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걸로 기분이 더러워 질 수도 있구나..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내가 이런 걸로 기분이 더러워 질 수도 있구나..

sarnia 11 794
 

=======

오늘 웨스트에드먼튼몰에 가서 묘하게 착잡한 느낌이 드는 광경을 목격했다. 

 

곧 문을 닫는 Forever 21 웨스트에드먼튼몰 지점 바로 윗층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유니클로 매장이 새로 개장했다.   

 

 

994B6D4D5DC89076174F8D

 

99D1FB465DC890951A7E5E

 

 

아시는 분을 알고 모르시는 분은 모르시겠지만, 

한국계 미국기업 Forever 21 이 파산절차(Chapter 11)에 따라 전 세계 700 개 매장 중 상당수 매장들을 폐점했거나 폐점한다

웨스트에드먼튼몰 지점도 폐점 대상들 중 하나다.  

 

Forever 21 은 어떤 기업인가?  

 

1981 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 당시 나이 27 세의 동갑내기 한인 부부가 나타났다. 

군사독재정권이 지배하는, '사우스코리아'라는 나라에서 온 그 초라해 보이는 젊은 커플은 잔뜩 주눅든 모습으로 커다란 이민트렁크를 힘겹게 끌고 공항 입국장을 빠져나왔다.   

들은 LA 이곳 저곳을 전전하며 주유소 잡일, 세차, 식당 주방 설겆이, 한인상점 점원 등 온갖 종류의 허드렛일을 하며 힘겹고 고달픈 미국이민생활을 시작했다. 


3 년 후, 약간의 돈을 모은 그들은 한인타운 골목에 30 평 남짓한 작은 옷가게를 열었다. 

그  젊은 부부는 이 가게 이름을 Forever 21 이라고 지었다.


개점 첫 해, 

영업이익이 1 만 불이 될까말까하던 이 영세 옷가게는 30 년 만에 revenue 38 억 달러 (약 4 조 4 천 억 원) 규모의 미국 5 대 의류업체로 성장했다.  

 

송강호 가족이 사는 밑바닥 동네에서 출발해, 박사장네 집 따위는 거들떠 볼 겨를도 없이, 미국 400 대 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미주한인이민사에 기록될만한 '장벽넘기 끝판왕'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얄궂게도 이런 시기, 

즉 미국과 일본이 합동으로 문재인 정부을 향해 무자비한 압살행보를 자행하고 있는 이 가뜩이나 암울한 시기에, 

한국계 동포 기업 매장이 쫓겨나듯 내가 가장 자주 다니는 샤핑몰을 떠나게 되고, 

그 바로 윗층에 한국 본토에서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유니클로가 대규모 매장을 새로 개장했다. 

 

오늘 대충 둘러봤는데, 

이 매장은 지난 10 월 내가 가 본 한국의 유니클로 홍대지점은 물론이고, 

부산 센텀시티 롯데타운에 있는 매장보다도 규모가 큰 것 같았다. 

 

매장이 아니라, 아예 샤핑몰 한 블럭 전체를 차지해 웸(웨스트에드먼튼몰의 줄임말)안의 유니클로 타운을 이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물론 내가 떠나는 기업을 한국계라고 해서 슬픔으로 전송할 이유도 없고, 

새로 개장한 매장이 일본계라고 해서 빨리 망하라고 고사를 지내거나 저주를 퍼 부을 이유도 없다. 

 

근데 오늘 한 장소에서 그런 광경을 목격한 기분이 유쾌한 것은 아니다. 

묘하게 기분이 더럽고 착잡하다.   

 

 

994DF24D5DC89120176292

 

99DAA7465DC8916419054F 

9956A94B5DC891EF18A1EC

 

웸에서 가장 위치가 좋은 노른자위 아이스링크 광장

 

1 층에 곧 문을 닫을 한국계 Forever 21 웸 지점이 있고, 

2 층에 새로 개장한 일본계 유니클로 매장이 있다. 

 

이제 Forever 21 이 우위를 점하고 있던 북미 패스트패션 의류시장에서 조차 유니클로에게 그 자리를 넘겨주고, 

웨스트에드먼튼몰의 Forever 21 지점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다.     

 

 

991D153C5DC8AEF506CA88

 

 도쿄 신주쿠에서 우연히 싸르니아의 앵글에 잡힌 Forever21  

99FFA33B5DC8AF0E040B09

NY 브로드웨이에서 우연히 싸르니아의 앵글에 집힌 Forever 21 

 

11 Comments
이런이름 2019.11.11 11:46  
월마트 아시안식품 아일에서 한국라면이 차지하던 면적이 줄어들며 그 자리가 일본라면으로 채워진 느낌과 비슷하려나요?
(팔도 도시락면과 농심 짜파게티가 없어지고 니씬과 이찌방 라면이 들어왔어요.)
그나마 태국산 마마라면으로 채워지면 신기하기라도 한데 일본산으로 채워지니 은근히 속상해지더군요.
sarnia 2019.11.11 12:00  
아마 그 기분 이상일 겁니다.
웸에서 포에버가 나가는 것도 알았고 유니클로가 들어올 거라는 것도 알았지만, 여행갔다가 귀국한 후 오늘 처음 웸에 가서 그 현장을 직접 보니 그냥 착잡하더라고요.

