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과 꿀이 흐르는 구두쇠들의 나라(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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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과 꿀이 흐르는 구두쇠들의 나라( 에필로그 )

김성형 12 974
97년 3월에 시작된 나의 여행은 98년 5월 28일 내가 돈무앙을 떠나
 
김포에 도착하는 순간 끝이 났다 ..


그 이전에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
 
많은 젊은이들은 배낭을 메고.. 미지의 세계를 찾아,,, 꿈을 찾아 떠났다..


하지만 그들중 자신이 꿈꾸던 그런 파라다이스를 찾아내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난 내가 꿈꾸던 이상향을 찾지는 못했다,,

내가 그리워 하던 파라다이스는 본래 존재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내가 찾을 수 없었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은 내게 "참으로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여행을 통해서 내가 얻은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많은 것을 잃어 버렸다,,

대학 1학년부터 7년간을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내가 배낭여행을 떠나고 얼마뒤에 결혼을 해 버렸고



97년 봄에 구했던 직장을 포기하고,, 여행에 오른 뒤

귀국후 그놈의 IMF 덕에 난 정말로 눈물을 삼키며

그저 아무 직장이나 들어 갔다.



딱 한가지 내가 여행을 하고 나서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졌다는 것이다..



처음 여행을 시작 했던 중국의 천진에서 만난 어느 중국학생에게

난 한국식당에서 근사한 저녁을 샀다,,,
 
그 중국 학생이 비싼 밥 먹고 한다는 소리가

“ 매운걸 먹으니 속이 느끼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뭘 먹으면 속이 편하니" 하고 물으니

“자기는 기름이 듬뿍 들어간 걸 먹어야 속이 편하다"는 것이다.


그랬다 ,,


매운걸 먹으면 개운하고 기름기 있는 걸 먹으면 느끼하다는 건

나의 선입견이요,, 편견이었던 것이다.

즉, 누구나 자기가 습관이 되어 있는 음식이 가장 편한 것이다,,,



인도도 여행했고 중국도 여행했다,,

두 나라의 공통점이 무엇일까,,

그렇다,,,

사람이 많고 땅이 넓다,,

아주 오래전부터 두 나라는 땅이 넓었고,,  사람도 많았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두 나라 모두 4대문명 발상지이기 때문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좁은 소견으로는

땅이 평평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이나 인도 모두 우리나라나 유럽보다도 먼저 형성된 땅이다.

그래서 오랜 풍화작용의 영향으로 두나라는 땅이 평평하다.
 

땅이 평평하니 인구의 이동이 용이하고,, 그래서 공통된 문화와

문자를 공유할 수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분열과 통합을 반복하면서 결국에는 하나의 정치세력으로

국가로 뭉쳐 질 수 있었던 것이다,,


인류가 무한히 똑똑하고,, 잘난 것 같아도,,,

결국은,,,

바람과 물의 작용에 의해 국가의 크기가 결정되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거의 모두가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그래서 혹자는 중국인들의 검소함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물론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나의 좁은 소견은 이렇다..

앞서 말했듯이 중국은 거의 모든 도시가 평평한 땅이다.

그러니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기가 용이하다,,

그래서 자전거가 대중화 될 수 밖에 없었다,,

重慶과 같이 언덕이 많은 도시에서는

자전거가 그다지 유용하지 않을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내가 이스라엘에서 느낀 점도 그렇다,,
 
난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

그래서 일찌감치 히틀러의 “나의 투쟁”이라는 책을 읽을 기회가 있었다.


사실 다 읽지는 않았다,,

조금 읽다가,,,

별 미친 사람이 쓴 책도 출판이 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이스라엘에서 돌아와 처음으로 읽은 책이 나의 투쟁이었다..

그리고 난 감동했다,,

특히 그 책의 제 8장 민족과 인종 편에서,,

그는 유대인에 대해 너무나도 자세히 그리고 정확하게 묘사를 했다.



물론 이스라엘에서 생활을 하고 오신 분중에는 나와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신 분도 많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일년에 보는 외국 영화의 80퍼센트 이상이 헐리우드 영화다 ..
(물론 지금은 많이 다양화 되었다고는 하지만)


그리고 그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자중 소위 큰손들은 거의가 유대인이다.
(스필버그 감독, 더스틴 호프먼,찰리 채플린, 우디 알렌, 해리슨 포드,

바브라 스트라이젠드  등도 모두 유대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가 어려서부터 보는 영화속의 히틀러는 악마이고,,

유대인은 천사로 묘사된다,,


그럼 진실은 그 반대라는 말인가 !!


