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오리엔트 타이항공 사건?을 겪고나서....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이번 오리엔트 타이항공 사건?을 겪고나서....

Lisa 16 2430
요즘 오리엔트 타이항공에 대해 말들이 많죠.

흠...저도 말많은 오리엔트를 타고 심하게? 고생을 하고 목숨?까지 위협을 받았던 터라 한마디 적겠습니다. 전 2년전 여름에 오리엔트를 한번 이용했던 경험이 있었기에 요즘 올라오는 글들에 대해서 오버같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2년전에는 이번처럼 형편없지는 않았거든요.

이번에 뉴스에도 나왔었지만...아주 간략하게 상황만 정리되어 나왔더군요. 그날의 끔찍했던 상황이 리얼하게 표현되지는 않았네요.

전 2월 6일 11시 20분 출발하는 오리엔트 타이항공을 타고 출국해서 2월 9일 10시 25분에 귀국하는 마지막 오리엔트 타이편을 탔습니다.
출국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었습니다. 40분 정도 늦게 출발했지만 항상 그래왔던 것이라 그냥 그려려니 했습니다.

방콕과 코창에서 3박을 지내고 돌아오는 날 리컨펌을 하기 위해 저녁 6시경 홍익 여행사에 들렀더니 거기 여직원이 오리엔트 시간이 1시간 앞당겨졌다는 소리를 하더군요. 그것도 1시간전에 바뀐 사실이 통보되었답니다. 정말 기가막혀서...홍익에 들르지 않았더라면 그 사실도 모르고 공항에 늦게 도착할뻔 했지요.

전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공항에 갔습니다. 2시간 전에 도착하여 수속을 밟고 9시경 보딩을 했지요. 10시, 11시가 넘어가는데... 비행기는 출발할 생각을 안하는 겁니다. 에어컨도 안나오는 찜통같은 비행기 안에서 두시간이 넘도록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출발할 때를 기다렸지요. 사람들은 참다참다 에어컨좀 틀어달라고 했지만 틀어주지 않았고 결국 비행기의 양쪽 문을 열어서 바깥공기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이번에는 바깥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오며 사람들이 웅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복도로 나가 열려진 문으로 비행기 엔진쪽을 쳐다보는데... 웬 연기가 피어오르더군요. 마치 화재가 난것처럼 말입니다. 두려움에 떨며 비행기가 오늘 출발하지 못할 것 같은 예감이 들더군요. 사람들은 내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그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엔진에서 기름이 터졌답니다. 그래서 역류해서 바깥으로 터진거라고.. 헉...정말 그말을 듣고 맛이 갑니다. 또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비행기에 다시 정유차가 와서 연료가 공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12시 15분쯤 이륙한다는 방송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비행기 상태가 좋지 않아서 우리는 불안했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자리를 지켜야했지요. 비행기가 이륙후에도 비행기에서는 어떤 서비스도 없었고 물 한잔이 고작이었습니다. 1시 30분쯤 치앙마이에 도착했습니다. 2시가 넘었는데도 그곳에서 승객들을 태우지도 않고 출발할 생각도 안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2시 40분 경? 장내에서는 어떤 여자분(한국분)께서 방송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지금 비행기가 고장이나서 4시까지는 출발이 힘드니까 내려서 대기실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했지만 찜통같은 비행기에서 내려서 대기실로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지요.

기내의 짐을 챙겨서 우리는 대기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대기실에서 무작정 기다려야 했습니다. 그곳에서는 모든 상점들이 닫혀있었고 국제 전화기 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전화기 중 단 두개만 국제전화가 가능했고 그것도 동전으로만 가능한 전화기였답니다. 3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추위와 배고픔에 떨며 밤을 지냈습니다. 음료수조차 사먹을 수 없는 그곳에서 우리는 공항에서 제공하는 물한잔으로 겨우 목을 축이고 1시간 넘게 기다려서 요청한 기내용 담요를 받았으나 그것조차 모자란 형편이었습니다. 새벽 4시가 넘어서니 배고픔을 참다 못해 기내식을 줄 것을 요구했고 그것으로 요기를 겨우 했지요.

