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완나품에서 뱅기 놓칠뻔한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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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완나품에서 뱅기 놓칠뻔한 썰~^^;;

필리핀 24 857

 

저는 국제선의 경우, 뱅기시간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도록 스케줄을 짜요.

 

오랜 여행 경험으로 뱅기시간 2시간 전에만 도착해도 무난하다는 걸 알지만,

 

촉박하게 일정을 짜면 길이 막히거나 교통사고가 나는 등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 낭패를 보기 마련이에요.

 

 

저가항공은 뱅기 놓치면 환불액이 미미해서 뱅기표 날리는 셈이고,

 

메이저항공사도 변경수수료+항공료 차액을 따지면 금액 부담이 상당하지요.

 

때문에 1시간 정도 일찍 움직이면 어느 정도 안심이 돼요.

 

 

 

저는 뱅기시간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기 위해서

 

방콕에 있을 때는 뱅기시간 4시간 전에 공항으로 출발하고

 

파타야에 있을 때는 뱅기시간 5시간 전에 공항으로 출발해요.

 

 

 

얼마 전 여행 때는 마지막 날 파타야에 있었는데

 

귀국 뱅기가 밤 11시 30분이라서 7시에 출발하는 389버스를 탔어요.

 

7시 버스를 타면 4시간 30분 전에 출발하는 것이라서 약간 애매했지만,

 

6시 버스를 타면 너무 일찍 가는 셈이라서 그렇게 선택했어요.

 

 

 

비수기라서 그런지 버스에는 승객이 절반 정도밖에 없어서 혼자 2좌석을 차지하고 편하게 출발했어요.

 

파타야를 출발한지 1시간 30분쯤 지났을 무렵,

 

도로도 별로 막히지 않아서 이제 20여분쯤 지나면 수완나품공항에 도착할 참이었어요.

 

버스가 갑자기 푸르릉~푸르릉~하고 이상한 소리를 내더니 도로 가장자리에 스르르 멎는 것이었어요.

 

그러더니 운전사가 “@#$%&*&%$#@”라고 중얼거리면서 버스에서 내렸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운전사는 돌아오지 않았어요.

 

저를 포함해서 몇몇 성질 급한 승객이 버스에 내려 운전사를 찾아보니 버스 뒷편에서 엔진을 살펴보고 있었어요.

 

운전사의 표정이 심각해서 뭐라고 물어보지도 못한 채 잠시 지켜보았어요.

 

이윽고 운전사는 다시 운전석으로 돌아와서 시동을 걸었으나...

 

버스는 푸르릉~푸르릉~ 소리를 몇 번 내더니 엔진이 꺼지고 말았어요.

 

운전사가 10여 차례나 다시 시도를 해보았지만 여전히 시동은 걸리지 않았어요.

 

그러자 운전사는 손전화를 꺼내들더니 어디론가 잔화를 해서 울먹일 듯한 목소리로 뭐라고 뭐라고 했어요.

 

그리고 잠시 후, 승객들을 향해 “버스 체인지, 뉴 버스 컴!”라고 하는 것이었어요.

 

순간 버스 안에는 잠시 정적이 흘렀어요.

 

 

저는 재빨리 손목시계를 들여다봤어요. 그때 시각은 8시 40분.

 

뱅기시간 3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한다는 제 원칙대로라면 이미 공항에 있을 시간이었어요.

 

문제는 뉴 버스가 이곳에 언제 도착하느냐는 거였어요.

 

 

서양 할배가 “뉴 버스는 언제 오냐?”고 운전사에게 물었어요.

 

그러자 운전사는 “뛘띠 미닛!”이라고 했어요.

 

서양 할배는 시계를 들여다보더니 그 정도면 괜찮다는 표정으로 안심하는 눈치였어요.

 

그러나 저는 오랜 태국여행 경험으로 “뛘띠 미닛”이 20분이 아니라 2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예상대로 운전사가 말했던 “뛘띠 미닛”이 한참이나 지나도 뉴 버스는 오지 않았어요.

 

몇몇 승객들은 버스 바깥에서 줄담배를 피워대며 초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어요.

 

얌전히 자리에 앉아 있긴 했지만, 제 속마음도 뱅기 놓칠까봐 똥줄이 타고 있었어요.

 

시계는 어느새 9시를 넘어서고 있었거든요.

 

 

 

6시 버스를 탈걸 왜 7시 버스를 탔지ㅠㅠ

 

뱅기 놓치면 다른 뱅기라도 타고 귀국할 수 있을까?

 

아니면 내일 가야 하나? 추가 비용은 얼마나 들까?

 

버스 고장 때문에 늦었다는 걸 항공사에 증명하면 구제받을 수 있을까?

 

그런 증명서는 어디서 받아야 하나?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는 복잡하고 마음은 점점 초조해졌어요.

 

시계는 어느새 9시 30분을 지나고 있었어요.

 

 

 

공항 체크인 카운터는 몇 시에 문을 닫지?

 

뱅기시간 1시간 전이던가, 1시간 30분 전이던가?

