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과 안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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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움과 안락함

봄길 23 1121
낙화유수님의 글에 자주 나오는 개념입니다. 저 자신 부분적으로 봐서 이 용어들 속에 엿보이는 느낌이 낙화유수님의 여행관을 대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개념들을 말씀할 때 다소간 자기중심적인 편견을 그 속에 담고 있음을 느낍니다.
자주 여유로움을 말씀하시는데 낙화유수님의 여유로움은 항상 돈과 결부된 여유로움으로 얘기될 때가 많더군요. 그렇지만 그와 같이 돈을 얼마나 아끼느냐 아니냐에 따르는 여유로움은 실상 진정한 의미의 여유로움을 가리키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와 같은 논쟁은 벌써 다 끝난 것인지도 모르지만 계속해서 낙화유수님이 그와 같은 관점으로 다른 여행자들의 여행 양식을 판단하고 있기때문에 저도 한번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돈과 관계되는 어떤 결과물은 여유로움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낙화유수님이 병용해 쓰는 '안락함'과 상관관계가 크다고 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그때문에 저는 돈과 관계된 어떤 결과물이 '여유로움'이라고 말하는건 부적절한 것이라고 봅니다.
어쩌면 낙화유수님이 '여유로움과 안락함'을 병용해 쓸 때 이 둘 사이의 중요한 차이를 혼동시키려는 무의식적인 의도가 있지는 않나 하는 느낌도 듭니다. 왜냐하면 안락함은 가치중립적인 반면에 여유로움은 가치의 의미가 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그 둘을 병기해 씀으로써 내가 주장하는 것은 꽤 가치가 있는 주장이라고 은연중에 말하고자 복선을 깔고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원효의 사상이나 안빈낙도 내지 호연지기의 사상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진정한 여유로움이 '소유나 해냄'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비움과 무위'의 어떤 것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신과 영혼의 상태란 것을 어느 정도는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진정한 여행의 가치는 안락함이 아니라 오히려 여유로움에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예전에 우리 조상들은 집을 떠나면 고생이라 하면서도 어려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을 늘 하곤 했지요. 저는 몸이 극도로 약한 사람이지만 어려서부터 여행을 통해 고생을 익혔고 또 넓은 세계를 마음에 담았고 현실의 자기에 연연함에서 오는 피곤을 극복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물론 인간은 아무리 아니라 해도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다소간의 안락함을 요구하고 있고 그러기에 아무리 호연지기를 통해 참된 영혼의 여유(자유)를 찾고싶을지라도 여행에 있어 준비는 늘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죠.
그러나 극한 여행은 얼마나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소중한 체험이 되는지요. 애팔래치아 산맥을 종단하는 수천키로의 산악 트래킹, 극점들을 종단하는 탐험 여행, 불사의 사막을 횡단하는 여행들... 이와 같은 것들에는 안락함이란 전혀 없지만 그 때문에 그와 같은 여행에 여유로움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요.
참된 의미에서 여유로움과 안락함은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생각해봅니다. 더구나 그것이 돈과 관계될 때는 전혀 그러하리라는 생각을 저는 해봅니다.
저는 100미터도 전력질주할 수 없는 몸을 가졌기에 오히려 진정한 여유로움을 여행을 통해 얻을 수 있기를 늘 꿈꿔봅니다.
제 말에 마음 상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하나의 의견일 뿐...
23 Comments
낙화유수 2004.08.23 14:32  
  봄길님의 고견 마음에 잘 새겨들었습니다.
좋은글을 접하고 마음이 상할일이 있겠습니까.

