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러하 듯 M은 비오는 날, 나의 숙소앞까지 '빠이랍'을 온다. 그리고 나에게 식사를 '리양'한다.
요즘 비가 계속 내린다. 나의 숙소 베란다에도, 비가 내린 이튿 날 온갖 곤충들의 역동적 움직임이 박진감있게 펼쳐진다. 저녁 이 식당은 '맹 마오'의 천지이다. 하루살이 인생의 '맹 마오'가 식탁 및 바닥에 수북히 떨어진다. 덕분에 이 '찡족' 식구들이 날을 잡고 포식한다. 分단위로 '맹 마오' 하나씩을 꿀꺽꿀꺽 잘도 먹어간다. 내 그릇 옆에 '맹 마오' 하나가 떨어진다. 순간 난 '앗'하는 짦은 비명소리와 함께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타이인들은 모두들 무감각(?)해 할 이러한 상황에, 소심한 난 아직까지는 반사적 징그러움이 엄습한다. 그리고 티슈를 꺼내들어 거의 삶의 막바지에 들어선 '맹 마오'를 싸서 눌러 안락사(?) 시키려고 하자,
"P'KIM, 그러지마!!"
눈살을 찌푸리며 M의 반사적 저음의 외침이 튀어나온다. M은 내쪽의 식탁에 떨어진 '맹 마오'를 그냥 슬슬 훑어 바닥으로 떨어뜨린다. 예전에도 타이인들과의 좌석에서 이러한 상황이 몇 번 있었다. 그들은 삶의 공간에 침입(?)한 개미 등 작은 곤충들도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하지 않는다. (물론 개미 살충제등을 사용하지만..) 손가락으로 누르거나, 휴지 등으로 눌러 잡는 행위에 대해 많은 타이인들이 심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제지한다.
"KIM, 살아있는 생물을 그렇게 죽여서는 곤란해! 타이인들은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아!"
"M, 관점의 차이야. 타이인들은 그러한 생물에 대한 존중의 자세로 살아간다지만, 이 곳에 많은 개들이 길거리에 있지. 많은 개들이 병들고 사고로 인해 다리를 절며 비참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지 않아? 나도 그렇고 그런 모습들이 '콘땅챧'에겐 가엾고 이해가 되지 않아. 아무도 그런 개를 치료하거나 제대로 된 사육의 상태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애. 우리 나라에선 아마 그런 주인없는 개가 길거리에 방황(?)한다면, 반은 잡아 먹혔을테고 반은 국가가 나서서 격리시켜 개와 시민의 안전을 도모할거야!"
"그래?..............."
"M도 가끔씩 일본 사람들 이해안된다고 그랬지? 며칠 전 숙소의 일본 할아버지들과 긴 얘기를 했는데, 그들도 타이 사회와 타이인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많은 부정적인 얘기를 하더라."
난 그에게 Checker의 포지션을 부여한다. 그리고 그에게 일본인들의 이 땅에 대한 부정적(?)인 관점과 이해를 아주 노골적으로 얘기한다. 내가 가졌던 그리고 나 역시 아직까지 정리되지 않은 많은 얘기들과 함께...그는 나의 얘기를 차분하게 듣는다.
"P'KIM의 얘기가 사실이기도 해. KIM은 타이인인 내가 알지 못하는 많은 영역의 얘기를 알고 있어."
M은 소극적 긍정의 답변을 이어간다. M과 같은 이에게는 많은 이방인들이 쉽게 접하는 <또 다른 타이>가 전혀 생소한 세상일 뿐이다. 그에게 난 내가 보고 경험하고 들었던 많은 얘기를 절제하지 않고 쏟아낸다. 특수 도시 BKK등엔 정말 내가 이해하기 힘든 파격적인(?) 타이의 <또 다른 많은 모습>들이 존재하고, 그러함을 이 땅의 <일반>이라고 착각(?)하는 '콘땅챧'들이 존재함도 사실이다. 많은 이방인들이 BKK만이 아닌 이 자그마한 도시에서조차 그러한 모습을 엿보고 있다. 하지만 난 역시 안다. 이방인의 눈에 쉽게 뜨이고 펼쳐지는 특수 도시, 특정 포인트에서의 파격들은 타이의 아주 일부분(?)일수 있다는 사실을... 몇 년을 이 곳에서 살아가지만, 타이어 문장 하나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며, 그들만의 강고한 삶의 방식과 상식, 관점, 커뮤니티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방인들로서는 몇 십년을 살아도 이 땅의 영원한 이방인일 수 밖에 없다. 이방인의 시각과 이해론 결코 해석 불가능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뻔히 노출할 수 밖에 없는 포지션에서 그들의 눈에 보이는, 그들이 접하는 빙산의 일각만이 타이를 선단하는 전부(?)가 되어... 그리고 그러한 스토리를 조장(?)하고 가능하게끔 한 주역이 바로 나와 그들, 그리고 고의였든 아니었듯 5B 10B 째째하지 말라며 부추기거나 이 땅의 질서와 삶을 교란(?)시켰던 많은 이방인들의 발자취가 뚜렸이 존재하지 않았던가!