오리엔트 직원측에서 6시 경에는 비행기를 탈 수 있다고 했으나 그것은 거짓말이었습니다. 8시쯤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거라는 못믿을 약속을 또 믿고 우리는 계속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신문지를 깔고...혹은 의자에 불편하게 기대어...정말 난민들이 따로 없었답니다. 사람들은 피곤에 지쳐갔습니다. 9시 경 우리는 1시쯤이나 비행기를 탈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 소리를 듣고 정말 아득하더군요. 더 웃기는 건 공항 측에서 대기실에서는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으니 게이트쪽으로 나가서 기다리라는 겁니다. 안 그러면 공권력을 투입해서 강제로 추방을 시키겠다고... 우리가 점거하고 싶어서 있는 것도 아니고 정말 너무하다 싶었습니다.

오리엔트 측은 그때서야 호텔을 제공할테니 거기서 기다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사람들은 항공사측의 잇단 거짓말 때문에 가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공항에 남아 있는 것이 조금이라도 빨리 출발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했기때문이죠. 9시 30분경 40여명만이 호텔로 갔습니다. 호텔에서 점심을 먹고 샤워를 하고 나니 프론트에서 2시 45분에 비행기가 출발할 거라고 바로 내려오라고 하더군요. 반신반의 하면서 우린 다시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치앙마이 공항에서만 13시간 기다릴 끝에 우린 비행기를 탈 수 있었습니다. 방콕에서 3시간 오버돼었으니 우리가 결국 기다린 시간은 16시간이었습니다. 정말 기가막힌 하루였죠.

승객을 모두 태운 비행기는 만석이었습니다. 단 한자리도 남지 않았죠. 승무원이 앉는 자리조차 승객들로 메워졌습니다. 노후된 보잉 747비행기가 이 많은 승객들과 화물을 싣고 과연 이륙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습니다. 이륙하는 순간 얼마나 조마조마 한지...힘이 딸려서 항공기가 뜨는데 너무 불안하더군요. 착륙할 때까지 비행기의 흔들림은 예사롭지 않았습니다. 결국 비행 내내 뜬눈으로 불안하게 왔습니다. 기내식은 전날 준비해 놓은 거였는지...밥에서 쉰내가 나더군요...ㅡ.ㅡ 반도 못먹었습니다. 식중독 걸릴까봐...

인천공항에 저녁 9시가 넘어서 도착 짐을 찾고 우리는 항의를 하기 위해 기다렸습니다. 오리엔트 한국지사 측에서 50불을 보상금으로 준다고 하더군요. 우리의 목숨값이 그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기가막혔습니다. 결국 협상을 거듭 100불을 받기는 했지만 밤 11시가 넘겨서 공항바닥에서 피곤한 몸을 쉴 수가 없었지요. 지방으로 가는 사람들은 항공사 측에서 제공해주는 호텔에서 쉴 수 있게 했습니다.

정말 오리엔트 타이 더이상 타고 싶지 않습니다. 아니 타지 않을 겁니다. 이번 마지막 비행기를 끝으로  더 이상 운항하지 않았음 합니다. 만약 이 비행기가 치앙마이 경유가 아니었다면...직항으로 인천까지 왔더라면 오다가 어떤 사고가 났을지.... 정말 끔찍하고 아찔합니다. 사람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싼 항공기...거짓말만 늘어놓으며 아무런 대책도 없는 오리엔트 타이항공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리엔트는 이것에 대해 아무런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방콕에서는 인천으로 오는 도중 단순히 기체 고장으로 치앙마이로 회항된 것으로 나왔더군요.

이번 마지막 비행에 외국인은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오직 우리나라 분들..특히 패키지 여행객들이 많이 타셨지요. 젊은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할아버지 할머니들 그리고 아이들...정말 고생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탈수증세로 쓰러진 남자아이도 있었거든요.

여러분~~좋은 항공기 타고 다닙시다. 조금 비싸더라도 목숨 값보다는 싸다고 생각지 않으십니까?