어느덧 저의 여행경험도 상당히 쌓여갑니다.
제글에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점은 저도 인정을 하겠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도 초창기에는 전형적인 배낭여행을 했던 사람임을 먼저 밝혀둡니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시절 저역시 멋도 모르고 처음 여행지로 귀착을 한곳이 그 유명한 태국이었습니다.
이유는 없습니다.
단지 많이 듣고, 정보를 접하다보니 어떤 이유 어떤 의미도 없이 무작정 첫 여행지로 정하게 된것이지요.
역시나 무지의 소치로 인해 가이드북에 의존을 해서 여느 배낭여행객과 다름없이 카오산의 허름한 겟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게 되었고 버스이동에 길거리 음식에 일상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또 그것이 진정한 여행의 참맛인양 스스로 위안을 삼고 자아도취에 빠져 지내기도 했었습니다.
1-20밧에 목숨이라도 걸린양 악착같이 깍기도 했었고 멍청하게 공항에서 카오산을 두명이서 이동을 하면서도 택시에 대한 막연한 부담에 공항버스를 타고 이동을 하기도 했었구요.
어느정도 시간이 흐르고 보니 당시의 무지와 철없던 소치의 철부지 행각에 쓴웃음만 나옵니다.
왜냐 당시 경비가 부족한 것도 아니었고 여행마인드 자체가 서민들의 일상으로 뛰어들어 총체적인 그나라 근황을 피부로 접해보겠다는 거창한 목적이 있었던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겟하우스에 숙소를 정하고 버스로 이동을 하고 초라한 길거리 음식으로 배를 채우면서도 호텔에 투숙을 하는 사람들이 부러웠고 항공기로 이동을 하는 사람들의 시간적 여유를 부러워했으며 경비를 여유있게 지출하며 나름대로 빡빡하지 않는 여행을 즐기는 또다른 여행자를 대할때면 역시나 그들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솔직이 마음 한켠에서는 수시로 솟아났었습니다.
당시의 저의 행각을 되돌아 본다면 여행의 무지에서 오는 편견이 상당수 저 자신을 지배했다고 할수 있겠습니다.
겟하우스에 투숙을 하는 진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왜 버스로 이동을 하면서 불편함과 시간적 불리함을 감수해야만 하는가....
왜 굳이 길거리 음식으로 매끼를 해결을 해야만 하는가....
그래서 얻는 이익은 무엇인가.....
과연 시간적, 물질적 비효율성과 불편함을 감수해 가며 이런식의 여행을 고집해야만 하는 이유라도 있단말인가 결국은 경비를 아끼고자하는 편협한 이유때문 아닌가 라는 회의가 들기 시작했습니다.

배낭여행객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저렴한 예산으로 여행을 할수밖에 없다는 점에는 동의할수가 없습니다.

왜냐.....
해외여행이 과거에 비해 많이 활성화 되어있고 인구도 많이 증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도 국내에서 해외로 여행을 할수있는 부류는 한정적일수 밖에는 없습니다.
아마 해외여행을 시간적, 경제적, 기타등등의 이유로 실행에 옮길수 없는 분들은 또다른 배타와 질시의 시각으로 해외여행자들을 바라볼수도 있는 문제인것입니다.
어찌되었건 해외여행을 하시는 분들은 개개인 경제력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어느정도 경제적 여유와 시간적 여유가 뒷받침이 되지않고는 쉽지 않다는 점에는 동의하실줄 믿습니다.
저의 좁은 소견으로는 맨처음 해외여행이 쉽지않았던 당시 젊음과 패기를 무기로 해외여행을 개척한 선각자분들이 여행기를 책으로 출간하면서 부터 배낭여행에 대한 인식이 저렴한 경비와 저렴한 숙소, 저렴한 교통수단, 그리고 길거리 음식을 이용해야하는 것으로 알게모르게 해외여행을 하시는 분들에게 잘못 각인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관이 뚜렷하여 생활에 여유가 있는 분들이 여행지의 실상과 서민적체험을 체득할 목적으로 여행의 패턴이 확고히 확립된 분들은 논외로 치겠습니다.
다만 잘못된 여행정보와 잘못 각인된 여행마인드로 인해 처음 해외여행을 가시는 분들이나 또는 경험자라 할지라도 이러한 배낭여행에 대한 기존의 여행패턴이 인식을 지배하여 막연하게 습관적으로 저렴한 경비로 여행의 전반을 추구 하는것만이 진정한 여행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 뿐입니다.
몸이 재산이고 남는건 시간이다라는 모험심 강한 젊은분들이 저예산 여행에 만족을 하며 헝그리정신으로 여행을 즐기는것에 의미를 두겠다면 이것도 그분들의 자유이니 무어라 간섭할 일은 절대 아닐것입니다.

