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승무원을 징계당하게 한 이야기(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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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승무원을 징계당하게 한 이야기(퍼온글)

낙화유수 5 2628
이글은 조선일보에서 발췌한 글입니다..



역시 시애틀에서 도쿄로 가는 Northwest 기내에서의 일입니다. 앞좌석에는 아이들이 앉고 그 뒤로

저의 부부가 앉았습니다. 일본인 승무원이 일본신문을 들고 일본인 단체승객이 있는 뒷좌석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 비행기가 도쿄로 가는 비행기이므로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한국신문

이 있냐고 그 일본인 승무원한테 물어보았습니다. 그 승무원은 아주 친절하게 한국신문이 없다고

대답을 하였습니다. 얼마 후 그 승무원은 일본어잡지를 여러 권 들고 일본인 승객들이 몰려 앉은

뒷좌석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우리 집사람이 일본잡지를 달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대답이 의외였습니다. 이 비행기에 일본인 단체승객들이 많아서 일본잡지가 부족하다며

일본승객들한테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제가 먼저 한국신문을 주문하였기에 그 승무원

은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이죠.

가만히 생각하니 좀 괘씸하였습니다. 이번에는 다시 제가 그 승무원을 불러 다시 일본잡지를

부탁했습니다. 그러나 대답은 웃는 낯으로 친절한 태도였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제가 다시 그 승무원을 불러 우리 아내는 일본어를 안다며 일본잡지를 가져올 것을 명령투로

얘기하였더니 이번에는 불쾌한 표정으로 같은 대답을 하였습니다.

이젠 저도 흥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좀 소란스러워지자 나이가 많은 미국인 승무원이 와서 기내에

읽을 거리를 많이 탑재하지 못하여 미안하다는 사과의 얘기로 무마하려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한테 이 항공사의 규정에 일본잡지는 일본인 승객한테만 제공되어야 한다는 조항이

있냐며 거칠게 항의를 하였습니다. 그때 미국에서 유학경험이 있는 친구의 얘기가 생각났습니다.

한국인들은 어떤 문제가 생길 때에 큰 소리로 떠들다가 제풀에 수그러지는데 미국에서는 서류로

이의제기를 하여 문제를 해결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이 문제를 complaint letter 로

제출하기로 하였습니다.

제가 그 일본인 승무원이 지나갈 때에 이름을 확인하였습니다. 그 때만 해도 그 승무원은

그리 신경 쓰는 것 같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기내에서 complaint letter를 쓰고 그 내용을

보여주고 그 내용에 이의가 없냐고 물으니 긴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점차 비행기가 도쿄에

도착할 시간이 임박하자 그 승무원은 어린이 승객들한테 제공되는 toy set를 우리 아이들한테

갖다주며 제 환심을 사려고 노력하였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인데도 말입니다.

그리고 제 좌석 옆에서 무릎을 낮추고 아까는 미안했다며 사과를 하였습니다. 저도 웃으면서

당신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하였습니다. 도쿄공항에 도착하여 기내에서

나올 때에는 우리 가족한테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를 하였습니다. 하지만 귀국하자마자

제 complaint letter는 한국지점에 보내졌으며 미국의 본사에도 전해졌습니다. 

이 일을 잊고 있던 중 서울의 노스웨스트지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 편지 내용에대하여 미국 본사

에서 회신이 온 것을 알려주며 그 내용을 팩스로 전해주었습니다. 내용은 귀하가 서면으로 항의한

내용을 일본지점에 확인한 결과 그 승무원이 사실 내용을 인정하였다는 것과 그에 대한 문책으로

그 승무원은 한 달 동안의 비행정지처분을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별 것 아닌데 제가 과잉대응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과

한국이라는 껄끄러운 것을 떠나서 다양한 국적의 승객이 함께 탑승하는 비행기에서 승객과

승무원의 관계설정에 중요하다고 믿었기에 후회는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Northwest항공사를

자주 이용하는 승객이란 점을 나타내려고 그 complaint letter에는 제 이름과 함께 마일리지번호를

같이 기입하였는데 이왕이면 미국본사에서 사죄의 뜻으로 무료 마일리지를 제공하였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은 있었습니다.
5 Comments
낙화유수 2004.09.29 22:05  
  낙화유수의 좌우명 권리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 받지도 동정 받지도 못한다는 어귀를 금과옥조로 알고 지내는 사람입니다.
한때 오리엔트 타이 항공사와 적지인 태국에서 맞짱을 떠서 당당하게 저 혼자만 호텔숙박과 다음날 비즈니스 클래스로 엎그레이드된 좌석을 배정 받기도 했구요.
참 잘한 사례입니다.
주인공의 당당한 권리주장에 경의를 표하며........
그렇지뭐 2004.09.30 03:41  
  참 잘하셨습니다.
가장 중요한것을 하셨군요,,
앞에서는 시끄럽게 하다가 뒤에는 우물우물,,,
이러면 아무것도 되는것이 없는데,서면으로 문제 제기하시고,그 결과를 통보 받고, 정말 잘 하셨습니다,짝짝짝!
강이스이 2004.12.14 08:33  
  짝짝짝 ........... 아 그냥 읽고 지나가려 하는데 .. 정말 속이 다 시원하네요 ^^;
유스따 2005.01.08 10:34  
  속이 다 후련하네요
저도 몇번 비행을 했지만 특히 일본행비행은 하여튼 썩 개운치가 않거든요 안대도 없다하구 물수건도 없다하구 한국인이 거지처럼 보이는지.... 저만 없이 보이는건지 암튼 일본갈때도 전 대한항공 이용할랍니다
바람돌이 2005.02.16 11:26  
  출국하는 분들에게 홍보책자로 나눠드리고 싶은 글입니다.. 정말 잘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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