... 미안해요.. 이제 헤어질 시간이군요'
'혹시 태국 전화번호 있어요?'
- '아 아뇨.. 하지만 한국번호는 있어요'
순간 당황했지만 번호를 알려주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곤 그렇게 그냥... 서로 걸음을 달리하며 헤어지게 되었죠..
헤어진 후 호텔로 돌아왔고 찰나같던 2시간 동안의 모든 것들이
머리속에서 맴돌기 시작하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1시간 반 정도 가량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속에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 집에 잘 들어갔어요?'
- '네 그런데 왠일로 이시간에 전화를 주셨어요?'
'아.. 미안해요 너무 늦은시간이라는거 알지만 그냥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요... 그냥 그래야 할 것만 같아서 전화했어요...'
- '네.......'
'네........'
- '....................'
'..................'
- '................'
무슨 이유에선지.. 전화걸기전과는 다르게 목소리를 들어버리니
감춰있던 자신감이라 해야하나... 절실한 마음의 외침이라 해야하나...
나도 모르게 불끈... 샘솟더군요..
'아...저기.... 저... 내일 떠나요.. 이미 아시겠지만... 그래서...
그냥 이대로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 지금 떠나면 언제..
방콕에 또 오게 될지는.. 나도 몰라요.. 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난.. 이게 기적(miracle)인지..우연(coincidence)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을 만났던 그 순간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 '.....................'
- '어디호텔이라고 하셨죠?'
20분쯤 지났을까 초인종을 누르고는 숨 가쁘게 제 방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녀가 다가왔습니다
.
.
.
아침이 되었고... 한 장의 쪽지와 함께 그녀는 없더군요..
"학교에 가요.. 공항 갈 때 전화주세요"
행복했습니다.. 그냥 모든게 다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정말 여한이 없더군요.. 이런게 사랑이라는건가...
다행히 출국시간이 늦은밤 이였기에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하고... 그녀에게 무언갈 선물하고 싶어서
쇼핑몰을 가서 손목시계를 하나 구입하고 이쁘게 포장까지 했습니다
그녀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거든요
오후 4시경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웃으면서 저의 전화를
받아주었습니다
'저.. 같이 밥먹을래요? 밥먹고... 떠나면 시간이 맞을 듯 해요'
- '그래요...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어디로 갈까요?'
'아.. 호텔 로비에서 볼래요?'
- '좋아요.. 30분정도 걸릴거에요'
호텔 정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이지..
눈이 부셨습니다
'뭐 좋아해요? 저녁 먹어야죠!'
- '아무거나 좋아요... 방콕에서 마지막인데 그 쪽이 먹고 싶은걸
먹어요'
'마지막........'
마지막이란 말이 너무 쉽게 다가왔습니다..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했던...
쏨분시푸드를 갔습니다.
푸팟퐁커리와 새우찜(?)을 시켜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푸팟퐁커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최고의 맛ㅠ.ㅠ......)
진솔한 대화... 그녀는 그녀의 얘기를 오랜 시간동안 해주었어요..
대학생... 룸메이트가 있으며... 랑캄행쪽에 산다... 엄마는 치앙마이
출신이지만 나를 낳자마자 돌아가셔서 난 얼굴도 모른다..
그후로 아버지는 재혼을 했지만 새엄마가 나를 너무도 싫어해서..
어릴적엔 고모가 나를 돌봐주었고.. 지금은 늙고 병들어서
내가 돌봐주고 있다... 해야할 일이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지만..
내 상황이 너무 힘들고 어렵기에 난 누군가를 만나는게 힘들다..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잠깐의 시간동안 그녀에 대해 많은걸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더군요..
- '예전에 싱가폴 남자와 연애를 한 적이 있어요..
정말 친절했었죠.. 매일 전화해주고..싱가폴로
초대도 해주고.. 더없이 행복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태국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그래서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게 지금은 조금 조심스럽고..
제 인생에 누군가 들어오려 한다면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워요...'
모르겠습니다. 이런 그녀의 솔직함들... 진솔함들이 저에겐
정말 진심으로 다가왔고.. 그 때 다짐했나 봅니다.
이 사람을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 '이제 공항으로 가야겠네요'
'네...가야죠.. 갈 시간이네요..'
공항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제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나.. 가야겠지?'
- '당연하지...'
'이대로 한국에 가버리면 나 견디기 힘들 것 같아....'
- '넌 한국에서 해야할 일이 많잖아...
너희 가족도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여기는 단지 놀러온 것 뿐이니까..
너무 많은 미련을 두지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게 네 자리잖아'
'나.. 이번에 가면 또 언제 올지 몰라.. 아니... 다시는 못 올 수도 있어...'
- '............'
