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낭싸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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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낭싸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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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이란 나라 공항에 첨 내려서 아무것도 모른체 가이드북도 없이 한국에서 이것저것 인터넷으로 뒤져서 찾은 얼마 안되는 정보 프린트물을 들고 사람들이 우루루 몰려 나가는 곳으로 밀려서 입국심사대앞에 섰다.

물어본다.영어로. 모 하러 왔니? 얼마나 있을거니?
(10년전엔 물어봤었는데 요새는 안물어보데요. 이부분에 대해 딴지 걸까봐)

아마 그렇게 물어본거 같다. 몇번 책에서 본 내용대로 였다. 니 이름이 모냐는 안물어봤다.

여행 (트립이 맞는거야 트레블이 맞는거야 굉장히 헛갈렸던거 같다)
한달?

도장을 찍어준다. 그리고 또 다시 사람들이 몰려나가는 곳으로 나도 떠밀려간다. 짐이 나오고 짐을 찾고 신고할거 없냐고 물어보는 곳을 지나 드디어 공항 대합실로 나온다. 돈무앙. 방콕.

사람들이 참 많다. 이 밤늦은 시간에. 한국사람도 보이고 태국사람도 보이고 어쨋든 숨이 막힐것만 같은 이 공기. 담배 한대 무진장 땡긴다.

여기저기서 날 부르고 (물론 이름은 모르지) 그들은 택시며 호텔이며 그런것들 광고지를 내 앞으로 계속 꾸물꾸물 밀어넣는다.

난 그냥 담배가 한대 피고 싶다. " 아..어.. 시가렛..오케이? " 살포시 미소.

정말 후덥지근 덥다. 땀이 벌써 맺히고 불을 붙힌 담배 한모금이 정말 짜증나게 목타게 만든다. 콧속도 덥다.

아 카오샨으로 가야 하는데... 막막했다. 정신없다.

한국에서 친척에게서 굉장히 좋아보이는 베낭을 하나 뺏어왔다. 그리고 참 성실하게 그리고 참 충만한 기대감으로 벅차 그 베낭에 하나하나 필요하리라고 생각이 드는 모든것들을 차례차례 채워넣었었다.

여권을 신청하러 구청엘 갔었다. 사진도 찍었다.비행기표도 어리버리 직접 여행사를 찾아가서 티켓으로 받아서 왔다.여권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환전이란것도 했다. 직접 만져보는 빳빳한 외국돈들.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던 달러. 복대도 어머니께서 챙겨주셨다.
카메라도 챙기고 필름도 비싸다고 해서 몇통을 사서 챙겨넣었다.

긴옷도 챙기고 방수가 됨짐한 옷도 넣고. 청바지도 하나 넣고. 속옷도 넣고.
우산도 하나 넣고. 수영복도 하나 넣고. 세면도구가 들어있는 작은 빽도 넣고.

카오샨만 가면 된다고 생각해서 가이드북도 없이 그냥 프린트 몇장만 해서 넣고. 작은 가방엔 카메라도 넣고 여권도 넣고 지갑도 넣고 책한권도 넣고.
내 머리도 넣고, 내 오기도 넣고, 내 자만도 넣고,떨림도 넣고.두려움도 넣고. 두근거리는 심장도 넣고.

그렇게 베낭을 쌌었다.

7 Comments
곰돌이 2008.09.29 14:43  
  껌님의 여행일기. 아니 태국 정착일기의 시작인가요?

껌님의 필력을 감상할 좋은 기회이군요^^*

잘 부탁드립니다^^
2008.09.29 14:53  
  부끄럽사옵니다. 곰돌이님

간만에 또 글을 쓰네요. 이놈의 술이 왠수지 크크크
쮸우 2008.09.29 22:25  
  우리 영화시놉 쓰자. 껌작가.
eavan 2008.10.06 18:39  
  이때가 그나마 제 나이때하고 비슷했던..???
유영 2008.10.08 23:23  
  껌이랑 쮸우가 시놉쓰면 그건 19금? -_-??
Miles 2008.10.14 20:31  
  ㅋㅋ

언제쩍 추억이래요??
2008.10.15 02:58  
  10년도 넘은 이야기죠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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