다만 제가 배낭여행객들의 신경을 건드리는 자극적인 문체를 자주 구사하는 것은 저와같은 여행패턴을 추구하고자 하는 분들도 상당할것이라는 생각에 그분들을 위해 글을 올리는 것이며 또 한편으로는 천편일률적인 저예산 여행을 하는 많은 분들에게 다소라도 인식의 변화가 주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올리는 것입니다.
여유로움과 효율성이 물론 경비의 여유로운 지출과 직결되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효율성만을 염두에 둔다먼 저에게는 시간의 단축을 의미합니다.
일례로 방콕에서 캄보디아를 여행함에 있어 물론 버스가 경비의 절감을 꾀하고 현지의 스쳐지나가는 다양한 삶을 체득할수 있는 잇점은 있지만 여행의 효율성면만을 강조한다면 경비의 절감대신 시간의 낭비가 너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시 항공기로 이동을 한다면 저렴한 경비로 이동을 했다는 만족감에 못지않는 시간적 단축과 장거리 이동에 대한 피로감을 해소할수 있는 잇점을 제공 받게 되는 것입니다.


숙박의 형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겟하우스와 길거리 음식의 서민적인 풍취가 너무도 마음에 들어 겟하우스를 이용하고 길거리 음식으로 매끼를 해결 하겠다는 분들은 나름대로 주관이 확고한분 들이니 이러한 방식  역시도 여행의 의미는 충분히 있을수 있겠으나 그렇지 않고 단지 비용의 절감을 위해 겟하우스를 이용을 하고 매끼니를 저렴한 길거리 음식으로 해결하는 분들은 결국 숙박비를 절감하려는 이유밖에는 없는데 저의 경우 한국과 달리 호텔투숙비용이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도 저렴하기 때문에 한국돈으로 채 4만원이 되지않는 호텔을 이용을 하며 길거리 음식도 물론 좋아하지만 분위기 있는 식당도 자주 이용을 하며 물가 저렴한 국가에서 국력의 신장을 만끽할수 있음에 만족하는 사람입니다.

결론적으로 일반 배낭여행객과 달리 경비의 지출부분에 있어 크게 무리가 가지 않는 한도내에서 이동시간의 단축과 편리함에 따른 시간적 효율성, 역시 적당한 요금의 호텔에 투숙을 하고 적당한 요금의 깔끔한 식당을 이용하며 상대적인 정신적, 물질적 여유로움에 무게중심을 두어 너무 경비문제에 집착을해서 이동수단과 숙박문제에 있어 정신적인 압박감에 스트레스를 받으며 얼마되지도 않는 숙박비용을 아끼려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더욱 중요한 시간적 효율성을 기꺼이 허비하는 대신 상대적인 여유로움을 추구하며 즐거운 여행이 되는쪽으로 여행패턴을 설정하게 된 것입니다.

선택은 자유입니다.
안락한 숙박과 이동수단의 효율성을 배제하고 반대의 상황을 굳이 고집해가며 여행경비의 절감에 의미를 부여하고 만족감을 느끼시는 분들은 기존의 여행패턴을 고수하면 될것이고 이와는 달리 여행의 효율성과 어느정도 안락함을 추구하고 싶으신 분들은 다소 경비의 지출이 증가되더라도 기존의 여행패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시키면 될 것입니다.
그래봐야 총체적인 여행경비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것도 아닙니다.
어차피 여행이라는 것은 돈을 주고 시간을 사는 것 아니겠습니까..........


?_? 2004.08.23 15:54  
  여행이 돈을 주고 시간을 산다구요?? 물론 시간이 없으신분들은 돈을 더주고 빠르고 편한 길을 선택하겠지만 목적지로 가는 과정, 즉... 길 그 자체를 즐기는 것도 여행입니다.
봄길 2004.08.23 16:28  
  돈은 인류가 발명한 가장 재미있고도 유용한 수단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사실 여행을 정말 즐기는 사람들은 자연주의적 경향 때문에 다소 반문명주의적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만 우리가 그런 태도에 너무 치우치지 않는다면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돈이 여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을 애써 부정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돈은 하나의 수단입니다. 어쩌면 자연을 주유하는 여행의 성격에 비춰볼 때 여행에서는 그 영향력이 보다 적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것도 여행의 좋은 도구가 될 수가 있습니다. 물론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몸 자체와는 비교할 대상이 되지 않지만 말입니다.
너무 극과 극으로 치우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자들은 모두가 여도 야도 없고 모두가 다양성을 아우르는 기회들이 상호간 되었으면 합니다.
필리핀 2004.08.23 18:04  
  저도 늘 생각하던 주제여서 제 의견을 몇 자 적어봅니다.

