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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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요나단 4 411

정말 뒷북도 이런 뒷북도 없을만큼
류시화님 책을 이제서야 시간 가는지 모르게 읽고 있습니다.
한장한장의 내용이 너무 흥미로워 아껴읽고 있을 정도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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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부서지기 직전의 나무침대에 누워
천장에 뚫린 큼지막한 구멍으로 하늘을 보았다.
그 구멍으로 별들이 유성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우주 전체가 쿠리 마을과 바냔나무와 5루피를 떼어먹은
노인처럼 집 위로 흘러가고 있었다.
가진 게 없지만 결코 가난하지 않은 따뜻한 사람들의
토담집 위로 별똥별이 하나둘 빗금을 그으며 떨어져내렸다.
지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역시 저 하늘 호수로부터
먼 여행을 떠나온 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들 때까지 별을 구경할 수 있는
구멍 뚫린 방이 나는 너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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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이 이야기의 제목이 뭐가 좋겠냐고 물어본다면.
전 생각할 겨를도 없이.."은하철도 999요!"라고 외치고 싶네요.

지난 여름에 혼자 태국을 다녀왔습니다.
일주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그 자유의 맛이 너무 강렬해서..
가을에도 혼자 일본에 다녀오고, 틈만 나면 나갈 궁리만 하다가.,
결국 남은 휴가를 돈으로 안받고 모두 써서 연말에 라오스에 다녀올 계획입니다.
전 정말 소심쟁이에다가 겁도 무진장 많고 뭘하든 어리버리~~한데,
대체 이 혼자 떠나고 싶다는 근원 모를 의지는 어디서 나는걸까요.
혼자 동남아 간다고 하면 주위에서 다들 용기가 넘친다고 하는데..
전 한 번도 제가 용기있다고 생각해본적이 없거든요.

김형경님의 '사람풍경'이란 책을 읽다보니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혼자 여행을 하는 용기에 대해 여행을 추진하는 내면의 힘에 대해 생각해보니
그건 두려움보다 더 큰 호기심이었을 거라고.
두려움을 참으며 낯선 여행지를 걸어갈 때, 좌절감을 안은 채 어떤 일을 해낼 때
온몸에 힘이 들어가도록 애쓰던 그 느낌이 바로 용기였구나 싶다고.
어리석음을 닮은 단순함, 현실감각이 결여된 무모함, 둔감함에 가까워보이는 초연함...
이 모습이 자신의 모습이라고.

일상에서 도망치듯 떠나는 여행이면 어때요..
낯선 곳에서 순간순간 온전하게 자신을 만나고
스쳐가는 바람을 기분좋게 느끼는 자유로운 여행 되세요.^^

4 Comments
beommie 2006.11.26 08:31  
  떠나고 싶어도 이젠 떠나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사랑하고 싶어도 이젠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 도 있는데. ....  여행가고 싶다면. 도망이라도 쳐야지요 ^^

[아껴 읽는다] 그것은 [어렵게 쓰는]것보다 더욱 인간다운 것일 겁니다.
어디에 어떤 형태로 남의 어렵게 쓴 글을 이젠 너무 쉽게 빨리 허겁지겁 대충 읽을 필요가 너무 많다보니...인간적인 존중의 문제가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은하철도 999는 절대로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만약 다시 보게 된다면... 아마도 그때의 그 환타즘과 환희 그리고 절망과 행복등을 전혀 느끼지 못할것만 같아서지요.

순수라는 것은 자꾸만 사라지고... 그 순수는 어느덧 시간이 잡아 먹는 것인지... 혹은... 이성이란 것이 소멸시켜 가는 온 것인지..

그때 그 만화를 성인이 된 지금 다시 보는 것 보다. 차라리 내가 은하철도 999에 올라타 메텔과 함께 여행을 하렵니다.

요나단님의 글은 내 여행에도 용기를 북돋워 주시니 감사^^
체게발 2006.11.26 16:17  
  류시화님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 재밌게 읽으셨다면 2편이라 할수있는 '지구별 여행자'도 추천합니다.
2006년7월16일 2006.11.26 20:26  
  전 아직 혼자는 무셔서 못가요...아줌마가 되서도 용기가 안나네요 ㅡㅡ;;
님 용기가 부러워요~^^
2006.11.27 17:59  
  저도 곧 라오스 갑니다....
'여자 혼자 떠나는 걷기 여행 3' 을 사놓고 아직 읽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라오스, 미얀마, 이렇게 세 나라가
나오는데......라오스 편은 왕비앙 강변 카페에 앉아 읽으려고요...류시화님의 글들을 인도가기 전부터 좋아했었는데, 다녀오고나서도 역시 좋네요(반대의 경우도 많다고 하던데....) 우리들 역시 저 하늘 호수로부터
먼 여행을 떠나온 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문장을 10초쯤 다시 생각해봤습니다.
좋은 여행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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