16 Comments
잠꾸러기 2004.02.14 01:07  
  오리엔트가 아니라 푸겟 항공아닌가요? . 치앙마이경유편 
요술왕자 2004.02.14 01:38  
  오리엔트 타이도 역시...
고구마 2004.02.14 01:47  
  이런...무척 공포 스러웠겠다. 오는 내내 얼마나 맘을 졸였을까.. 아..가격경쟁력이 있는 항공사였는데 좀만 잘하면 좋으련만..
사랑 2004.02.14 08:46  
  요왕님과 고구마님께서 나란히 나타나기는 처음이당..!! 으하하핫...심봤다. 두분이서 어디에서 이 글을 올렸을까 궁금타....아...나의 호기심은 정말 못말려...참...아기는 아직없습니까?  벌써 작명까지 해놓았는데요...요마...어때요...??? 이 리플은 게시판 성격에 맞지 않다고 지우실려나...암튼..  오리엔트 타이...무서버요
요술왕자 2004.02.14 08:58  
  흐흐흐 요마.... 함 고려해 보죠....
2004.02.14 11:52  
  한심하다..
냉무 2004.02.14 13:30  
  오리엔트타이 항공사 폐차직전의 항공기 사들려서 운항을 시작한 회삽니다.. 태국 왕족 뭐시기가 설립해서 누구도 터치를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지금은 뱅기들이 퍼져서 2월 한달동안 취항 안합니다..  싼게 비지떡입니다.. 명심하십시요..
나비 2004.02.14 13:56  
  그래 정말 조마조마했겠다 .리사야
주변인 2004.02.14 19:02  
  헐 -_-;;
빨간풍선 2004.02.15 13:42  
  모 사이트에서 퍼온글입니다. 오리엔트 타이항공에 대한 답글인데요... <br>
------------------------------------------ <br>
전 이용은 안해보구 보기만 했읍니다. 제가 공항서 근무하거든요. <br>
항공기는 1960년대에 만들어진 항공기로 jal에서 안전상 싸게 판걸 그 항공사가 <br>
인수한것입니다. 돈이 정 궁하면 타도 안전은 보장 못하죠.보통 747-400대당 가격이 <br>
1500억합니다. 그 항공기는 747-200으로 아마 40억 정도 일겁니다. <br>
요즘 그 항공기 쓰는 항공사가 거의 없거든요, 차로 치면 포니2정도 입니다.
.. 2004.02.15 13:52  
  오리엔트 타이 타 본적 없고 실상을 알았으니 절대로 안타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 비행기라도 기를 쓰고 타야겠다는 여행자들 문제로군요. 외국에 안나가면 어떻게 되기라도 합니까? 차라리 그냥 집에서 방콕하는 것도 좋을 듯 하군요.
아부지 2004.02.15 14:55  
  역시..돈은 좀 더 주더라도 안전상의 확율이 높은걸로 타야하는군..너무 싸서 한번 이용해볼까하던 맘이 싹 사라졌음........-ㅁ-;
김규석 2004.02.16 11:16  
  리사 고생 많았다. 무사히 돌아 왔다니 다행이다. 끝판에 여행 망쳐서 기분이 그렇겠다.  다음에 한번 보자 <br>
..님 2004.02.16 18:59  
  기를 쓰고 타겠다는 여행자는 자기돈내고 타는겁니다.님이 타던말도ㄴ관여할바아니고 외국에안다니면 어떻게되기라도하는게아니라 자기목적잉 ㅣㅆ으니 갈사람은 가려는 겁니다.님은 아무것도한거없으니 가만히있기바람다.
이철호 2004.02.26 10:50  
  내용중간에 '항공사에서 호텔을 제공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그거 틀린겁니다. 치앙마이에 있는 여행사에서 제공한겁니다. 항공사에서 아무 조치를 안해서 그냥 여행사에서 했답니다. 물론 나중에 비용은 받았겠지만
오. 2004.03.18 16:14  
  2년전에 오리엔트 탔었는데, 선명하게 찍힌 JAL 로고며(로고 교체하는 수고도 하지 않았더군요.), 심하게 흔들리는 기체가 불안했었져. 서비스는 그정도까지는 아니었어도...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