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스토리[S2] : 장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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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스토리[S2] : 장정 <Keyword>

KIM 0 333




Neil Young의 "Philadelphia


숙소를 잡고 저녁 식사차 들린 식당. 찐방 250원. 깔끔한 타이어를 구사하는 식당의 바깥 어른이 나에게 컨택해 오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을 이싼 N시의 타이인이라고 소개한다. 국적은 타이/라오 이중국적이다. 그의 부인은 라오인. 그리고 그의 딸 2명(고딩)도 이중국적이다. 딸들도 나의 앞에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다소곳이 자리잡는다. 한 명은 파자마 차림이다. 나름대로 자녀들의 가정 교육이 잘되어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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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들에게 묻는다.

“어디가 더 좋아?”

“당연히 타이죠^^”

딸들 역시 타이로의 왕래가 빈번한 듯, 타이의 분위기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그들 역시 이 땅에선 이방인 아닌 이방인으로 살아가는 ‘룩킁’들이다.

그들과 직설적으로 피드백해 나간다.

“아저씨… 왜 이 나라 소학교에선 제대로 수업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는데?”

“잘 안해. 지방의 소학교에선 선생들이 수업에 관심없어. 출근 안하는 경우도 많고.. 초딩 졸업해도 글도 읽지 못하고 자신의 이름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물론 이러한 ‘나이므앙’급 시내에선 수업이 비교적 착실히 이루어지지만…많은 시골 학교는 그렇지 않아.”

“선생 및 경찰 등 공무원의 급여가?”

“25,000원 가량/1개월”

“그 돈으로 어떻게 이 비싼 라오의 물가를 견디며 살아요?”

“나도 몰라. ㅎㅎㅎ…다만 공무원들 뇌물 엄청 받아. 경찰들, 아이구 말도 마….선생들은 학교가 끝난 뒤 따로 학생들을 개인적으로 가르치고 돈을 벌지. 모든 공무원들이 또 다른 부업을 하거나 뇌물을 받아야 해. 분명한 사실은 타이보다 여기가 물가가 비싸. 타이 밥먹는 것 20B이면 되잖아. 여기 500원 600원은 기본이야. ”

그렇다. 내가 체감하는 라오의 소비자 물가 지수는 분명 타이보다 싸지 않다. 식비도 그렇고, 음료수, 유류비 등… 수입품이 대부분인 생활 공산품 및 수입 식음료는 타이보다 10%-50% 비싼 듯 하다. 타이에서 ‘란 챠’의 전국 대세인 10B(250원)의 챠를 마시기는 그리 쉽지 않다. 보통 300-400원이다. 식비도 타이의 기본 20B(500원)을 넘어가는 가격을 부르는 곳이 많다. 더구나 각 거점 도시의 여행자 거리에서 부르는 식대는 타이의 다블인 곳도 아주 많은 듯 싶다.

그렇다면 이들이 타이의 소득수준 이상이란 말인가. 결코 그렇지 않다.

“이 곳의 치안은?”

“큰 사건 사고는 없지만, 좀도둑은 많은 편이야. 모터를 훔친다든지 그런 강력(?) 사건은 드물고 아주 사소한 절도행위가 많아.”

‘여기서 군인도 경찰도 아닌데, 소총을 소지하는 무장한 이들은 누구죠? 민간인의 총기 휴대는?”

“’Ban’(마을)의 경찰이지. 경찰 공무원은 아니고, 각 시골 마을마다 그러한 자치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있어. 하지만 전혀 무서워할 존재가 아니니 걱정 안해도 되요. 그리고 라오에서 일반인들의 총기 휴대는 거의 불가능해. ”

그렇다. 우리로 말하면 통장, 이장급 되는 촌로 및 지도자 등에게 총기를 지급하고, 자력으로 각 마을의 치안을 일정 정도 담당하게 하는 민간 방범 시스템이다. 즉, 위급시 민간에 의한 자력 구제권 및 처분권을 인정하는 고전적(?) 인민에 의한 인민 민주주의의 발상과 현실인가^^ (물론 우리의 개념으로 생각하지 말자. 이 곳의 교통, 통신 및 공권력 집행에 대한 전반적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섣부른 추정은 착오일 수 밖에 없다.)