간혹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들을 볼 수 있습니다.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는 사람이 있는 반면, 여인숙에 묵으면서 분식점이나 포장마차에서 김밥이나 오뎅을 먹는 사람도 있더군요.

제게는 왠지 후자가 정겹게 느껴지더군요. 아, 이 사람은 한국을 알려고 온 거구나, 한국을 느끼려고 온 거구나.(그렇다고 전자가 나쁘게 보인다는 말은 아닙니다.)

외국에서 서양애들에게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았습니다. 너 지금 홀리데이냐, 아님 트래블링이야?
걔들은 휴가와 여행의 개념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더군요.
휴가는 1년에 한번 오는 거니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겸 돈을 좀 쓰더라도 편안함과 안락함을 추구하는 반면, 여행은 평생에 한번(주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진학하기 직전인 사람들이 많더군요) 하는 거니 한 푼이라도 더 아끼려고(그래야 하루라도 더 여행하고 한 나라라도 더 가니까) 돈 몇 푼에 바들바들 떨더군요.

우리나라는 아직 이 휴가와 여행의 개념이 정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는 것 같습니다.(정확하게 표현하면 여행 속에 휴가가 포함되는 거지만, 여기서는 편의상 이렇게 구분하겠습니다. 만약 이 구분이 거슬리면 휴가=단기간 여행, 여행=장기간 여행, 이렇게 생각하시면 좋겠네요.)
법으로 정해진 휴가도 상사 눈치 봐가면서 써야 하는 직장이 아직도 많은 나라이다 보니 더욱 그 구분이 애매한 게 아닌가 싶군요.

암튼 저는 외국에 나가면 현지인들에게 제 모습이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을 가끔 해봅니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우리는 손님(여행자)이고 걔네들이 주인이니까요...
몰디브 2004.08.23 23:37  
  배낭여행이 반드시 춥고 배고픈 여행만이 아니라 생각합니다.각자의 형편과 사정에 맞춰서 겟하우스에서 잘수도 있고 아님 적당한 가격의 호텔에서 잘수도 있고 그런거 아닌가요?
그렇기 때문에 태사랑 같은 곳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배낭여행 패턴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어느분의 여행기처럼"저는 여행경비를 부모님이 지원해주시고 그래서 일등석이 아니면 불편해서 못다녀요"라는식에 글만 아니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낙화유스님 같은 분들의 여행정보도 유익하다 생각이 드네요.
여행고수님들 앞에서 주제넘은 소리 한건 아닌지 모르겠네요..꾸벅.
봄길 2004.08.24 14:37  
  애 땜시 병원서 잠을 자고 아직도 병원에 잇으니... 모두다 감사합니다. 태사랑 지인들 대부분 참 좋은 분들이에요.
johnny 2004.08.24 20:40  
  자녀분 하루 속히 쾌차하시길.
봄길 2004.08.24 21:09  
  오늘 얘길 들으니 3주는 기저귀로 살고 다음에 3개월을 휠체어 생활을 해야한다고... 하네요. 뭐가 뭔지.
중3인데 병원과외를 시켜야할 것같습니다. 노트북도 아예 사서 ebs를 듣게 하든가.
어쨌든 계속 신경을 써주시니 너무 고맙습니다.
도우너 2004.08.25 00:27  
  그동안의 여행의 뒷심으로 봄길님의 이 난관을 잘 극복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어린 딸아이가 있는데 봄길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플지는 짐작이 가네요....
봄길 2004.08.25 01:35  
  여행에 있어 시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시간은 여행을 위한 하나의 기회입니까? 아니면 여행의 창조물입니까?
적어도 여행에 있어서 시간은 여행을 위한 기회(챤스)이기보다는 여행의 창조물이 아닐까 저는 생각해봅니다.

