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으로 국경 통과
사례 1
태국 남쪽 핫자이에서
말레이지아 페낭가는 미니버스를 탔습니다.
(참고로 정가는 200 바트인데 여행사마다 조금씩 추가되기도)
태국 사다오 이민국에 도착하니까
운전기사가 여권을 준비하라고 소리치며 내리더군요.
내외국인 구별이 없는 곳이라
제 앞에 태국인 귀여운 아가씨가 차례를 기다리는데 ...
그 태국인 아가씨가 여권을 내밀자
태국 이민국 직원이 여권과 얼굴을 힐끗 보더니만,
- 나이 스물 한 살인데 말레이지아에는 왜 가지 ?
아가씨가 어물어물 대답하니까, 헉 ~
- 안돼, 못가. 가방 가지고 저쪽으로 가 !
그리고 제 여권은 신경도 안쓰고 일사천리 스탬프 쾅쾅 ...
그래도 저는 궁금하길래 그 아가씨에게 다가가서
왜 당신을 못가게하느냐고 좀 물어보려고 했더니,
이미 다른 태국 아가씨 한사람이 설명을 하고 있더군요.
- 말레이지아 처음 나가면 여권에 천 바트는 끼워넣어야지.
- 어머, 나는 처음 가니까 전혀 몰랐어요.
- 그리고 다음에 갈 때는 오백 바트 씩 주면되고 ...
그리고는 그 아가씨는 모퉁이에서 천 바트 짜리 한 장을 여권에 끼워
다시 아까 그 이민국 직원한테 가서 제출하더군요.
그러자 멀리서도 들리는 스탬프 소리 쾅, 쾅 ...
태국 사다오 국경의 태국인 여행자들 공정가격이라네여.
흐흐.
사례 2
페낭에서 태국으로 들어오는 길인데
어느 한국인 가족을 만났습니다.
두 살 먹은 아이 하나가 있는 부부인데
미니 버스 타기 전에 저에게 말을 걸더군요.
- 저, 영어 잘 하십니까.
- 잘이야 하겠습니까마는 의사소통은 되지요.
- 다름이 아니라 저희들이 오버 스테이입니다.
- 네 ?
- 말레이지아 입국시 스탬프가 3 개월인데 7 개월째 있었습니다.
- 아니, 중간에 한번 싱가폴이라도 넘어갔다 오시지 그랬어요.
- 글쎄, 사정이 그렇게 되었습니다.
- 그래, 제가 어떻게 도와드리면 되겠습니까.
- 말레이지아 국경 이민국에서 영어로 말 좀 잘해주십시오.
- 네, 말이야 해보겠지만 그냥 통과는 안될 것 같은데 ...
미니 버스는 페낭을 출발해서
말레이지아와 태국 국경인 부킷 카유 히탐에 도착,
그 부부를 앞세우고 이민국 박스 앞에서 줄을 서있다가
아무래도 여의치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에,
주위를 쭈욱 한번 둘러보니
콧수염 기른 말레이지아 이민국 직원 한사람이 담배를 빨고 있더군요.
인상을 보니 중간급은 되는 것 같고 사람도 좋아보이고.
제가 부부와 아기를 데리고 그 사람 쪽으로 가서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선처를 부탁한다고 했더니 ...
우리 일행을 이민국 사무실 안의 작은 방으로 안내를 하였고
그 이민국 직원과 함께 다른 고위직으로 보이는 인물이 들어오더니,
이것은 불법체류에 해당하고
지금 이 사람들은 태국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원론적인 이야기.
그리고 당신은 이 사람들하고 어떤 관계냐는등 .
그래서 뻔한 통밥이길래
태국의 경우는 하루 200 바트씩 벌금을 내면되는데
우리도 벌금을 내고 나가면 안되겠느냐 했더니 ...
한참 의논을 한 후에 아기까지 3 명이 5.000 링깃을 내라고.
태국 돈으로 치면 50.000 바트, 한화 약 150 만원 정도.
물론 그 돈을 다 줄 수는 없는 노릇이고
좀 봐달라고 한동안 흥정한 끝에 1.500 링깃으로 낙찰.
1.500 링깃 주었더니 여권 가지고 가서 스템프 쾅 ...
편법이 통하는 것이 편리한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말레이지아 사람들의 한국인에 대한 태도는 좋은 편.
필리핀 사례도 있으나 글이 너무 길어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