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방랑자 - 고산마을 꼬맹이들 2-
-혹시나해서...bgm제목 묻지 마시길...-_- -
보시기 전에...
-타이북부 고산족(Hill Tribes)는 보통 9개부족으로 분류합니다.
여러분이 사진으로 잘아시는 목에 링넣은 빠똥족은 카리엔(카렌)족의 지파입니다.
그러나 관광객 많이가는 고산마을은 이미 고산마을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포맨은 더 깊이... 쥐도새도 모르게 들어가게 되는것인지도 모릅니다.
(............깊이깊이 가 봤자....항상 김수미 아줌마가 먼저 와서 뻥튀기팔고 있지만...)
......................................................................................
아카족마을의 주유소....
저기 보이는 이따만한 홀스타인 젖소 착유기 같은게 주유기이다.
이 마을은 1400고지에서 가옥수를 세어보았을때 수백호가 넘었다.
다산풍습때문에 호당 인구가 많은걸 감안하면 몇천명이 사는 마을인것이다.
고산마을로 치면 상당히 큰마을이다.
하여간...내려가니...차고도 있고....얼씨구...에어컨 있는집도 있네...
고산마을이긴한데, 고산족물을 많이벗은....
한마디로 먹고 살만한 마을이다.
물론 본문에 나오는 마을과는 약 백여키로 이상 떨어진....아무상관없는, 이를테면...
고산족의....비버리힐스다...-_-
......................................................................................
자.....
내려갑시다아.....
아까부터 애하나 업고 싸리담 너머로 힐끔거리며 보는.....눈만 마주치면 숨는,
십대후반으로 보이는 애엄마에게...
"조오기 반 보란...아랫마을로 가는 길이 어딘교?...."
암말도 안하고 자기집옆을 가리킨다.
아항....컵쿤막 캅...
...
내려가다가 문득 뒷통수가 근질거려서 뒤돌아봤다.
어린 애엄마...싸리담 옆에서서 내려다보다가 돌아보자 폴짝 숨는다.
다시 얼만큼 가다가 뒤돌아보니...
애를 업은 실루엣만 보이는 애엄마...그때까지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런상황이 반복되고... 그러다보니....
자꾸...
난 지금 죽을지도 모르는 전쟁터로 떠나는것 같고,
저...쪼끄만 애엄마에게 업힌 애가 왠지......왠지 모르게...
.....날 닮은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
이게....이게...어찌된 심리적 싱크로에다가 황당한 연상이냐....-_-;
자꾸 그런연상을 댕기마냥 뒷머리에 달고다니는 느낌을 떨쳐버리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내려가는데 한참걸리는거 보니....
하여간... 내가 무지하게 올라왔구나....
내려가다가 개울물을 만났다.
목은 타는데...물은 없고...
이런때 꼭 필요한 발포정수제는 서울 집 책장에 얌전히 있을거고....
에이...쫌 만 더 가보자....
타이북부의 산들은 민둥산이 많다.
그러다보니 사태도 잘 일어나고 이처럼 개울물들도 깨끗하지 못하다.
덕분에 고지대 올라가면 시야가 확보되어 길 잃어먹을 확율이 적어지기는 한다...
포맨은... 예전에 잘났다고 혼자 정글을 잘다녔다.
그 덕에 말레이시아에서 짐 톰슨 할배 실종된곳에서....똑같이 실종된적이 있었다.
그땐 정말 죽다살았었다. 지형참조점이 없으니 컴파스는 무용지물,
비싼 스웨덴제 실바컴파스마저도 자빠지고 엎어지는 바람에 깨먹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나중에 쓸일이 있을것이다.
하여간 타이 북부산들이 민둥산인건
원인은 화전민들 덕분인데
산에 허구헌날 불 지르면서도 산불로 안 번지는것을 보면
토양에 수분이 참 많은것 같다.
타이는 물의 나라이다.
방콕자체가 짜오프라야 충적평야 위에 세워진 도시이고
북부 고산지대에도 이처럼 땅에 물이 많다.
.................................................................................
애니웨이...
목이 마른가운데....
마을 발견....
더군다나 일타 오십피로 구멍가게도 같이 발견....
