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느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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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다녀 왔습니다. 그리고 느낀점.

덜덜덜 57 3500
16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어제 돌아왔습니다.

아앜 이번학기에 복학해야할 학교앞 거리를 떠올려보니 속이 지긋지긋하게 쓰리네요



걍 제가 2주 조금 넘는시간동안 느낀것을 써보겠습니다. 첫번째는 태국사람들은 다른사람들과 눈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눈을 마주쳐도 목례로 화답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최소한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는 정도는 해 보입디다. 개중엔 내 주머니를 노리는 삐끼도 많았지만 아닌사람도 많았구요. 한국에서는 이러면 싸움나죠? 그게 뭐 이상하냐고 하실지 모르겠는데 전 태국에 처음 도착했을때 이게 참 신기했습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아 내가 외국을 왔구나, 여기 사람들은 한국 사람들이랑 다르구나, 하고 처음 느꼈습니다.

두번째는 사람들 교통의식이 대단히 터프합니다. 횡단보도에서 길 건널라 치면 한국에서는 그래도 보행자니까 차들이 알아서 멈춰 주는데 태국애들은 '난 달린다. 알아서 피해라' 이런 수준? 햐 아주 막나가던데 내가 배째라 하고 앞을 막아도 조낸 달리다가 바로 내 코앞에서 멈추고 길한번 건널라치면 살떨려 죽는줄알았습니다.

푸켓에서 투어할때 앞좌석에 앉은 적이 있었는데 기사아저씨...오도바이가 앞에서 알짱대건 말건 신경도 안쓰고 그냥 밟습디다. 거의 부딛힐까봐 내가 헉 하는 찰나에 오도바이들이 아슬아슬하게 비켜주고...사고 안나는게 신기했음...

세번째는 '중' 들이 행실이 참 바르지못하다?는 점입니다 아유타야를 갔는데
중들이 버젓이 대놓고 폼까지 잡으면서 담배를 피우는것을 보고 경악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나라에선 암만 땡추라도 스님들 담배피울땐 화장실에서 숨어 피지 않나여? 제가 불교는 아닌데 할머니가 불교신자라 어릴때부터 절에두 자주 다니고 해서 머릿속에 스님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습니다. 이나라 중들은 소승불교라 그런지 참 다르 더군요 승려에게 인사를 할때도 무릎을 꿇고...


네번째 그지같은 발음....성조가 영어에 적용되서 묘한 태국영어를 만들어냅니다. 기행기읽으면서 많은분들이 태국애들 영어 희한하게 한다고, 가면 익숙해지는데 시간걸릴거라고 하셨는데 직접 접해보니까 ...ㅡ,ㅡ한국영어 일본영어 중국영어와는 전혀다른 신기한 영어...근데 서양애들은 이걸 잘 알아듣더이다 뉘앙스로 알아듣는지 발음개판인애들을 많이 상대해봐서 그런지... 물론 비싸고 고급 시설, 서비스를 이용할수록 영어발음에서 나는 태국냄새는 줄어듭니다. 마지막 1박을 포시즌에서 묵었는데 그호텔애들은 영어 잘합니다.


다섯번째 여기가도 일제 저기가도 일제 어딜가나 일본인,일본어....일본애들은 여행하기 참 편하겠습니다 어딜가도 일본제품이 있구여 거리에서 중심가쪽에선 일본어로 병기된 표지판 문서가 참 흔합디다. 백화점도 일본계열이구 길거리 차도 죄다 일제...'혼자 다니는 동양인' 인 저를 열에아홉은 일본인인 줄 알더군요.  그냥 걸어가다가 태국인이 일본어로 말을 걸어온다..?감히 족발이로 오해하는것도 열받는데 삐끼짓이라니 신기한것도 한두번이지 여행끝날때 되니까 슬슬 열받습니다. 심지어 오죽했으면 젤마지막날 포시즌호텔에서 아침먹을때도 직원이 커피를 따라주는 뉘앙스를 취하면서 "고히?" 이렇게 물어봅디다 분명 체크인할때 내 국적이 Korea라는걸 알았을텐데....한국인이 일본인 싫어하는거, 웬만한 사람들은 다 알던데 하룻밤 8500밧짜리 최고급호텔 직원이 이걸 모르다니 이거 문제있습니다.



여섯번째 만화 '20세기 소년' 의 친구마크처럼 어딜가나 국왕사진이 걸려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엔 신기해서 사진찍었는데 나중가니까 정말 어딜가나 잊을만하면 하나씩등장하더군요 더 길게 갈필요없이 당장 돈에도 찍혀있으니....국왕에대해선 별 신경안쓰고 갔는데 집에와서 인터넷검색해보니 참 존경받을 만한 국왕이라는 점에선 부인할수 없으나 국왕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라는 민주주의사회의 명분상의 대전제와 배치되는것이 아닐까...그것이 국민의식성장에 안좋은 영향을 끼치진 않을지....하는 생각을 잠깐 해봅니다.




기타 여러가지가 있는데 글이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만 쓰겠습니다 켁 지금도 너무 기넹  제글이 너무 단편적이라고 비난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가 그나라에 1년 체제한것도 아니구 달랑 2주 있었는데 뭘 대단한걸 느꼈겠습니까 잠깐동안 현실에서 도피 그리고 다시 현실에서 소비할 에너지의 재충전 그것만으로도 난 충분히 만족합니다. '현실' 을 떠나 전혀 다른 어딘가에서 홀로 되어 보는 것, 중독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점도 많았는데, 어딜가나 사람사는곳은 똑같구나, 하는 점도 여러번 느꼈습니다.