라오의 거친 길을 걷다 수렵용 장총 및 구식 소총을 휴대한 이들과 조우하더라도 겁먹지 말라. 그들은 당신을 지켜줄 수 있는 이방인의 구원군일 수 있다.


“자녀 둘 고등학교 보내는 비용은?”

“자녀 둘 교육 및 용돈으로만 5,000Bhat/1개월”

“너희들 ‘휀깐’ 있어? 어디 남자가 더 좋아?”

“ㅎㅎㅎ 없어요… 타이 남자.”

“아직 어린 아이들인데 있을 리 없지..”

“아저씨 모르시네^^ 타이에선 이만한 나이면 ‘휀깐’이 있을 나이여여^^”

“타이엔 ‘푸잉 소페니’가 많지. 돈도 좋아하고…”

이 아저씨는 이런 상황과 그런 이들을 ‘푸잉 소페니’로 표현한다. 세대 차이인감^^

“그럼 이 나라는 어때요?”

“이 곳 역시 ‘푸잉 소페니’가 타이보다 더 많으면 많았지 적지 않아.”

“그럼 이 도시는 어떤가요?”

“아주 아주 많아. 갖고 싶잖아. 좋은 핸드폰, 좋은 옷….”

과장법이 가미된 답변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이 작은(?) 도시에서도 그 파열음은 시작되고 있나 보다.

그렇다. 이 자그마한 소도시, 애써 찾지 않으면 나의 눈에 잘 뜨이지 않을 뿐, 이 곳도 방콕위엥쨘과 그 級과 내용이 틀릴 뿐 자본의 강한 유혹과 탐닉은 시작되고 있다. 이웃 베트남 역시 지방의 각 도시에서, 민가 및 일부 업소에서 각개 전투식 영업을 펼친다. 그리고 공안과 결탁하기도 하며 혹은, 단속되기도 하는 등 그 뒷얘기가 많다. .

어린(?) 딸 둘이 앞에 있건만, 우리의 노골적인(?) 대화는 계속된다. 그도 딸들도 이런 대화가 그리 낯설거나 어색한 화두가 아닌가 보다. 부친 역시 딸들 앞에서의 이런 주제에 특별한 강약의 조절없이 얘기를 쏟아낸다.

위엥쨘과 같은 경우 花代가 이미 30불이 넘어서기도 했다고 그런다. 이 공화국 공무원의 한 달 급여를 하루 밤의 노동으로 획득할 수 있다. 누가 거부할 수 있겠는가. 이방인들은 그들의 한 달 급여에 해당하는 숙소에서 숙박하며 달러를 뿌려대는데, 어떻게 참아낼 수 있겠는가. 어떻게 그 달콤한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가.

수갑차는 시늉을 하며 나지막히 속삭인다.

“옆 집 사람한테도 이런 말 하면 안돼. 당신이니까 하는거야. 여기는 ‘꼬뮨’이쟎아.^^”

그는, 내가 달리는 <가는 길>에서 가졌던 많은 궁금증에 대한 답안을 열어 준다.

그는 자신의 딸들을 타이 ‘끄룽텝’ 혹은 ‘컨켄’에서 ‘리얀 떠’하고파 한다. ‘끄룽텝’의 물가와 현실을 생각한다면 ‘컨켄’쪽이 그래도 가능성이 열려있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딸들 역시 타이와 타이에서의 삶에 강한 동경을 표한다. 아저씨는 사진 찍히기를 정중히 사양한다. 할 수 없이 귀여운 딸들만 카메라에 담아두며, 그녀들을 기억에 담아 둔다.

시간이 흐른 뒤, 그녀들을 타이에서 만나게 될 날이 올까. 타이의 어떤 거리와 장소에서 그녀들을 만나게 되더라도 당황하지 않으련다. 그녀들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 먼 훗날, 다시 한 번 그녀들과 만나 이 시간의 라오와 그들에 대해 긴 얘기를 하고프다.

서로가 이 짧은 순간의 인연과 殘像(잔상)을 그 날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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