콜럼부스가 인도가다가 발견한건 서인도제도지만,
포맨이 집에가다가 발견한건 후광이 찬란한 오색영롱 구멍가게다.
가만보니 포장도로가 있는 산의 입구에 해당되는 마을이었다.
그...나 닮은 애 업은 아줌마... 직통으루 길 알려줬네....신통하다....
평상에 앉아 땀식히고 있자니...
역시나...산 속에서는 동방신기 안부럽다.... 인기스타 포맨....
애들에게 둘러싸인다....
이 참에.....이름바꿔?......믹키포맨....
...뭐 이런걸루다가?.....
액면은 포맨이 애들하고 놀아주는것이지만....
실상은 심심한 애들이 포맨하고 놀아주는 것이다.
더군다나 보기드문... 말도 안통하는 외국인....
......얼마나 신선한가...............(요즘 어휘력이 딸린다는것을 무지 느낀다...-_-)
여기도 갓난아기....그리고 좀 년식이 된 애엄마...애들은 어디가나 귀엽다.
어디서 왔어요?....보통의 시골아낙들은 콘 땅찻에게 말을 잘 걸지 않는데
이 아줌마는 용감하게 물어본다.
마짝 라오....(라오스에서 왔어요...)
보통... 도시사람들에게 이런 영하200도짜리 썰렁농담을 하면 씨익웃으며
다시 슬슬 얼르는데 보통인데....
이 순진한 아줌마......
........진짜로 믿는 눈치다...-_-;
아...자외선 차단제 좀 바르고 다닐껄...-_-
애들에게 음료수 한병씩 앵겨주고 땀 좀 식히고 있자니...
길이 있기는 한데....다니는 차가 한대도 없다....
아무리 길이 끝나는 마을이기로소니...
어...어떻게 모또(오토바이) 한대 안 지나가냐...
수돗가에 앉아서 머리에 물붓고 목덜미며 얼굴을 씻는다.
머리를 올빽으로 하고 고개를 들어보니.... 헉....
내 앞에 똑같이 올빽으로 머리를 넘긴 녀석이 하나있다.
깜딱 놀랬다...
이눔자슥...내 흉내를 내고있네....
'푸우우~~~'
입으로 물뿜는 것까지 따라하는 꼬마...
.....
얘 앞에서 담배피면 클나겠네.....
슬슬 차가 다닐만한 포장도로를 찾아서 밑으로 밑으로....
그러다가 발견한 외양간으로 위장한 교실...
아담,소박,검소,환경극친화적인 고산마을의 교실...
같은 동남아 산골라도... 바로 밑에 붙어있는 말레이시아와는 하늘과 떵차이다.
소득,교육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의지문제일수도 있다.
지나가는 말이지만.....
싸이얌,즉 siam이라는 역사적,가치관적 공동체와 그 이외의 사람들의 차이를
난 알수가 없다.
그리고 그 차이로 인해 이런 눈동자 까맣고 떼글거리는 아이들까지도
다소간의 차이일뿐...평생 머리속에 지워지지않는 뭔가를 각인하고 살아야 하고
그런게 악순환 되는 사실조차 이해하지를 못한다.
그 저변에 깔린 뿌리깊은 양극화를 우리같은.... 그저 비끄러져 지나가는
포맨같은 한낱.... 알량한 방문자는....
알길이 없다.
그래도 사진에서처럼 다른 관광지마을의 닳고닳은 '헬로'도 모르고
뚜시궁~ '텐밧'도 모르는 아이들은...
제발로 산에서 걸어내려온... 신기한 '외국장난감'(-_-)이 보이면 이처럼 즐겁다....
얘네들이 뭐라고 말하건.....
포맨 귀에는 '놀아줘~'로 들리는건 왜일까 모르겠다...
여기서 또 팬서비스 한건....
슬슬 내려오다가 또 가게하나를 발견....
손님도 없을 가게는 왜이리 많은건지... 그냥 쫄쫄이랑 음료수 몇병 갖다놓으면 가게다.
처음엔 몰랐는데...
중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여자애가 창문하나없이 어두컴컴한 어둔실내속에서 곰직곰직대고
있다.