'너 때문에라도 다시 올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
근데 그게 너무 힘들어...이렇게 헤어지면 그 모든걸 감당해야 하는데..
너무 아플 것 같아....'
말없이 서로가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공항은 왜이리도 가까운건지...
별 원망이 다 들더군요..
공항에 도착해서는 아까 선물하려고 산 손목시계를 직접 채워줬습니다
다행히 맘에 들었던지 아니면 그녀도 이렇게 헤어지는게 슬펐던지..
살며시 눈물을 보이더군요..
사람들 틈에서.. 더 깊은 대화는 힘들어 보였고.. 그냥 그렇게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지갑을 열어 남아있던 바트를 보니 택시비는 겨우 나올만큼 되길래
탁탁 털어주고 보냈습니다.. 그냥 그렇게...
돈을 왜 주냐길래... 이제 필요 없잖아... 그냥 받어... 라고는 했지만
차라리 돈이라도 요구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이런 생각마저 들게 하는게... 정말 간절했나 봅니다...
택시까지 바래다 줄 수가 없었습니다..
떨어지는 눈물을 보여주기 힘들었던지.. 그저 멀리서 손만 흔들며..
끝까지 그녀의 떠나는 뒷 모습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그렇게 서있었습니다...
한참을......
체크인을 하고 공항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자가 오더군요..
"한국에 도착하면 꼭 전화해야돼 기다릴거야..!"
정말이지 문자를 보자마자 아까 한참을 서서 자제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게이트 G1.... 그 벤치에 앉아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다짐을 한 채로요...
'나.. 다시 돌아올께.. 꼭... 최대한 빨리... 내가 올 수 있을 때...'
- '기다리게 하지마.. 그냥... 어느 날 문득... 연락해서 나 내일 가....
이렇게 말해줄 날을 기다릴게....'
'그래..그래... 그럴께... 하루에 한 번씩 통화하자... 매일..매일...'
그렇게 우리가 처음 만날 때 들었던 'One Night Only'와 함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기로 다짐한 채..
...........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떨리는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겠지..
시간이 해결해 줄거야..... 헌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간절해집니다...
그 좋아하던 해물파전도... 한 입 베어물고 나면
식욕이 싹 사라지는게.. 입맛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잠만 계속 오더군요...
하루는 제가 먼저가 아닌 그녀가 먼저 문자를 보내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아서 또 계속 실실 웃고만 있습니다.
못 잊겠습니다.. 그냥 마음이 이끄는대로 살아야 겠습니다...
물론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날라가서 그녀를 꼭 안아주어야 하는게..
맞는거겠지만... 그럴 수가 없기에.. 그냥 떨어져 있는 아픔을
즐기면서.. 돌아가게 될 날을... 기쁜 맘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오늘도 문자가 먼저 왔네요..
"나 너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
이제 그녀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거겠죠?
공항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제 손을 꼭 잡으며...
'넌 한국에서 해야할 일이 많잖아... 너희 가족도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여기는 단지 놀러온 것 뿐이니까..너무 많은 미련을 두지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게 네 자리잖아'
라며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더군요..
가슴이 메어졌습니다.. 꼭 잡은 손이 살며시 떨렸습니다..
6일간의 방콕여행...
5일 째 밤에 만났습니다. 호텔 근처에 작은 pub에서
Jeniffer Hudson의 One Night Only가 흘러나오고....
한 켠 테이블에서 혼자 맥주를 시킨 채 무표정으로 앉아있던
그녀를요....
보는 그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어두운 실내였지만
그 표정을 봤고.. 정말 저는 아무것도 할 수 가...없었습니다..
그 순간부터 맥주 한 병을 다 비우는 모습을 볼 때까지..
모든 포커스는 그 사람에게 집중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문득 이제 가야할 시간인가?...
갑자기 엄청나게 무거운 무언가가 가슴속에서 느껴지며
당장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서 그 순간 웨이터를 불러
말을 전해달라 했습니다
'술 한잔 함께 하고 싶은데 혼자 오신거면 같이 하실래요?'
그 사람은 그 이야길 듣고는 저를 한 번 쳐다보더니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조금 후 자기 잔을 들고 제 테이블로 다가와서는...
'만나서 반가워요..'
- '어디서 오셨어요?'
를 시작으로 30분 가량 미숙한 영어로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영어를 전혀 못하면 어쩌나... 나는 태국어를 전혀 못하는데..
이런 생각은 해보지도 않았는데 어찌 영어로 서로 대화하고 있던 모습이
마치 이건 운명일꺼야... 혼자 속으로 외쳐댔더랬죠 ㅠㅠ
정말 기쁘다는 기분이 그런걸까.. 설레다는 느낌이 그런걸까..
무언지 알 수 없는 살아오면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였습니다
'같이 걸으실래요?'