많은 경우에 사람들은 너무 과도하게 여행의 효율성을 생각합니다. 특별히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유독 많이 집착하는 것을 우리는 볼 수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수시로 자기의 시계를 쳐다보면서 자신의 여행이 가치있고 멋있는 것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알맹이 없는 주마간산이 될 것인가에 조바심을 내곤 합니다.

그러나 제 생각에 여행은 어떤 영웅들이 그러는 것같은 모험담과는 다른 그 무엇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여행은 우리가 살아가는 실재의 세계에서 이뤄지는 체험들임에 분명합니다. 반대로 그것은 신화의 세계를 추구하는 기회는 아닌 것입니다.
우리는 여행과 우리가 어릴 때 보고 꿈꾸었던 신화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화는 우리로 하여금 미지의 세계를 꿈꾸도록 자극시킴으로써 그 소임을 다하였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볼 때 분명히 시간이 여행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이 시간을 창조합니다.
여행을 할 때마다 우리는 어떤 신비의 보물을 추구하는 신화의 주인공들이 될 필요가 없습니다. 뭔가 일상에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그런 가치있는 그 무엇을 경험하는 것이 좋은 여행이고 그러기에 효율성있는 여행이 중요하다고 조바심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와 다른 사람들의 삶과 모습과 또 현실을 우리의 시간들 위에 새겨두는 것으로... 그리하여 우리의 시간들이 여행을 통해 새로운 것들로 채워져서 새로이 창조되어가는 것을 즐거워하고 경탄하며 맞이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은 어쩔 수없이 타성에 젖은 일상의 삶에 의해 생의 시간들을 정말 죽은 시간들로 무미건조하게 흘려보내는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산들을 보아도, 나무를 보아도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을 맞으면서도 아니면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웃는 모습을 보면서도 우리의 시간(인생)은 아무 것도 채워지지 않은 채 지나치고 있을지 모릅니다.

여행은 이와 같은 생의 진부함을 새롭게하는 창조적 기회가 아닐는지... 그것은 독서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더 짜릿한...
저는 생의 진부함을 소위 고답적인 멋진 것들로 채울 수가 없음을 알고 있습니다. 여행은 비워진 마음에 채워지는 한 줄기 빛과 같습니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보지 못하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고 느끼지 못하던 것들을 느낄 수 있게 되고 지리하게만 느껴지던 인생의 단조로움이 그 무엇인가로 채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나게됩니다.

우리의 여행이 만일 그럴 수만 있다면... 그토록 멋잇고 그토록 우아하고 그토록 장엄한 그런 것들로 우리의 여행의 순간 순간을 가득 채우는 그런 것들은 다 헛된 미몽임을 깨닫게 되지 않을는지요.
비움은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워밍업. 조바심을 버려야할 것을 느낍니다.

