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휴가는 망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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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휴가는 망했어요.

이런이름 10 498
이번 휴가는 좀 엉망이였습니다. 여행 중에 일정을 2번씩이나 크게 수정하며 처음 계획과는 달리 엉뚱하게 끝나버렸죠. 역시 여행은 누구와 함께 하는가는 무척 중요한 부분인 듯 합니다. 특히 세대차이가 크다면 틈틈이 의견조율이 무척 중요한 부분일 듯 합니다.

또한 여행하는 방법이나 여행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 다른 경우에는 상당히 당혹스럽더군요.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사진을 통해 무심함을 가장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은 제법 신선해 보이기도 했지만 이질감이 꽤 느껴지기도 하더군요. 아마도 앞으로는 블로그나 여행기 등에 올라와 있는 사진들을 보면 자연스러움을 억지로 연출했을 장면들을 상상하며 빙그레 웃게 될 것 같습니다.

휴가는 역시 혼자나 아내와 둘이서 보낼 때가 제일 좋은 것 같습니다.
10 Comments
비육지탄 2019.11.08 22:40  
지구상 모든 종교의 근본이 "사후의 세계"인것처럼
지구상 모든 여행기의 근본은 "과시"입니다.
철저하게 혼자이고 싶다며 떠난 오지에서도 와이파이 안되면 몹시 답답해 합니다ㅎ
이런이름 2019.11.09 02:16  
진짜 그런 거 같아요. 사진만 찍으면 되고 완상(玩賞)이라는 건 아예 없더군요. 이번 휴가를 통해 패키지 관광을 꽤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나이에 관계없이 패키지 관광이 맞는 사람들이 분명히 있어요.
비육지탄 2019.11.09 13:45  
그럼 제가 그 완상이라는걸 즐기는 사람중 하나겠군요 ㅎㅎ
예를들어 루앙프라방 하늘이 해질녘쯤 되면 2분마다 색깔이 바뀌면서
기가막힌 장면이 연출되는데 그럴때 전 카메라를 빼지 않습니다.
온전히 육안으로 즐기고 싶어서요.
음식사진 찍는것도 겸연쩍은 일이라 여겨 없고요..
나이 먹을수록 외모도 점점 쉣이라 제 사진도 가급적 안찍고..
그러고보니 폰에 별로 건질만한 사진이 없네요..이런 ㅠ
이런이름 2019.11.09 16:55  
아마도 그런게 완상이겠지요. 식사로 치자면 꼭꼭 씹어먹는 식습관쯤 되려나요?

노을을 이야기를 하시니... 저는 태평양 한가운데와 뉴멕시코 사막에서 봤던 노을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보통 해질 무렵이 되면 공연한 스산함에 빨리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편인데 위의 두 곳에서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캄캄해질 때까지 그저 하늘만 멍하니 바라보았었지요. 앉아서 봤는지 서서 봤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정신없이 있다가 문득 별들이 이마 위로 쏟아져 내릴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을 느끼고서야 안으로 피했던 기억이 나네요.
비육지탄 2019.11.09 18:00  
저도 세번쯤 그런 경험이 있어요.
자이살메르 낙타투어의 첫날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직전 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에서,
32사단 신병교육대 연병장에 누워서 ㅠ
특히 태국은 볼 수 있을법도 한데 어디에서도 그런 별들을 본적이 없습니다
이런이름 2019.11.11 10:36  
총총하다 못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별들을 보신 적이 있으셨군요. 그런 밤하늘 아래 있으면 별들이 내는 소리(?)에 저절로 신비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 한 기분이 들곤 하지요.

이번 여행에서 그런 사막의 밤하늘을 꼭 보여주고 싶었는데 밤하늘보다는 라스베가스의 전기불빛을 더 좋아하더군요.

태국의 교외지역이라면 그런 밤하늘이 펼쳐질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렇지도 않은 모양이군요. 아쉽네요.
루이시니 2019.11.14 12:48  
무심함을 가장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ㅋㅋㅋ 너무 공감합니다ㅋㅋㅋ 저도 그런 분들이랑 여행가면 너무 힘들어요.... 저한테 자꾸 찍어달라고 하거든요. 여행 스타일이 맞는 분이랑 여행하는게 정말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느껴요
이런이름 2019.11.15 16:27  
제 휴가이기도 했는데... 저는 거의 운전사의 역할이였어요. 뭘 보러 갔었나 싶은 심정이였지요. 힘든 코스도 아니고 목발이나 지팡이를 짚고도 다니는 길이였는데 입구에서 사진을 찍고나면 끝이였어요.
gnebd 2019.11.21 14:22  
저도 공감해여 약 이년전 정말 친했던 친구와 베트남 여행 다녀오고 의절했습니다 그 전에도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지만 의절할 정도는 아니어서 그냥 넘어갔던 일들이 해외여행가서 한꺼번에 빵 터졌거든요 그때 아 이친구랑 나는 정말 안맞는구나 절실히 느껴 다녀온후 확실히 선 그었어요 또 다른 친구는 결혼까지 약속했었던 남친과 여행후 헤어졌구요 잘 맞는 사람 구별하는데는 해외여행만한게 없는 것 같더라구요 ;;
이런이름 2019.11.27 12:13  
맞아요. 여행만큼 상대방을 살펴 볼만한 기회가 흔하지는 않은 듯 해요. 물론 동시에 나도 드러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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