- '그러죠'
펍을 나온 시간이 대략 11시가 조금 넘었고
정말 분위기라곤 하나도 잡을 수 없는..
수꿈빚 대로를 천천히 걷기 시작했습니다
어깨를 나란히 서로 아무말도 없이 조용히 그렇게 10여분을 걸었을까..
'언제 한국으로 돌아가요?'
- '내일 밤에요....'
'..........'
- '..........'
또 다시 말없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제 집에 가봐야 겠어요'
- '아.. 시간이 늦었네요... 미안해요.. 이제 헤어질 시간이군요'
'혹시 태국 전화번호 있어요?'
- '아 아뇨.. 하지만 한국번호는 있어요'
순간 당황했지만 번호를 알려주고 그녀의 전화번호를 받았습니다
그리곤 그렇게 그냥... 서로 걸음을 달리하며 헤어지게 되었죠..
헤어진 후 호텔로 돌아왔고 찰나같던 2시간 동안의 모든 것들이
머리속에서 맴돌기 시작하며 저를 괴롭혔습니다
1시간 반 정도 가량 전화를 할까 말까.. 고민하던 속에
수화기를 들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아.. 집에 잘 들어갔어요?'
- '네 그런데 왠일로 이시간에 전화를 주셨어요?'
'아.. 미안해요 너무 늦은시간이라는거 알지만 그냥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어요... 그냥 그래야 할 것만 같아서 전화했어요...'
- '네.......'
'네........'
- '....................'
'..................'
- '................'
무슨 이유에선지.. 전화걸기전과는 다르게 목소리를 들어버리니
감춰있던 자신감이라 해야하나... 절실한 마음의 외침이라 해야하나...
나도 모르게 불끈... 샘솟더군요..
'아...저기.... 저... 내일 떠나요.. 이미 아시겠지만... 그래서...
그냥 이대로 잠을 이룰수가 없었어요.. 지금 떠나면 언제..
방콕에 또 오게 될지는.. 나도 몰라요.. 그냥 제 마음이..
그래요... 난.. 이게 기적(miracle)인지..우연(coincidence)인지..
모르겠지만.. 당신을 만났던 그 순간을... 평생 못 잊을 것 같아요..'
- '.....................'
- '어디호텔이라고 하셨죠?'
20분쯤 지났을까 초인종을 누르고는 숨 가쁘게 제 방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그녀가 다가왔습니다
.
.
.
아침이 되었고... 한 장의 쪽지와 함께 그녀는 없더군요..
"학교에 가요.. 공항 갈 때 전화주세요"
행복했습니다.. 그냥 모든게 다 평화로워 보였습니다
정말 여한이 없더군요.. 이런게 사랑이라는건가...
다행히 출국시간이 늦은밤 이였기에 부랴부랴 짐을 챙기고
체크아웃을 하고... 그녀에게 무언갈 선물하고 싶어서
쇼핑몰을 가서 손목시계를 하나 구입하고 이쁘게 포장까지 했습니다
그녀가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거든요
오후 4시경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고.. 웃으면서 저의 전화를
받아주었습니다
'저.. 같이 밥먹을래요? 밥먹고... 떠나면 시간이 맞을 듯 해요'
- '그래요... 전화 기다리고 있었어요...어디로 갈까요?'
'아.. 호텔 로비에서 볼래요?'
- '좋아요.. 30분정도 걸릴거에요'
호텔 정문을 열고 들어서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이지..
눈이 부셨습니다
'뭐 좋아해요? 저녁 먹어야죠!'
- '아무거나 좋아요... 방콕에서 마지막인데 그 쪽이 먹고 싶은걸
먹어요'
'마지막........'
마지막이란 말이 너무 쉽게 다가왔습니다..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 했던...
쏨분시푸드를 갔습니다.
푸팟퐁커리와 새우찜(?)을 시켜놓고 많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푸팟퐁커리는 정말 맛있었습니다... 최고의 맛ㅠ.ㅠ......)
진솔한 대화... 그녀는 그녀의 얘기를 오랜 시간동안 해주었어요..
대학생... 룸메이트가 있으며... 랑캄행쪽에 산다... 엄마는 치앙마이
출신이지만 나를 낳자마자 돌아가셔서 난 얼굴도 모른다..
그후로 아버지는 재혼을 했지만 새엄마가 나를 너무도 싫어해서..
어릴적엔 고모가 나를 돌봐주었고.. 지금은 늙고 병들어서
내가 돌봐주고 있다... 해야할 일이 많고 하고싶은 것도 많지만..
내 상황이 너무 힘들고 어렵기에 난 누군가를 만나는게 힘들다..
집중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잠깐의 시간동안 그녀에 대해 많은걸 알게 되었고...
여러가지 감정들이 교차하더군요..