추신: 십 몇년전 처음 해외여행으로 인도를 다녀올 때 항공료 10만원을 아끼느라 싱가포르항공을 탔는데 창이 공항에서 13시간인가 머물더군요. 그 땐 아무 것도 모르고 공항에 갇힌 채 시간을 다 낭비했는데 10만원 때문에 그런 짓은 다시 안할 거라고 그 때 다짐을 했죠. 정말 시간을 죽이는 바보 짓도 있기는 하죠.(221.144.165.153)
Ha JS 2004.08.25 13:29  
  여행은 어떻게 보면, refresh고 또배고픈 사람들 입장에서는 배부른 소리죠... 배낭여행,여유있는 여행 무슨 상관입니까, 여행의 목적을 몰랐던 다른 나라 문화(포장된)를 느끼는게 가장 큰 목적인 것 같은데.....
봄길 2004.08.25 13:40  
  우리는 여행을 하면서도 여전히 눈에는 안대를 하고 귀에는 귀마개를 함으로써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시간을 보낸 수가 있다는 말이죠. 아마 그게 낙화유수님이 말하고자 하는 가장 통탄할 시간낭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만...  타성과 편견을 그대로 가지고 여행을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겠죠.
올바르게 다른 나라 문화를 느끼기를 바란다면 개방성이 중요하겠죠. '뭐 저래'가 아니라 '아! 저렇구나' 하는 마음 씀씀이 말입니다.
방랑자 2004.08.27 03:58  
  남들이 무얼 먹든,어디서 자든,어떤걸 이용하든 여행에는 정도가 없습니다.시시콜콜한 논쟁은 그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봄길 2004.08.27 08:24  
  이곳은 여행에 대한 자기 생각을 나누도록 만들어진 창입니다.
님이야말로 아무 개념없이 말하는 시시껄렁한 여행관을 함부로 토해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여행은 그렇제 시시한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남아돌고 돈이 남아돌고 충동이 주체할 수 없이 남아돌아 하는 것이 여행은 아니란 말입니다.
님의 말대로라면 여행은 방랑 이상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지 않을까요.
내가 알기로 여행은 인간이 지식을 얻고 세계를 넓히는 가장 뛰어난 방편인 줄로 알고 있습니다.
개념없고 철학이 없는 여행은 바퀴벌레가 온갖 곳을 쏘다니는 그 무엇과 다를 바가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들이 무얼 하든 시시콜콜한 논쟁을 그만 두라 하시는데 님은 웹상에서의 토론의 기본 예의를 모르시는군요.
님이야말로 남들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조용히 듣거나 창을 끄거나 하는 법을 배워야 하겠습니다.
방랑자 2004.08.27 13:10  
  화살이 저한테로 돌아 온건가요!!
충분히 논쟁 하시는거 이해 갑니다만 봄길님은 화를 갖고 말씀 하시네요.글속에 화가 넘 담겨 있는거 가터~~!!
말씀을 조리있게 하시는 것두 중요하지만 남들이 볼때에 이해 할수 있게 중립의 입장에서서 말씀 하시믄 좋겠습니다.님글 보믄 짜힝 나여 ㅋㅋ
봄길 2004.08.27 13:56  
  때때로 사람은 중립의 위치에 있기 힘들 때도 있답니다.

화, 그럴 지도 모르지요. 울화같은게 지금 내 마음 속에 가득 있을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나름대로 절제 있는 말을 하려고 노력합니다.

오히려 다른 이들의 대화를 시시콜콜한 논쟁이라고 치부하는 님은 올화가 치민 사람을 만날 때 신사적인 대우받기를 포기해야 하지 않을까요.
방랑자 2004.08.27 14:56  
  울화 치민 사람들을 달래며 이해해 달라는 소리로 들립니다.^^
대성주유소 2004.08.30 18:40  
  방랑자씨~~! 재미없어요.
여행 2004.08.31 16:11  
  백과사전에찾아보아소...

요약
일정 기간 다른 곳에 가는 일. 물고기·조류의 계절적 회귀운동, 개체수가 급증할 때 레밍쥐의 집단적 이동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듯이 여행은 동물의 일반적 행동양식이다. 인류의 여행은 신체의 이동과 함께 다양한 물질문화를 전달하는 방법을 발달시킨 점에서 다른 동물의 여행과 다르다. 미개사회에서는 여행이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설명
일정 기간 다른 곳에 가는 일. 물고기·조류의 계절적 회귀운동, 개체수가 급증할 때 레밍쥐의 집단적 이동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듯이 여행은 동물의 일반적 행동양식이다. 인류의 여행은 신체의 이동과 함께 다양한 물질문화를 전달하는 방법을 발달시킨 점에서 다른 동물의 여행과 다르다. 미개사회에서는 여행이 생활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것이다. 이동적 채집수렵민(아프리카 남서부, 오스트레일리아, 남아메리카 남단부에 많았다)의 밴드(각종 관계있는 몇 가족으로 이루어진 소집단)의 여행은, 언뜻 보기에 동물의 일반적인 채식행동(採食行動)과 비슷하지만 생활용구 운반이라는 조직적인 기술이 개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완전한 인류의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정주생활과 이동생활을 계절적으로 바꾸는 반이동민족(半移動民族;북극권·북아메리카서부에 많았다), 2곳의 정주지 사이를 계절적으로 이동하는 이목형(移牧型)의 반정주민족(북아메리카 대평원에 많았다)에게도 여행은 생활유지의 절대적 조건이며, 에스키모와 같이 이동·운반수반·주거형태 등에 특이한 발달양상을 보인 예도 있다. 정주민족에게는 식량을 구하기 위한 목적의 여행이라기 보다는 자신들의 기술로 운반할 수 있는 다양한 물자(흑요석·장식품 등)를 교역할 목적으로 원거리 여행을 하거나, 또는 남자들의 수렵·전투행동·성인식의 일부로 치러지는 여행이어서 여행이 유형화·조직화되기도 하였다. 도시와 농촌으로 이루어진 복합사회의 여행은, 조직화·제도화에 따라 인간에 의하여 식량 등 많은 물자가 도시로 집중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성립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농산물 반입·납세·타지방 취업 등을 위한 농촌거주자의 도시로의 여행, 수공업물품의 원·재료 입수와 판매 실태조사와 순시 등을 위한 도시주민의 농촌으로의 여행, 나아가서는 도시간의 관계유지를 위한 도시거주자의 도시간의 여행 등이 있다. 일부에서는 오락을 위한 여행도 있다. 복합사회내부에서 잘 드러나는 수공업자·예능인의 이동생활은, 유랑하는 예술가들이 보여주는 것처럼 한 곳에서 생업을 영위하기가 어려운 적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합사회 외부에는 일반적으로 저밀도의 여러 미개사회가 분포하는데, 사례에 따라서는 운반수단을 갖추어 활발한 이동을 하는 유목민 등 비정주 <여행민족>이 복합사회 내부로 침입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민족이동은 인류사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였다. 복합사회를 형성·유지시키는 기능을 가진 종교적인 여행은 일반주민의 성지 여행(巡禮), 성물(聖物)·신격(神格) 등에 필요한 지역으로의 여행(神位의 聖遷), 신격의 여행과 같은 형태의 성직자의 여행(求道旅行) 등으로 나뉜다.