한마디 덧붙이자면 음...태사랑에서 보면 외국에선 한국이나 태국이나 같게 본다느니, 식의 논리를 펼치면서 한국비하하고 태국에 대해 좋게 말씀하시려는 분이 많으셔서 정말로 과연 그럴까 하고 갔는데 제가 볼땐 이나라는 한국 따라오려면 10년도 이릅니다. 좋게말해서 개도국 아직 후진국에 물론 관광대국이라서 돈쓰고 편하고 관광하기 편하다는 점은 맞습니다 하지만 바꿔말하면 우리나라처럼 2차 3차산업이 발달하지 않아서 관광수입이 없으면 경제가 힘들어진다는 말도 되겠지요

솔직히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 대우중공업 그리고 첨단IT산업의 공업국가 대한민국이 이런나라랑 비교대상이 됩니까...좀더 우리나라에 자부심을 가져도 됩니다


월텟 화려하지만 자동차 매연때문에 길건너편이 뿌옇게 보이는...그리고 수쿰빗고급호텔, 상점가와 붙어있는 슬럼가...사람들 의식수준이나 교육수준도 우리나라보다 한참 떨어지는것같구요 그냥 딱 잘사는 나라 애들이 휴양차 가서 돈좀 쓰고 머리식히고 따뜻한 기후 누리다가 오면 되는. 딱 돈쓰기 좋고 기후 따뜻한 더도 덜도 아닌 그런 컨셉의 여행지, 라고 느꼈습니다. 저는.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이라고 하는데 유럽에 비하면 태국은...왕궁이고 사원이고 자시고...아유타야를 제외하면 굳이 돈내고 시간허비해가면서 구경할 가치는 없어 보입니다. 물론 이쪽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은 제외...제 말은 별로 불교문화나 태국역사에 관심도 없는데 남들 간다고, 책에 실려 있다고 다 갈 필요는 없어 보인다는 말입니다. 가 봐야 아무것도 느끼지 못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이유는 관광인프라가 잘 짜여져 있다는 점, 그리고 물가가 싸서 돈쓰기 편하고 나름대로 고급소비문화도 잘 구비되어 있다는 점. 다른분들도 이렇게 생각하실텐데  서울물가의 1/2~1/3 돈을 쓰고, 팁을 주고 하는게 확실히 부담이 적더군요. 영국, 스위스 이런 나라 애들은 방콕가서 아주 환타스틱한 물가를 경험하게 되겠습니다. 푸켓에서 어린애팔뚝만한 랍스터 바비큐를 바로 잡아서 비싼곳에선 우리돈으로 3만얼마 좀 싼곳에선 2만얼마에팔던데 이정도면 싼 값이죠 저녁을 으리으리한 호텔식 부페에서 밴드들이 연주해주는 한국에서도 못가는 곳에서 먹어도 싸게 먹히더군요. 한국에 있을때는 엄두도 못내는 곳들인데...ㅋㅋㅋ

제국주의 시대를 헤쳐오면서 어느 나라의 지배도 받지 않았고 한때는 우리나라보다 잘살았지만 지금은 위치가 역전되버린 상황을 보면 그래도 우리나라가 중요한 시기에 걸출한 지도자가 나와줘서 다행입니다. 맺음말이 너무 뜬금없다고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57 Comments
크바치 2006.03.21 10:46  
  논리학적 오류 --'여기서 6년살았는데' '달랑 두주일' '인도를 보세요'
품격의 저하 ---'한번 달아볼까요?' '지른다'
경박한단어 --- '달랑' '땡중'
어거지          --'아무래도 여기는 태사랑이 아닌가봐요'
고생하고있는것 --- 영어

소망사항 ---- 객관적시각.민족의식,논리적사고.

윗글 읽다보니 좀 눈에 띄여서 ㅎㅎ
unou 2006.03.21 21:25  
  바닷가에 모래들이여...다들 제각각^^
석양 2006.03.27 03:42  
  충분히 공감되는 글인데, 느낀데로 적은 글이 비판 받고 질타되어지는 부분은 안타깝네요.
내 생각은 님이랑 틀려요... 내생각은 이러합니다. 라고 적으면 됩니다. 자기 생각이랑 틀리다고 해서 너무 배타적으로 받아들이면 좀 곤란하죠. 성숙한 토론 문화를 만들어 봐요.!
피피미영 2006.03.31 04:59  
  일반여행자들이 충분히 쓸수있는글인디...리플들...100% 말구.....70%만 푸러내보이면 안되나여...다들 넘 민감 하신거같토...여행 당사자가 아는만큼의 본대로 느낀대로 생각한데로 표현할수있는 권리 있심당...그리고...크바치님 리플이 젤로 압권이당~!!ㅎㅎㅎㅎ
궁금하네요 2006.04.17 00:47  
  요즘의 한국상황을 보면 진짜 걸출한 지도자 빨리 나와야 됩니다. 요즘엔 꼴이 말이 아니지요.
봉봉이 2006.05.27 17:36  
  제가봐도 짧은 배낭여행자로서, 충분히 느낄 수 있는 단편적인 여행후기인데, 너무들 오바하신다...
리플읽다가 눈 빠지는 줄 알았어요~
그래도 재밌네요~ 낙화유수님 리플 추천하나 했음..ㅋ
난짱 2007.02.02 00:39  
  이미 일본은 여행문화가 대중화되어있습니다
저도 배낭여행을 많이다니지만 특히 일본에 경제력이 부러울때가 많습니다 대만 싱가폴 인도 홍콩 태국 괌 세게어디를 가도 일본에 대접은 다르더군요
대만은 정말 일본너무좋아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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