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싸는법 잃어버리기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베낭싸는법 잃어버리기

5 905

여행자에게 카오샨은 꿀통같다.
왜 곰돌이 푸우가 맨날 쥐고 사는 그 벌꿀통.
허니.달콤하다.행복하고 편안하다.베낭을 다시 싸는것이 그렇게 귀찮을수가 없다. 한발이 빠지면 그 발을 빼기 위해 넣었던 발마다 빠져버리는 달콤한 지옥같다.
건전한 여행자에서 죽돌이가 되는건 한순간이다.

맘에 맞는 사람들을 만나고 낮시간동안 만화책보고 딩굴거리다가 목마르면 음료수하나 마시고, 것도 지치면 아예 낮시간엔 그냥 자다가 밤10시즈음에야 기어나온다.
만남의 광장 97년도엔 장판 바닥이 있었다.
한국인 여행자들은 그 시절 거기 아니면 홍익인간 1기 카오샨 메인 골목 안쪽에 위치한 곳에 가서 딩굴거렸다. 난 한국사람 만나서 끌려 만남에 오기전까지 한국사람들을 본적이 없었었다.
누군 또 어디서 얼만큼 여행을 하고 여기와서 다들 죽돌이가 된 사람들.의기투합.

방송국에서 인터뷰도 했다. 모 아침프로였던거 같은데 이것저것 물어봤던거 같다.한국떠난지 얼마나 됐니.얼마나 썼니.어디어디 다녔니 같은 나이또래의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말 등등..분위기가 좋았다.
한국에 돌아가니 집에도 전화가 많이 왔었다나.아들 방송탔다고.그렇게 인터뷰를 오래 했는데 방송에선' 6개월동안 백만원썼어요'가 내 인터뷰의 전부였단다.

그리고 97년 IMF가 터진 그 해 여름 남들은 금 모으기 행사한다고 민족대단결을 할때 난 공중파로 방콕에서 외화를 치렁치렁 써대는 매국노 역적이 되어있었다.

처음 시작 비행기값포함 200만원.그렇게 언 7개월을 여행하고도 70여만원이 남아있었다.정말 아끼고 아꼈지만 쓸거 다 쓰고 다녔다고 생각했다.
건전여행의 끝. 타락의 시작.
왜 밤에만 눈이 초롱초롱해지는지. 왜 첨에 도착했을땐 밤이 그렇게 무서웠는지.험험.까졌다.홀라당.
그땐 모든 유흥을 위한 장소들이 24시간 영업이었다.나이트는 새벽에야 끝이나고, 새벽죽먹고 나이트는 하루에 2곳이상 옮겨타고.부킹도 하고,께어보면 어딘지 모르는 아파트에서 단체로 누워있고.(아침에 일어나서 그들과 대화를 하면 하나도 못알아먹겠던데 도대체 어젠 어떻게 작업이 된걸까 지금도 미스테리),게이바든 파뽕이든.소이 나나든 카오보이든.
얼마 않있으니깐 개인 가이드가 될 정도로 아주 밤문화는 빠삭해 졌다.기도들이 알아보고 눈인사해주고.댄서들하고 통성명하고.

아침 8시 취침,밤9시에 어슬렁어슬렁 모여드는 산시체들. 그렇게 한국청년 6사람이서 뻑방을 조직했다.(영어로 나쁜말의 F-CK BANGKOK의 약자).그렇게 한달반을 방콕에서 나이트라이프에 미쳐 보냈다.어떻게 다녔는지 .그 인연은 치앙마이로 다시 방콕으로 나중엔 지금까지도 이어진다.
나이가 두번째로 많았던 형.효심이 무척이나 깊었던 그는 열대과일들을 보고 부모님께 가져다 드리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래서 하나하나 렙포장을 망고스틴도 싸고 망고도 싸고,큰 귤(솜오)도 싸고,이름을 알수없는 많은 과일들을 싸고.두리안도 몇번을 싸고 싸고 또 싸고 테핑까지 하고 또 하고 해서 한 보따리 열대과일 선물세트를 완성해서 베낭에 쳐 넣었다.무사히 관리소만 통과하길 모두 한마음으로 비웃었다.
나중에 신촌에서의 뒷풀이에서 들은 이야기.베낭 한가득이었던 그 과일세트.한국입국 검색대에서 물론 걸렸단다.그리고 이걸 가지고 한국으로는 못 들어간단다. 형은 한치의 망설임없이 자리에 앉아서 그 과일세트를 다 까먹었단다.사약마시듯.그리고 그날 저녁 온가족이 고기부페로 외식나왔단다.

같이 다니면서 또 다른 것들을 배운다.
같이 다니면 택시를 타도 버스비보다 싸게 먹힌다.다들 포병출신인가 걸어다니는 꼴을 못봤다.
숙소 모 어짜피 이런 라이트 잠만 자는거 한명이 예약을 하고 짐은 다른곳에 맡겨놓고 모로 누우면 3명까지 싱글침대에서 잘수 있다.
아침엔 여기가 맛있다.기념품을 살려면 이 시장에 가면 이거 한국에 가지고 가면 딱이다 등등..불라불라.별 그지같은것만 배운다.생존에 필요한건 알아서 해라가 맞을것이다.적어도 난 그들과 놀러왔다.방콕에.

역시 사람들 떼로 몰려다니면 뵈는게 없어진다.한번 여행자의 초심을 잃으니 대책없다.라차다로 RCA로 나르시스로 파뽕으로 하드락카페로.노보텔나이트로.밤이 짧다.아쉽다.

왜? 낮엔 덥잖아..

아침에 잘라고 침대에 누우면 떠나야지 떠나야지 떠나야 하는데 한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지.방콕은 카오샨은 너무 편하다.졸리다.

베낭싸는 법을 잃어버렸다.

5 Comments
항상배고파 2008.10.17 10:08  
  포병....삼보이상...승차........

독고현 2008.10.17 10:52  
  보병... 삼보이상... 구보....
포맨 2008.10.17 11:25  
  포맨.... 삼보이상... 낙오...
곰돌이 2008.10.17 11:36  
  방콕에서 나잇라이프를 즐기려면, 돈이....

돈 조달은 어찌 하셨을까요? ^^;;

위에 반가운 아이디가 눈에 보이네요^^*

포맨님~~~

혹시 다시 글 올릴 생각 없으세요? ^^*
쮸우 2008.10.19 12:39  
  하하하하하하하 리플대박-_-d
파타야 불바다 완젼 기대중...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