아니다 ,,,,


진실은,, 히틀러는 독일의 정치가 였으며...

유대인도 보통의 사람이었을 뿐이라는 것이다.



우리시대 젊은이들은 火炎(화염)병을 들고,거리에서 ‘양키 고우 홈“을 외쳤다.

“Guess" 청바지를 입고서 말이다.


시위가 끝나면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고,

KFC에서 치킨을 뜯고, 코카콜라를 마시며 말이다.
 

“람보3“를 보기 위해 한 시간을 줄을 섰고,

미국비자를 받기 위해 하루를 줄을 섰다.


“억울하게 죽은 두 여중생을 추모하기 위해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그러나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


우리가 미국이라는 강대국에 군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만

종속되어있는 가 ?,,,


우리는 문화적으로 사상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도 그들의 노예가

되어 버린 지 오래이다.



그리고 이제는 세상을 보는 눈 마져도 그들에게 빼앗겨 버렸다



미국의 대 이라크 1차전쟁(일명 걸프전)이 한창일때 ,

지금은 유명 정치인으로 변모한

M모 방송국의 아나운서는 이렇게 말했다,,


세계의 모든 언론이 “페르시아 만”을 “걸프”라고 바꾸어

부르고 있으므로, 우리나라 언론도 세계적 추세에 맞추어

“걸프” 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페르시안 만(Persian Gulf)"이란 ..

영국이 제국주의 시절 중동지역을 점령하고 지도를 만들면서,,

페르시안 인이 살고 있는 바다(灣)라고 해서 그렇게 불렀다.

이라크 사람들이 그렇게 이름지어 부른 것이 아니다.
 

1991년 당시에도 미국의 CNN과 일부 외국 언론만이

그 곳 “페르시아 만”을 “Gulf”라고 불렀고,,

지금은 CNN 마져도 그 곳을 다시 “Persian Gulf”라고 부른다..



1991년 대 이라크 1차전쟁 당시 “부시(애비 부시)” 정권이

마치 미군이 침략자로써 페르시아 사람들의 영토에서

전쟁을 하는 것처럼 보여지는 것이 싫어서 ,,
 
그야말로 언론 프레이를 한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전략에 우리나라의 소위 엘리트 집단인

방송국의 우수한 두뇌들은 충실히 그들의 의도대로 움직였고 ,,


순진한 한국인들은 그것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십년이 지났다..


물론 우리나라 방송국들은 아직도 그곳을 “걸프”라고 자랑스럽게 부르고 있다.



"반미" 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 유대인" 하자는 것은 더욱 더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눈으로 세상을 보지 못한다.

지난 수천년간 우리는 어쩔 수 없이 그들 강자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도, 또 앞으로도 얼마나 오랜세월을 그들이 요구하는 데로

세상을 보아야 할지 모른다.


그러나 배낭여행은 그렇지 않다..

그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


책에 쓰여진 데로 ,, TV에 나오는 데로 세상을 보아 오던 내가

진정,,  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가

바로 여행인 것이다.


여행을 낭만이나 견문을 넓히는 것에 의미를 두시는 분들도 많지만

나의 경우는 그렇다..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고 ,

나만의 눈을 가진다고,,

세상이 알아주는 것은 아니다,,

一圓 한푼 생기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경험해 보라,,

강요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보다 ,,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 가를...



마지막으로 여행을 떠나시는 많은 분들께 한가지만 말씀드리고자 한다.


내가 오늘 가지고 떠나는 "달라"는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내돈을 내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누구의 것이란 말인가 ??

돈은 물론 여러분의 것이다...



내가 아주 어렸을 때 짜장면 한그릇 값이 콜라 한병의 값과 같았다..

지금은 짜장면 한그릇 값으로 콜라 몇병을 사먹을 수 있다.


지금도 인도나 중국, 태국에서는 콜라 한병 값이 국수 한그릇 값과

같거나 비슷하다..


