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만의 주전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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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주전부리

noitulovE 6 800

나는 수다를 좋아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내 주위에는 그 수다를 같이 떨어줄 사람이 적어
혼잣말을 자주하곤 한다

머릿속에서나 지금 이 글 처럼 온라인상에서나 입으로 중얼중얼대거나..
자주하는데
지금 이 글은 누군가 읽고 조언좀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다.

나는 87년생의 한국나이 22살 말년병장으로서 내일 모레 6월 10일이면
전역을 하는, 흔히 말하는 핏덩어리 이다.

9월 중순에 방콕을 여행할 예정이었는데
군에 같이 있던 3개월 고참이 여행얘기를 듣고 같이 가자 하기에
나는 마음도 맞고 성향이 비슷한것 같아서 그러자고 했지만
9월에 복학이라고 8월에 가자고 한다..

나는 "그럼 할 수 없지" 가 아니라 "그래 그럼 그러지 뭐" 라는 식으로
너무도 쉽게 응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음, 이건 아닌데" 라고 되뇌이고
있다.

방콕여행을 정했던건, 2년전 20살 첫여행때 경유지로서만 다녀왔지
실제로 본 것이 없기에 진짜 여행을 하고 싶었고 군에서 2년간 고생했으니까
맛사지좀 받으면서 휴양차 갔다 오려는 목적이었지만 여기가 좋다니
저기가 좋다니 하는 사람들의 말과 가이드북, 온라인 상의 온갖 여행정보가
나의 욕심을 양껏 늘려주고 있는 형편이다.

여행 왜가지?

사실 난 나의 무식을 노력으로 개선해보기 위하여 영국이나 미국쪽으로
유학을 가고자 하는 마음을 20살 무렵부터 품게 되었다
돈이 없어서 드라라에 나오는 것처럼 군 전역하고 2년동안 공장에서
돈벌어 초기자금을 마련하려고 하였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너무 안일하고
나 자신을 혹사시킨다는 생각이 들었다. 젊을때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만
안 할 수 있으면 안하는게 나은 것이다. 좋은게 좋은거지.. 자신이 너무 건방지지만 않으면, 그리고 세상에 힘든일이 있다는 것을 알 고 있으면 된거다.
그래서 결국 부모님과 친척들이 재정지원을 해주기로 (아직 확신은 없지만) 하였다.

그래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야 할 길은 방콕에서 놀고 쉬고 하는 것보다
런던으로 날라가 유학정보를 알아보고 어학연수를 하는 것인데
나는 왜 여행을 준비하는걸까? 일종의 도피같기도 하다.

사람은 무엇을 하든 가슴뛰는일을 해야 하는데
요즘 무의식적으로 여행을 준비하다가도 귀찮고 때려치우고 싶다.
그냥 영어학원 다니고 헬스클럽 다니며 몸가꾸고 유학준비하면서
지금이라도 경로를 바꾸는게 옳은일인지도 모르겠다.
그 선임이 8월중순이라니까 거기에 맞추느라 애초에 계획했던
9월까지의 예상들이 마구마구 빗나가고 빗나가니까 힘빠지고
게을러지고 그런다. 예상밖의 일에 나의 대처능력은 한심하기 그지없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대처하면 되는데..
유학은 나에게 있어 아주 큰 기회이고 놓치면 안되는거다.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순 없겠지.. 너무 힘드니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

돈이 없어서 돈도 벌어야 한다. 앞으로 2달밖에 시간이 없는데
내가 2달동안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단기알바를 해도
최소 3개월인데.. 노가다 뛰면 되긴 하겠다.

[이 부분은 읽을 필요없어요..]
2년전 인도여행할때
여행은 혼자 하는거라며 그렇게 고집을 부리고 여기저기 쏘다니지만
뭘 알아야 보는 맛이 있지.. 그냥 별다른 준비없이 떠나갔기에
그 넓은 대륙에서 내가 할 것은 고작 게스트하우스 주인들과 몇 RS 때문에 실랑이를 벌이는 것이였고 옆동네보다 바나나 한송이 덜준다고 떼쓰고, 서양인이랑 영어로 대화하려고 일부러 다가가고 한국인이랑 되도록 안마주치려 노력하고 했었다.. 그게 멋있는줄 알았고 그래야 현지문화 속으로 더 쉽게 빨려들어갈것만 같았다. 그래서 실제로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다니는 여행자들과 달리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이 더욱 많았고 인도현지인 친구들도 좀 만났지만 무척이나 외로웠고, 돈내면서 고독을 사는 느낌이랄까.. 그랬다.
왜 오줌찌린 게스트 하우스에서만 자고 깔끔한 호텔에 가끔 머무르지 못했을까? 그렇게 돈이 궁한 것도 아니였는데.