- '예전에 싱가폴 남자와 연애를 한 적이 있어요..
정말 친절했었죠.. 매일 전화해주고..싱가폴로
초대도 해주고.. 더없이 행복했는데.. 그 사람이 다른 태국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는 너무 상처를 받았어요..
그래서 누군가를 다시 만난다는게 지금은 조금 조심스럽고..
제 인생에 누군가 들어오려 한다면 저는 그게 너무 무서워요...'
모르겠습니다. 이런 그녀의 솔직함들... 진솔함들이 저에겐
정말 진심으로 다가왔고.. 그 때 다짐했나 봅니다.
이 사람을 놓치면 안될 것 같다고....
- '이제 공항으로 가야겠네요'
'네...가야죠.. 갈 시간이네요..'
공항으로 가는 택시안에서... 제 손을 꼭 잡아주었습니다.
'나.. 가야겠지?'
- '당연하지...'
'이대로 한국에 가버리면 나 견디기 힘들 것 같아....'
- '넌 한국에서 해야할 일이 많잖아...
너희 가족도 돌봐야 하고 일도 해야 하고..
여기는 단지 놀러온 것 뿐이니까..
너무 많은 미련을 두지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해..
그게 네 자리잖아'
'나.. 이번에 가면 또 언제 올지 몰라.. 아니... 다시는 못 올 수도 있어...'
- '............'
'너 때문에라도 다시 올지도 몰라... 하지만... 지금 감정에 충실하고 싶어..
근데 그게 너무 힘들어...이렇게 헤어지면 그 모든걸 감당해야 하는데..
너무 아플 것 같아....'
말없이 서로가 잡은 손을 놓지 않은 채.. 공항은 왜이리도 가까운건지...
별 원망이 다 들더군요..
공항에 도착해서는 아까 선물하려고 산 손목시계를 직접 채워줬습니다
다행히 맘에 들었던지 아니면 그녀도 이렇게 헤어지는게 슬펐던지..
살며시 눈물을 보이더군요..
사람들 틈에서.. 더 깊은 대화는 힘들어 보였고.. 그냥 그렇게
헤어지기로 결심하고 보내주기로 했습니다.
지갑을 열어 남아있던 바트를 보니 택시비는 겨우 나올만큼 되길래
탁탁 털어주고 보냈습니다.. 그냥 그렇게...
돈을 왜 주냐길래... 이제 필요 없잖아... 그냥 받어... 라고는 했지만
차라리 돈이라도 요구했으면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이런 생각마저 들게 하는게... 정말 간절했나 봅니다...
택시까지 바래다 줄 수가 없었습니다..
떨어지는 눈물을 보여주기 힘들었던지.. 그저 멀리서 손만 흔들며..
끝까지 그녀의 떠나는 뒷 모습만 바라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한참을 멍하니 그렇게 서있었습니다...
한참을......
체크인을 하고 공항으로 들어가자마자 문자가 오더군요..
"한국에 도착하면 꼭 전화해야돼 기다릴거야..!"
정말이지 문자를 보자마자 아까 한참을 서서 자제했던 모든 것들이
무너져 버렸습니다
게이트 G1.... 그 벤치에 앉아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다짐을 한 채로요...
'나.. 다시 돌아올께.. 꼭... 최대한 빨리... 내가 올 수 있을 때...'
- '기다리게 하지마.. 그냥... 어느 날 문득... 연락해서 나 내일 가....
이렇게 말해줄 날을 기다릴게....'
'그래..그래... 그럴께... 하루에 한 번씩 통화하자... 매일..매일...'
그렇게 우리가 처음 만날 때 들었던 'One Night Only'와 함께..
운명이라고 받아들이기로 다짐한 채..
...........
그렇게 일주일이란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이 떨리는 마음이 조금은 가라앉겠지..
시간이 해결해 줄거야..... 헌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 간절해집니다...
그 좋아하던 해물파전도... 한 입 베어물고 나면
식욕이 싹 사라지는게.. 입맛도 없고.. 의욕도 없고...
잠만 계속 오더군요...
하루는 제가 먼저가 아닌 그녀가 먼저 문자를 보내기라도 하면..
기분이 좋아서 또 계속 실실 웃고만 있습니다.
못 잊겠습니다.. 그냥 마음이 이끄는대로 살아야 겠습니다...
물론 당장 내일이라도 다시 날라가서 그녀를 꼭 안아주어야 하는게..
맞는거겠지만... 그럴 수가 없기에.. 그냥 떨어져 있는 아픔을
즐기면서.. 돌아가게 될 날을... 기쁜 맘으로... 받아들이려고 합니다..
오늘도 문자가 먼저 왔네요..
"나 너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
이제 그녀도 마음을 열기 시작한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