물가 이야기를 하자고 하는 것이 아니다,,


즉, 우리나라 돈의 가치가 삼십년 전에 비해 놀라울 정도로

상승을 했다는 것이다.(IMF때 한번 망하기는 했지만)


그럼 한국원화의 가치가 왜 상승을 했을 까,,

시간이 지나니까 그래서 자연스럽게 상승했을 까 ??

물가가 올라서 원화의 가치도 상승했을 까.??

 
아니다 ,, 멕시코 같은 나라는 지난 삼십년간 지속적으로

화폐의 가치가 하락했다..


우리 원화의 가치는 우리가 그만큼 "달라"를 많이 벌어 들였기 때문이다.



50년대 우리는 피를 외국에 팔아 외화를 벌었다.

60년대 우리는 젊은 목숨을 베트남에 바쳐 외화를 벌었다.

70년대 우리는 피땀을 중동의 사막에 뿌려 외화를 벌었다.


자기 키보다도 낮은 구로의 어느 다락방에서 재봉질을 해서 외화를 벌었고,

오뉴월 땡볕에 밭을 갈고 모를 심어 ,, 그렇게 외화를 벌었다.


그렇게 수많은 이름 모를 선배들이 흘린 피와 땀이

오늘날 우리의 원화 가치를 높였고,

그덕에 우리는 외국에서 편하게 여행을 할 수도 공부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가 외국에서 여행하고 공부하면서 얻은 경험이나 지식의

일부는 반드시 사회에 환원해야 하며,,

단돈 1"달라"라도 소중히 생각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약소국가의 백성들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가지도 않을 것이며,,

또, 그렇게 살아서도 아니 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젊은이들은 저 바깥 세상을 향해 끊임없이 힘차게 뻗어 나가야만 한다.

 

감사합니다...


2003년 08월 08일

中國 西安에서

12 Comments
Kim S H 2003.08.08 19:18  
  정말  잘 읽었습니다.    마지막글은  정말  제  가슴에  와 닿는  말씀이네요.  감사합니다..
INDY 2003.08.09 00:08  
  아~ 앞으론 뭘읽고지내나...
^^ 2003.08.09 02:26  
  서안에 사시는군요. 제가 좋아하는 도시죠. 서안에는 세번을 갔었는데...님은 신비로운 고대도시에서 뭘하시는지^^ 시간 있으시면 멜 주세요. 궁금한 점이 있어서^^ <a href=mailto:qhfk759@hanmail.net>qhfk759@hanmail.net</a>
주니 2003.08.09 05:51  
  잘 읽었습니다. 좋은 여행하시고 행복하세요..
효니얌..^^ 2003.08.09 09:52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
2003.08.09 11:46  
  항상 잔잔한 감동과 웃음을 주시는글 감사해요 <br>
다음엔 중국기행문 올려주실거죠... <br>
마파람 2003.08.09 12:45  
  맞습니다. 정말 공감이 가는 부분은 <br>
<br>
"딱 한가지 내가 여행을 하고 나서 얻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 졌다는 것이다.." <br>
  정말 동의합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나라의 소중함도 나라의 비참함도 알게되는..
잠만보 2003.08.10 02:23  
  정말 잼있게 잘 읽었습니다^^ 많은 걸 생각하게 되는군요 에필로그는...^^ 감사합니다*^^*
한사람 2003.08.11 20:50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값진 여행을 하시고 돌아오신거 같아 앞으로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는 많은분들의 본보기가 될것같군요 *^^* 감사합니다 <br>
시간이 허락하시면 설에서 소주한잔 하심이 ~~~~ <br>
<a href=mailto:jorba119@daum.net>jorba119@daum.net</a>
우와~~ 2003.08.16 02:01  
  정말 끝내줍니다. 이래서 우리나라도 많이 바꼈다니까요.. 대단합니다.
자나깨나 2003.08.16 03:14  
  많은 생각을 주는 글입니다. <br>
주셨으니 고맙지요... ^^* <br>
이런 생각을 갖고있는 분이 계시니 정말 든든합니다. <br>
감동먹고 뿌듯합니다. <br>
아흐~~ ^^
카루소 2003.08.16 20:34  
  글,, 감동 적이였습니다.....님이 청룡소구에 사시는 분이군여,,,^^..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