근데,, 팔도도시락면 말씀을 하시니까 생각났는데, 여기 사람들은 팔도도시락면을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요. 육개장 사발면이 더 나을텐데.. 해도 아니래요. 팔도가 더 맛 있다고 하더군요.
이런이름 2019.11.11 12:49  
혹시 덜 매워서 그런 건 아닐까요? 어쩌면 냄새 때문일지도 모르겠네요. 육개장면 냄새가 조금은 더 (비호감스럽게) 자극적이였던 것 같았어요.
제 입맛으로는 도시락면이 매운맛이 덜하고 (덜매워서 그런지) 단맛이 약간 더 있다고 느꼈어요.
sarnia 2019.11.11 23:49  
그럴수도 있겠군요.
오래 전에 사각형 도시락처럼 생긴 팔도도시락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뜨거운 물 부어놓고나서 잊고 있다가 한참 지나서야 생각이 나서 먹은 적이 있는데요.
퉁퉁 불어터진 도시락면, 참 인상적인 별미였습니다. 그 후 한동안 도시락면을 그런 식으로 일부러 불려서 멋었던 기억이 나네요.
Binny 2019.11.11 17:45  
저도 forever21 즐겨입는데 이제 옷은 어디서 사나 싶네요 ㅠㅠ
Spa 브랜드가 커질수록 환경과 제3국엔 안 좋은 영향인 걸 알지만 당장 지갑이 얇으니..ㅎㅎ
티나 원피스를 주로 forever21에서 사서 입은 터라 영 아쉽네요 ㅠ
sarnia 2019.11.11 23:52  
한국도 온라인은 닫는다고 나오는 군요.
다른 나라에 비해서 지점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자라나 GAP, H & M 등등, 다른 스파브랜드들은 한국에도 있는 것 같아요.
저는 GAP 옷을 몇 번 입어봤는데, 무겁고 착용감이 별로라 이제 입지 않아요.
sarnia 2019.11.12 08:53  
포에버 파산이유에 대해서는 이 글 주제가 아니라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8 월에 이미 블룸버그가 포에버 파산신청 가능성에 대한 보도를 하면서 시장적응능력이 부족했다는 진단을 한 바 있습니다.
한국일보에 좀 더 자세한 기사가 나왔는데
기사 말미에 '장 씨 부부가 종교를 경영에 이용했다'는 말은 무슨 말인지 궁금하군요.
돈 벌어다 교회에 다 퍼 줬다는 이야기인지, 아니면 다른 이야기인지 모르겠습니다.

첫 링크는 블룸버그 기사 중 하나고 두 번 째는 한국일보입니다.

https://www.bloomberg.com/news/articles/2019-08-28/forever-21-is-said-to-prepare-potential-bankruptcy-filing

https://www.koreatimes.net/ArticleViewer/Article/123280
이런이름 2019.11.12 16:45  
https://sundayjournalusa.com/2019/10/03/%EA%B8%B4%EA%B8%89%EC%99%80%EC%9D%B4%EB%93%9C%ED%8A%B9%EC%A7%912-%ED%8F%AC%EC%97%90%EB%B2%84-21-%ED%8C%8C%EC%82%B0%EB%B3%B4%ED%98%B8%EC%8B%A0%EC%B2%AD%EC%97%90-%EB%8F%99%EC%A0%95%EB%A1%A0

포에버21이 노동법 위반으로 소송 당했을 당시에 LA에 있었는데 그때 자바시장에서 원단장사를 하던 분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와 유사한 부분이 많더군요.
(위의 주간지는 정론지라고 하기엔 부족한 점이 있지만 아주 가끔씩 괜찮은 기획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호루스 2019.11.12 21:14  
유니클로가 아니라 다른 매장이었다면 그렇게 기분이 나쁘진 않았겠죠?
sarnia 2019.11.13 00:55  
아마도요.
유니클로가 아니었다면 포에버21 도 무심코 지나쳤을겁니다.
쌈장1101 2019.11.13 14:32  
콩심은데 콩카고 팥심은데 팥나는법입니다
갑질끝판왕의 말로를 봅니다
그러면서 교회일을 한다고 ㅉㅉㅉㅉㅈ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