나에겐 쉽게 지워지지 않는 특수 도시 BKK에서의 오래 전 기억이 있다. 백발이 무성한 노년의 '파랑'과 손을 잡고 수쿰윗 거리를 걷던, 한 눈에 보아도 그녀의 業을 짐작케 하는 20대의 '싸우'가 두 손을 이마에 맞추는 극단적(?) '와이'를 행하는 행색이 아주 남루한 초로의 타이 노인에게 아무런 주저함없이 지갑을 열어 20B을 지폐를 건네던 모습이다. 나에겐 특수 도시, 특수 지구 수쿰윗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타이의 또 다른 모습>이였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신의 <길>을 가기 바빠야 할 그녀가 나에게 또 다른 타이(인)를 엿보게 했다.
그녀만이 아니다. 우리라면 도시의 미관과 국가의 이미지와 체면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숨기고 강제 정리(?)해야 할 걸인들이 관광 대국의 도심에 즐비하다. 그리고 많은 타이인들이 그들에게 인색하지 않다. 오래 전 사뭇파칸의 한 '왓'으로 한 타이 '싸우'와 '탐분'의 여정을 시작한다. 여정 도중 한 눈에도 행색이 아주 지저분하고 위험(?)해 보이는 10대를 만났다. 제정신이 아닌 듯 하다. 특별히 구걸을 하는 액션도 없다. 그런 그에게 그 '싸우'는 지갑을 열고 다가가 <밥값>을 건낸다. 그녀 역시 아주 힘들게 BKK에서 일하며 고향의 가족을 부양하는 '농카이' 출신이다. 내가 묻는다.
"무섭지 않아? 난 피하고 싶은 상대인데..."
"'나쏭싼'...(가엽잖아!)"
난 그동안 나에게 많은 궁금증을 유발했던 <'남짜이'>를 타이인들에게 본겨적으로 '탐'하기 시작한다. 나의 '탐'에 모두들 이구 동성으로 답한다.
'남짜이'. 타이인들이 타이인으로서의 살아가며 가져야 할 보편적 덕목으로써 <인정/자비로운 마음>이다. 이러한 '남짜이'를 가져야 함은 타이인으로서의 '싸만쌈늑'(상식)이며 단순한 친절함으로써의 '짜이디'를 넘어서는, 상대에 대한 조력과 관용으로써의 '쾀찡짜이'(진심)을 담은 <있는 자/가진 자/여유로운 자/조력 가능한 자>의 입장에서의 베품이다. 그렇기에 많은 타이인들은 자신이 궁핍해도 자신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하고 열등한 이에게 지갑을 열거나 음식과 잠자리를 나누며 조력과 '탐분'을 행함에 그리 인색하지 않은 듯 하다. 그리고 이러한 '남짜이'적 포지셔닝이 타이의 현대 사회에선 더욱 확대 해석되기도 하는 듯 하다. 이 땅에서 '콘땅챧'들이 이해하기 힘든 비매너로써의 영역으로까지... 쉽게 지갑을 열며 체면치레를 하기에 급급한 혹은 잔푼에 째째하지 말하며 일반의 타이인들이라면 받아들이지 않을 많은 무리함을 <당연>이라고 말하며 착각하게 만든다. 하지만 많은 타이인들이 이러한 '남짜이'적 덕목을 중시함도 사실이다. 그렇기에 타이의 현대사의 많은 쿠데타와 음모에서 정권 탈취(?)에 실패한 敵將이 단지 정치적인 거세만으로 그의 天命을 유지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 합의의 근원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몇 사람에게 묻는다. "이 봐. 만약 이번 쿠데타가 났을 때, 딱신이 방콕에 있다가 잡혀서 군부 세력에게 죽음을 당하거나 하면 타이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러한 이방인의 터무니없는 역사의 가정에 모두들 단호하게(?) 말한다. "아마....그런 상황까지 가면 모든 타이인들이 그러한 세력이 '짜이라이'하다고 생각할거야! 그러한 상황은 다수의 타이인의 지지를 받을 수 없어!" 결국 권력을 다투는 이들이 반드시 '남짜이'를 가져서가 아니라, 불교의 율법 '씬 하'중 하나 ('함 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