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 안 하길 정말 잘했다.
작년의 일입니다.
라차다에 있는 코끼리...어쩌고 하는 식당에 가서 주인과 잠시 얘기를 나누고
가이드를 포기 했습니다. 물론 그 주인도 가이드를 오래 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다 자리를 잡아서 식당까지 차렸노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그사람은 나를 기억 못 하겠지만 난 생생히 기억합니다.
그저 태국이 좋아서 머물 수만 있다면 가이드라도 하겠노라...는 순진한
생각은 그 주인의 말을 듣고 여지없이 깨지더군요.
최소 3개월에서 그 이상의 기간을 무보수로 공부(?)를 해야한다더군요.
아마도 그런 갖가지 기술들이겠지요. 사람 다루는 일부터 시작해서요.
그 주인이 이런 얘기를 해주더군요.
사람을 잘 다루는 것도 물론이지만... 예를 들어서 식당에 밥을 먹는다고
합시다... 그럴 때에 손님들이 이거 먹기싫다. 딴 거 없냐? 그렇게 물을 때에
그거밖에 없다. 먹기 싫으면 굶어라...라고 할 정도가 되어야 가이드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얼마나 삭막한 얘기입니까?
물론 사람을 상대로 하는 일이니까 기본적으로 간,쓸깨 빼놓아야 하는 건
당연지사입니다. 그정도는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뻔히 눈에 보이는 사기 아닌 사기를 쳐야한다는 사실에 가이드의 꿈을
접었답니다. 그리고 불법이라는 사실도 꿈을 접는데 한몫 했지요.
현지 한국인 가이드 거의가 불법이라는 것은 다 아는 비밀이지요.
일부, 극히 일부이겠지만 서비스의 기본이 팁이라고 생각하는
그런 몰지각한 가이드들이 있는한 욕 먹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째서 팁이 먼저입니까? 좋은 서비스가 있으면 팁은 절로 나오는 거
아닙니까? 단돈 1,000원이라도 내놓아야 서비스를 한다니... 그런 썩어빠진
생각을 하는 가이드가 있는한 욕 먹는 건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구조적 모순과 무조건 싼 가격만 바라는 왜곡된 여행관도 한몫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너무 지나치기 때문에 욕을 먹는 거 아닌가요?
얼마가 적당한지 감이 잘 안 오지만 어느 정도의 옵션은 기분좋게 참여하고
또한 가이드 역시 사정이 이만저만하고 여러분들 싸게 오셨지 않냐?
바가지 요금 씌우지 않으니 큰부담 가지 않는 범위에서 옵션들 하세요...
라고 얘기한다면 누가 가이드 욕을 하겠습니까?
그저 돈만 생각하고 여행객 기분은 전혀 헤아리지 않고 바가지에만 혈안이
된 몰지각한 가이드는 욕 먹어도 싸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전차로......가이드 안 하길 정말 잘 했다고 생각합니다.
객지에서 고생하는 많은 선량한 가이드들에게는 괜히 미안하네요...
저... 개념 없는 놈입니다.
긴 글 쓰기 참 힘드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