여행 2004.08.31 16:13  
  레크리에이션으로서의 여행
근대 이전 한국에서는 휴양이나 오락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 드물었다. 시인묵객들의 명승지 탐방, 불교신자들이 명산대찰(名山大刹)을 찾아가 치성을 드리는 일 등이 간혹 있었을 뿐이다. 유럽에서는 15∼16세기에 우편마차(역마차)가 발달하고 연선(沿線)에 숙박시설이 들어섰으며, 그 무렵에 이미 역마차의 발착시각을 알려주는 여행안내서가 있었다. 여행자는 주로 상공업자·순례자·관리 등이었다. 19세기에 들어와 철도가 등장하여 장거리여행이 쉬워지자 여행자도 급증하였는데, 이에 따라 여행안내서도 많이 나왔다. 19세기 중엽 이후 철도망의 발달, 산업의 발전에 따라 대도시를 중심으로 호텔 등의 숙박시설도 충실해졌다. 그러나 서민들의 관광여행은 일반화되지 않았다. 이 시기에 독일에서 반더포겔운동이 시작되어, 1904년에 규약이 만들어졌다. 이 운동은 곧 독일 전역으로 펴져나갔으며, 제 2 차세계대전으로 한때 사라진 듯이 보였으나 전후에 부활되어 각국으로 전파되었다. 반더포겔은 청소년들이 캠프 등 여행을 통해 새로운 풍물에 접하고 견문을 넓히며 자연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는 건전한 운동이다. 26년 독일에서 탄생한 유스호스텔은 반더포겔에서 파생한 건전하고 값싼 숙박시설이다. 한국에서 여행이 일반화되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의 일이었다. 레크리에이션을 목적으로 한 여행이 활발해진 시기도 산업화와 맥락을 같이 한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생기자 여행은 점차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해외 여행도 이제는 특별한 것으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다. 최근의 동유럽권개방에 따라 여행할 수 없는 곳이 거의 없어졌고, 청소년들은 캠프생활·도보여행·배낭여행 등의 여행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의 여행은 더욱 세분화·전문화될 것이고, 특히 레크리에이션으로서의 여행이 보편화 될 것으로 보여, 건전한 여행문화의 개발과 정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 2004.08.31 16:17  
  태국에 다녀와서 느낀점이 마지막줄에 있는듯하오..
건전한 여행문화의 개발과 정착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쩌비... 건전하게 태국을 다녀왔지만 갠적으로 이탈을 꿈꾸어 보아소..

지나가다. 2004.09.07 22:08  
  봄길님 뭐 하는 분인지요? 무지 궁금 하네요..
봄길 2004.09.07 22:48  
  아이들을 바라보며 거기서 자신의 남은 미래를 보고 있는...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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