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 투어에 대한 나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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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키지 투어에 대한 나의 생각

니키 1 823
안녕하세요, 지난주 푸켓에 다녀온 니키라고 합니다.

일단 회사생활하는 신랑의 짧은 여름휴가일정에 맞출수있고,
가격이 싸고 또한 너무 멀지않고,
해외로 갈수 있을만한 곳...
처음 이렇게 원하는 바를 세우고 나니 태국이 최고더라구요.
전에 졸업여행을 패키지로 방콕.파타야에 갔다왔었는데
음식도 좋고 날씨도 좋고 맛사지도 좋고,
결국 신랑을 꼬드겨 태국행 휴가를 준비한것이 6월 말.
그러니까 두달이나 여행계획을 하고 사전조사를 하고 다녔지요.

일단, 너무 가격이 좋은 패키지를 선택해서 샀습니다.
499.000원에 5박6일.
전세기로 푸켓 직항.
하루는 전일 자유일정.
호텔은 카론비치.

이리저리 여행정보를 알아보면서 첫번째로 들었던 생각은
'아싸~내가 패키지 너무 잘골랐네~!!'였습니다.
비행기값도 안되는 가격에 좋은 숙소에 세끼 식사제공에...
쇼핑이랑 옵션이야 가서 안하겠다고 하고
하루 자유일정을 잘 이용하면 현지가격으로
일일투어도 할수있을것 같더라구요.
구체적인 계획이 세워지자 이름대면 알만한 랜드사에
하루짜리 일정게획을 의뢰했는데
다들 간단한 질문에 답변만 해주고 일정을 안받아주는거예요.
그때는 '너무 가격이 싼거라 안해주나?'라는 생각이 설핏 들대요.
(그때 제가 실례를 저지른걸 잘 몰랐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런저런 글들을 정보조사라고 마구 읽어대고 있는데,
패키지투어에 대한 불만을 쓴 글들에 대한 리플이 호의적이지 않은
거예요.처음 제생각엔 이해가 되지않았지요.
'금전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일반 가정에서 큰맘먹고
함 나가보겠다는데, 각자 사정에 맞춰 쓰거나 아끼면 되는거지
...아끼는게 죄인가??아니면 없는게 죄인가?'
란 생각이 지배적이었으니까요, 그때까지는...
태사랑에서 직접 여행하신분들의 글을 점점 읽다보니
점점 '이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시작했습니다.
조금씩 현지 랜드사나 가이드의 고충에 대한 시각이
생겨나기 시작하더라구요.

물론 일차적 잘못이야 싸구려 눈가리고 아웅하는
패키지를 만들어낸 국내여행사 잘못이겠지만,
제대로 충분한 조사나 정확한 비교없이 싸다는 이유만으로
구입을 원하는 소비자가 있다는것도 시장을 만들어내는
한 요인이 되겠구나- 이런, 그냥 자유여행으로 갈것을....
하고 후회했을때는 이미 캔슬할수 있는 기간을 넘겨버린후였지요. ^^;;

이제 울며 겨자먹기로 패키지에 따라 나서야하는 심정이 된 저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가이드의 농락(?)과 협박에 넘어가지않고
예정대로 최소한의 금액으로 갔다올수 있을까-에 대한 고심을
시작했습니다. 없는걱정 만들어 하기가 취미인 인생이지요. ㅋㅋ

아예 팁용 1달러짜리이외의 금액은 무조건 바트로 환전해두고
(패키지 옵션은 달러기준이니까, 옵션은 안하리라는 정신적무장)
대략 눈치봐서 따로 팁좀 찔러주고 우린 건들지 말라고 해야지..
여권이랑 현금 맡기라고 하면 싫다고 해야지...
밤에 외출은 소리소문없이 가이드 눈 피해서 나갔다와야지...등등...^^;;

어쨌든 푸켓행 비행기는 잘 도착했고, 공항에서 만난 가이드는
하늘도 무심하시지...9년 가이드 베테랑..아저씨였던것입니다.
거의 현지인에...결혼한 유부남에...이런저런 잔머리라곤 통할리가 없는
잔뼈가 굵은...말도 험하게 하는...새까만 아저씨였습니다. ㅠ.ㅠ
첨엔 얼마나 무서웠는지...

근데, 딱히 제가 싸울일이 없더라구요.
"오늘 일정에 카오랑 언덕 있는데 안가요?"라고 앙칼지게 묻던 아줌마.
(나: 거기 볼거 없는데....)
"무슨 스노클링을 한시간도 안해요? 두시간 해줘요, 두시간!!"
하던 화장 떡칠 여우꽈 아가씨 둘.
(나: 스노클링 30분만 하면 힘들어서 못할텐데....-_-;;)
"내가 피피에 따라가서 옵션을 안하나 호텔에 쳐박혀있나 무슨 차이가
있다고 캔슬차지를 50불이나 받는지 설명좀 해바요!"라던 서슬 퍼런
대학생 커플
(나: ... 여행사시스템에 대해 공부 쫌만 하면 알텐데....글타고 내가 알려
줄순 없고....-_-;;;;;;;;;;)

정말 나중에 제가 알아서 옵션 신청하게 되더라구요.
가이드 그거 진짜 할짓이 아니대요.
너무너무 힘든일이었습니다.
전 그냥 기본적인 옵션만 권하고 쇼핑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사람들 앞에선 무지 무서운거 같지만 정작 일대일로 이야기할땐
상냥하시던 그 가이드 아저씨가 너무 좋아져버리더라구요.
남은 지폐랑 담배 한갑 드릴때엔 도리어 죄송하기까지 했습니다.

만약에, 지금 태국여행 계획하시는 분들은
일단 자유여행 적극적극적극 추천입니다.
외진곳은 어떨지 모르지만 여행자들 많은 곳은 그리 위험하지도
힘들지도 않았습니다.

패키지를 이미 고르신 분들이라면, 그냥 가이드가 하자는대로
하는 게 전부다 바가지일거라는 경계심은 푸시고
걍 맘편히 다녀오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냥 이번 패키지는 다음의 자유여행을 위한 경험이라고 생각하시고...
밤외출을 막는 "최근 살인사건이 일어나었다"는 둥의 심한 거짓말까지 하는
가이드라면 쫌 곤란하겠지만,
체력 되는 한 외출도 하고 현지 물가도 체험해보시되
가이드가 요구하는 가격과 비교해서 쌈나고 하면
정말 여행전체가 피곤해지더라구요...
예상보다 쫌 더 쓰시더라도...그게 다 패키지의 일부더라구요.
너무 잔머리 굴리는게....단순히 내 여행만 생각하는 행동이라면,
가이드나 암것도 모르는 다른 여행객들과의 분위기...이런 것들과
부딪힐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어디선가 "패키지 신청해놓고 그 가격으로 자기 맘대로 놀다오려는
얌체 여행객들"이라는 글이 여행사 입장이 아니라 다른 여행객이
쓴것을 보고 놀랐었습니다.
제가 그런걸 시도했었구요...
또 그런 생각이 바뀐 과정이 있어서..
혹시 그 와중에 "대체 어케해야 하는거샤??"하는 분이 계실까해서
(실제로 그런 혼란을 느꼈었거든요..)
긴글 올려보았습니다.

패키지 여행, 정말 잘 알고 선택하셔야 할거같습니다.



1 Comments
미인 2004.09.05 16:46  
  패키지는 여행이 아니라 관광에 포함시켜야죠...여행은 스스로 준비해서 떠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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