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라깨(?)를 아세요?
방콕에서 태국어 통역하는 친구가 정확히는 졸라케('케'를 길면서 높이 올려줘야 한다고 강조~~)라고 한다.
이놈을 알게 된 계기가 재밌다.
왓 벤짜마버핏을 가기 위해서 왕실경마장을 지나가는 중이였다.
왕실경마장은 특별히 담이 없고, 경마장 주위를 수로가 에워싸고 있다. 사람이 뛰어서 건너지 못할 정도의 길이.
혹시나 사진 찍을 것이 있을까 해서 좌측을 보며 걸어가고 있었다. 담은 없어도 사람 키 정도로 조경이 꾸며져 있어 내부가 잘 안보였다. 그러던중 수로속에서 무엇인가가 갑자기 나왔다. 갑자기 멈춘 발걸음. 나를 쳐다보는 난생 처음 보는 동물의 눈초리. 그 순간 사진을 찍어서 남겨야 겠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이밀었지만, 이 놈은 물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대략 이놈의 모습은 이랬다. 커다란 뱀머리를 가지고 있었다. 거기에 발을 가지고 있었다. 도마뱀 종류라고 하기에는 이놈의 크기가 너무 컸다. 1미터 이상. 그렇다고 뱀이라고 하기에는 발을 가지고 있었다. 악어라고 하기에는 생김새가(동물원에서 본 악어모습과 비교해서~) 틀렸다.
경마장 주위는 인적이 드물다. 차만 지나가지 사람은 거의 없다. 수로 또한 고여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물길과 연결되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이놈이 계속 이곳에 살고 있으면서 사람에게 발견되지 않았던 이유를 난 인적이 드물고, 물길이 다른 곳과 연결된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이때부터 전세계 동물도감에 없는 것이라도 찾은 마냥 들뜨기 시작했다. 최소한 내가 동물원에 가기 전까지.
한참동안 이놈이 다시 나타나기를 기다렸다.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었다. 이놈의 정체에 대해서 알려야 했기 때문에. 하지만 30분이 지나도록 이놈은 나타나지 않았다. 아쉬웠다. 먼가 커다란 특종을 놓친기분..
마침 경찰이 지나가길래 붙잡고 이야기를 했다. 이곳에 이상한 동물이 살고 있다고. 30분이나 기다렸는데, 안나타 난다고. 이놈이 왕실경마장에 들어가면 큰일 나니까, 수로의 물을 빼서 이놈을 잡아야 한다고. 경찰은 내말을 알아들었는지 못알아들었는지 고개만 끄덕인다. 젠장...
예전에 비오는 우기에 근처에서 뱀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모습을 본적이 있었다. 그것도 대로 한가운데 있는 나무를 말이다. 크기가 작은 것도 아니고 2미터는 족히 되는 뱀이 나무를 감고 올라가고 있었다. 어우~~태국~~ 정말로..
갑자기 그때의 기억이 오버랩 되면서 발길을 동물원으로 돌렸다. 혹시 그놈을 발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방콕 동물원은 걸어다니기에는 좀 크다. 볼 것은 별루 없지만 연인끼리 천천히 걸으면서 구경하기에는 좋은듯...
가운데 작은 섬이 있고 주위와 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곳에서 사람들이 모여있다. 무슨일인가 해서 가봤다.
이런.. 그놈이다... 아까 경마장에서 봤던 그놈... 여기서 만났다. 왠수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다고 했는디...
이놈과는 다리에서 만나게 되다니... 물론 난 다리위에 있고 , 이놈은 다리 아래에 있지만...
집에와서 여자친구에게 사진을 보여주었다. 여친이 확인하더니 갑자기 웃는다. 그러면서 그놈 사진을 보며 어디서 찍었냐고 한다. 알고 봤더니 이놈은 꽤 유명한 놈이였다. '졸라케'라고 불리운다고 한다. 이놈이 유명하게 된 계기는 룸피니 공원에 비만오면 이놈이 어디서 나왔는지 나타나서 때로는 사람에게 달려든다고 한다. 사람에게 달려들다니... 헉...
졸라케.... 정말로 졸라깬 하루였다~~
이제 졸라케를 아셨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