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로케 현장인줄도 모르고 갔다온 포항 구룡포
정확히는 포항 구룡포의 일본인 가옥거리인데요, 인천의 동인천, 군산의 월명동 뿐만 아니라 포항에도 일제강점기 시절의 적산가옥거리가 보존이 되어 있더라구요. 그 시절...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서 수탈한 자원을 송출해 보내는 주요 항구들이어서 그 역사의 이야기가 어려있는 곳이에요.
전 사실 군산은 알았지만 포항에도 있는줄은 얼마 전에야 알았다는... 부끄러워라... 혹시 이 도시들 말고도 그런 역사가 있는곳이 있다면 짚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하여튼 우리가 방문한 때는 바로 얼마전... 휴가철도 다 지나고 찬바람 휭휭 부는 계절이긴하지만
주말을 낀 날이여서 그런가 그 크지않은 거리에는 사람들로 꽤나 많이 붐볐어요.
근데 이 마을 초입에 무슨 이상한 안내도가 있는거에요.
'웅산마을 게장 식당' 약도가 있었는데 여기가 게장으로 유명한 곳이였나? 하긴 항구니까 그럴수도 있겠네...싶었어요. 포항 하면 제일 먼저 과메기만 먼저 떠오르고, 게장은 여수, 인천 이쪽 지방이 유명하다고 생각했거든요. 약간 대로변으로 나오니 게장은 아니지만 게를 쪄서 파는 식당들도 엄청 많이 있더라구요.
그건 그렇고 동네를 좀 걷다보니까 가게 앞에 무슨 동백꽃 어쩌고 저쩌고 간판을 붙여놨던데 요왕 왈
– 여기서 드라마 찍었나... 저거 요즘 하는 드라마인가?
저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 아니야 . 예전에 뭐 여기서 로케이션 했나봐... 공효진 사진 있는 걸 보니 좀 된거같은데...?
하고 말았거든요.
근데 여기 놀러온 젊은 커플들은 무슨 상점앞에서도 사진 엄청 찍어대고 막 그러더라고요.
그렇게 동네를 무심하게 구경하고 나왔는데, 헐~ 알고보니 그 동백꽃 드라마가 지금 방영하는 거였어요. 게다가 요즘같이 시청률 안나오는 시기에 20프로를 찍는다나 뭐래나, 그렇지 않겠어요.
우연히 채널 돌리다가 마침 그 드라마하길래 좀 지키고 봤더니 뭔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게 있었어요. 중간에 봐서 맥락 파악은 잘 안되지만 그냥 얼마전에 갔다온 곳을 TV 드라마에서 본다니 신기한 걸~ 하는 맘에 봤는데도...
마치 드라마의 감정선이 '눈이 부시게'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보통사람들의 이야기이다보니 그래 맞아~ 하면서 동질감도 느끼다가, 미스테리가 같이 맞물려 돌아가니 마음이 쫄깃하기도 하고... 호기심이 살짝 나서 VOD로 초반부를 보고 있는데...
아아... 이럴줄 알았으면 그 때 그 거리를 그렇게 무심하게 걷는게 아니였는데 까멜리아에도 들어가 보고 막 그래볼걸...^^
물론 그 상점 앞에도 '외부 로케이션만 이곳에서 하고 실내 촬영은 다른곳에서 했다'라고 씌어있긴 했어요.
그래도 드라마 내내 멋진 배경이 되어주는 그 산동네의 풍경이 왠지 낮익고 정겹습니다.
이 드라마 작가가 30대 중후반의 여성이라는데 대단하네요. 이 작가의 전작인 '백희가 돌아왔다.'도 재미있게 봤던 기억도 새삼 나면서 말입니다.
하여튼 얼마전에 잠깐 들렀다 후다닥 빠져나온 구룡포 마을, 사진 정리하다 몇장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