나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
이기심은 아닌 것이, 내가 건강하고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공부이건 여행이건 만남이건, 또는 자연과의 친화이건-
그러한 것들이 가능한 것이다.

세상에
'해야만 하는 것' 은 없다고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6 Comments
greengreen 2008.06.09 17:15  
  살다보면 기회가 오는데 그걸 기회인줄 아는사람과 모르는 사람이 있답니다 ..기회인걸 아는 사람이면 잡아야지요^^ 근데 기회인줄 모르는 사람은 지나고 나서 잡지못했다고 후회하더라구요 .. 여행도 참 좋지만 3개월동안 가족들과 지내면서 유학준비 잘 하시고 유학가서 공부열심히 하시고 방학때 태국놀러가세요 ..축 전역^^
noitulovE 2008.06.10 14:08  
  컵쿤캅~
한쌍 2008.06.14 01:18  
  다 자기만의 기준이 아닐까요^^;;
저도 87년생입니다만...

전 찌릿내 나는 게스트 하우스에서 잘때 내집보다 더 편했고

여행에서 만난 현지인 여행중에 만난 사람들과 함께했기에 외롭지 않았구,

뭐 여행중일때가 가장 행복할때 인것같아요.

제 기준에는요...

자신만의 기준이니깐..

아직 젊자나요 .....후후;;아닌가;;;ㅋㅋㅋ

째든 하고 싶은거 하시기를.....^^
애플밀크 2008.07.01 13:45  
  세상을 살다보면 남들때문에 이것저것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게 되는 경우가 있지요.그럴땐 좀 미안하지만 핑계를 대서 자신이 하고자 했던 방향으로 가는게 좋을듯 합니다. 아르바이트를 해야해서 일찍 갈수 없다던가 아님 부모님이 9월에 같이 가자고 한다던가. ㅋㅋㅋㅋ.
저도 소시적 그런 난감한 경우가 몇번 있었던지라 그냥 몇자 적어봅니다. 남들이 뭐라고 하더라도 본인의 인생은 남이 살아주지 않는 다는걸 깨달았다고나 할까요....이해를 해주지 않고 본인의 뜻만 고집하는 사람들과는 오래 어울리기가 힘들더라는...... 좋은 결정 내리세요^^.
mama.X 2008.07.07 10:06  
  인도에서 저도 혼자 42일간 사원만 찾아댕겼었는데...걍 좋았던 기억뿐이 없음. 혼자하는 여행에서 자신과 만나게 된다...(요건 잘모름.사실). 팩키지오는한국인이 찾기에는 이동루트가 어렵거나  비용이 만만치 않은 곳같은 루트도 혼자서는 가능하고. 전 혼자하는 여행 좋아합니다.
ppoya 2008.07.17 22:47  
  전 여자지만... 심리에 대해서 조금 아는데요...군인들은(남자들은)특히 전역앞두고... (큰일 앞두고) 참 고민이 많아진다고 하고.. 여자인저도 친구들 볼때 많이 느꼈던 부분입니다.... 나와서 그냥 허송세월 놀기도 뭐하고..복학하려니... 잘 할수 있을까싶기도 하고.... 여행... 갈까 말까... 가면 또 돈인데... 차라리 돈벌어서 학비에나 보탤까.. 등등 .. 졸업하면 또 뭐하지..부터... 걱정이 태산이라지요..... 하지만... 제 생각은... 지금 내가 뭘해야 행복해질까... 그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지금 내가 꼭하고 싶고 해야겠다는건... 하십시오!! 물론 잘 생각해봐야겠지만... 나중에 후회합니다... 지금 현실은 돈이 전부라고들 하지만... 돈으로 자기 인생을 살순 없는 것 같아요.. 지금 나의 행복이 무얼까 생각해보고 결정하세요^^
그리고 저는 담달 혼자 여행갑니다...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현실땜에 헤어지고...ㅜㅜ 정리할겸....(아직도 정리가 안되지만....그래도...해야하기에..)
전 떠납니다...  그리고 용기내세요!!화이팅...
한강 다리까지 갔다가ㅡㅡ 돌아온 저는 열심히 살려고 이 악물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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