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날 사람 여행을 떠나는 사람 여행을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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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날 사람 여행을 떠나는 사람 여행을 하는 사람

barley 2 977
여행을 하는 사람은 생각이 없다.
한 발 한 발 뚜벅 뚜벅 내 딛는 발검음에
모조리 시름과 근심과 혹은 절망
하나씩 하나씩 차곡 차곡 챙겨내어 떨쳐 버리며
여행을 하는 사람은
급기야 속에 있는 생각이 바닥나고

머릿속은 마치
실상은 텅빈 구름과 같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미소를 지어주고
땀과 흙으로 얽룩지긴 해도 악수를 위해 손을 건네고

그리고 한 웅큼의 주먹맙을 얻어 먹는다.

그래서 더욱 더 가벼이 두둥실.
구름 걸리는 나뭇가지 한자락에도
구름 걸리는 강물의 흔들림
구름 걸리는 석양
구름....

모든것이 그저 덤덤하고 생각이 없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생각이 많다
비가 오면 어쩌나 눈이라도 내리면 어쩌나
이런 저런 생각과 함께 걱정들로 가득차기도 하고
좋은 생각 나쁜 생각 온갖 생각 들로 가득차기도 하고

그 차디찬 새벽 공기에도
끓어 오르는 물안개 마냥 포실 포실 생각들이 많다.

그래서 온통 물안개 낀 한치 앞도 분간키 어려운 새벽녁 동트기 전의 강가와 같다.


여행을 떠날 사람은 말이 많다.
이것이 옳다! 아니다! 저것이 옳다!
비로소 여행을 떠나봐야만 결론이 날 일들

어서 어서 여행을 떠나자!

더이상 말이 많아지기 전에

떠나고 나면 모두 허허허..

웃고말 것들


그런데. 어쩌지.. 여행을 돌아오면 다시 떠나고 싶어지니...
다시 말이 많아 지려나...
2 Comments
도꾸리 2005.07.16 19:08  
  그래서 제가 말이 많나보네요~~
어째 barley님에게서도 비슷한 냄새(?)가~~
좋은 하루~
나는나대로 2005.08.17 14:43  
  나는 이제 떠나는 사람. 생각이 샐수없이 많아 머리가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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