'헤이...낙리얀...여기 썽테우나 뚝뚝이 뭐 그런가 안와?...'
영어와 파사타이 단어들의 무지막지한 조합속에서 저 여학생은 cpu에 부하가 걸리는듯
멈칫멈칫 답변을 못한다.
음...음....
...........음...버퍼링이 무지 느리군.....-_-
아지랭이 피어오르는 길을....누군가가 엄지세우며 슬렁슬렁 걷고 있다.
포맨...혹시나 하지만 역시나 걷는다.
부지런히 걸으면 읍내까지 5시간쯤 걸릴것이다.
몇년전까지...국도변에서 엄지세우면 두대중 한대는 너끈히 잡아탔었다.
새삼 지금 엄지세우면서 느낀건데.....
요즘 타이 시골도 많이 야박해 졌다...-_-
?....
아싸....저기 외로운 뚝뚝이 하나 발견...
눈치 슬슬 보면서 길가에 대는 뚝뚝라이더....
" 헤이 왓썹 뚝뚝맨~ 읍내까지 따오라이 캅...."
어차피 마을 들어갔다가 손님도 없이 빈차로 나오는 친구다...
따분한 표정으로 읍내쪽을 실실바라보면서 너....바가지 부르면 나는 간다....라는
암시를 팍팍 주면서....슬슬 목 긁어가면서 훼이크 모션...
'음...'슬슬 눈치를 보면서 금방 답을 못한다...
역시나 얼마때려야 할지 금방 견적 안나오지? 친구?....
이럴땐 선수를 치자.....
" 하씹...오케?..."
"카...캅..."
............흐흐흐.......
읍내에 내리면서 50원에 30원 얹어주고 기분좋게 보낸다.
그 친구는 연신 뒤돌아보며 컵쿤캅을 연발하며 멀어져 갔다.
돈이란건...
같은 돈을 쓰고도 서로 기분좋을때가 있고, 쓰고도 기분나쁠때가 있다.
포맨은 카드키꽂고 한참들어가는, 80평짜리 쓰리베드룸에서 기분나쁠때가 있었고
반평짜리 겟하우 베드에서도 기분좋았던 적이 있었다.
택시를 타도 미터요금 뻔히 아는데 올려부르는 기사를 왕왕만난다.
그럼 포맨의 답은 하나다.
'가려면가고 말려면말고...........이 친구....
내가 카오산에서 아속까지 몇번을 미친늠처럼 걸어다닌걸 모르는군......'
그러다가 번거로운 일에도 기분좋은 기사를 만나면...
미터요금에... 당신 오늘 기분좋게 해줘서 더 드립니다...
씌우는데로 써주다간...바가지가 공정가격되는수도 있다.
요는 어떻게 쓰느냐가...문제였던것 같다.
...................................................................................
좀 샜습니다. 비가 새는게 아니라 말이 샜습니다.
다시한번 말씀드리지만...
사진하고 내용하고 일치가 안되는 부분도 있습니다.
사진 다 분실하고...결정적으로 게을러서 그렇습니다.-_-
또한 여행후기가 아니라 그냥 생각일뿐입니다.
포맨도 한땐 보기좋고, 볼거많고, 넓고 럭셔뤼한 리조트, 그런데 좋아하고 지금도 좋아하지만
이글 보시는분들중에 이런데 안가보셨으면 한번쯤 가보시는것도 어떨까 합니다.
십여년전... 트래킹이랍시고 고산관광지마을에 들어섰을때....
디딜방아,연자방아를 보고 눈 동그래지고...물레와 죽장군과 제기차는 아이들을 보고 여기가
강원도 횡성 한우마을인지 치앙마이 도이인타논인지 문화적,정신적인 분열현상을 겪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이후로 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부쩍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타이나 한국이나 코찔찔이 아이들은 어디나 귀엽습니다.
여기 태사랑에는 이런 소외된 고산족아이들을 돕는 소모임도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치앙라이 건달꼬마....
저보고 언제 다시 치앙라이 오냐고 건들건들 묻던 친구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해줬지요.......
"너... 수워이(이쁜) 피싸우(누나) 있으면 다시오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