 

1시간 전이면 지금이라도 버스가 와주면 아슬아슬하지만 가능은 한데

 

1시간 30분전이라면...ㅠㅠ

 

 

 

제 속마음이 돌솥밥 바닥처럼 새까맣게 변했을 무렵, 마침내 뉴 버스가 도착했어요.

 

구조선을 만난 난민들처럼 승객들은 우르르 몰려가서 앞 다투어 버스에 탔어요.

 

그때 시각은 9시 40분...운전사가 뉴 버스를 보내달라는 연락을 한지 1시간이나 지난 뒤였어요.

 

 

승객들의 초조한 마음을 아는지 운전사는 빠른 속도로 버스를 몰기 시작했어요.

 

날렵하게 생긴 승용차들을 휙휙 추월하면서 달려가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속력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기본 덩치가 있는지라 버스는 10시가 넘어서야 수완나품공항에 도착했어요.

 

 

 

버스가 멎자 저는 재빨리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가 짐을 부리나케 찾아서 체크인 카운터로 달려갔어요.

 

빛의 속도로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한 저는 여권을 내밀면서 카운터 직원에게 물었어요.

 

“체크인 카운터는 뱅기시간 몇 분 전에 닫나요?”

 

“1시간 전입니다.”

 

 

오오! 그 말은 지금까지 제가 태국을 여행하면서 들은 가장 기쁜 말이었어요.

 

제가 체크인카운터에 도착한 시간은 뱅기시간 1시간20분 전이었거든요!!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바람에 한참이나 마음을 졸여야 했지만,

 

결국 저는 무사히 뱅기를 타고 잘 귀국했답니다~ㅎ

 

 

 

이 글 읽는 분들께서는 여유 있게 준비해서 낭패 보거나 마음 졸이는 일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들 즐건 여행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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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Comments
cafelao 2019.09.30 15:37  
그래서 저는 하루전 출발할 도시에 와 있어요.
동남아는 변수가 너무 많아서 출발일 하루전에 와 있어야 맘이 편하더군요
필리핀 2019.09.30 16:17  
태국은 그나마 나은 편인데
라오스나 캄보댜는 왠지 불안하죠~ㅠㅠ
냥냥 2019.09.30 16:14  
저도  강박증이 있어서  전날 도착해야해요.
그러고도  맘이  불안해서  차라리  공항가서  편하게  있자하고  다섯시간전에  출발하는...ㅜㅜ
이  몹쓸  강박증...
필리핀 2019.09.30 16:18  
저는 솔직히
돌발상황으로 인해 귀국이 좌절되어서
여행이 연장되기를 바라는 마음도 쪼큼 있었어요~^^;;
펀낙뻰바우 2019.09.30 21:21  
ㅎㄷㄷ 역시 무서운 분이십니다.~~~
타이거지 2019.09.30 16:22  
최소,.세네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 맘이 편하다는..
필리핀님 스케쥴과 같습니다^^
그나저나..
똥쭐 타셨겠써요 ㅡ.ㅡ" 공항이라면 더욱더..
장거리 버스 길거리에 퍼져..세월아네월아...따오 언제 가니...
따오에서...나오는 길..네시간 연착 기차역...훨남퐁에 갈 수는 있는 거냐 ㅜㅜ
벗뜨.
이런 추억들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똥쭐 탓던 삼팔구..오래 기억에 남으실 겁니다 ㅋ
필리핀 2019.10.01 11:16  
타이거님처럼 장기여행 하시는 분들은
세월아~네월아~짜이 옌옌~넘넘 부러워요ㅠㅠ
Binny 2019.09.30 17:01  
아유 글만봐도 감정이입 제대로네요 ㄷㄷㄷㄷㄷㄷ
인천 갈 땐 2시간 남짓 전에 가고
사실 해외에서도 중국, 러시아 같은 경우 아니면 2시간 전 도착을 목표로 하고 출발하는 편인데
남편이랑 같이 다니게 되고는 그런 경향이 좀 줄었어요.
남편은 최악의 변수를 생각하는 매우 보수적인 남자라 저도 좀 일찍 출발하게 되네요 ㅎㅎ
필리핀 2019.10.01 11:17  
결혼 잘 하셨네요~^-^
펀낙뻰바우 2019.09.30 21:56  
글이 뭔가 막 찌릿찌릿..역시 작가님의 글 솜씨네요.ㅎㅎ

읽으면서 계속 으..답답...으 답답...그러면서도 이미 공항 도착했을 때 간발의 차이로 뱅기 놓치고 망연자실을 기대하게 만드는 글입니다..이부분 잘 캐치하셔서 아슬아슬 무엉타이 소설 함 부탁드립니다.ㅎㅎ
필리핀 2019.10.01 11:19  
그렇잖아도 대한민국과 태국을 종횡무진하며 활약하는
어떤 인물의 일대기를 대하장편소설로 집필하려고 계획중인데
주인공 이름을 요술뺀바우로 할지 펀낙고구마로 할지
아직 결정을 몬해서 진도가 안 나가고 있어요~ㅠㅠ
싱하럽 2019.09.30 22:33  
저도 버스잘못타서 체크인카운터 50분남기고 겨우 들어간 기억나네요 타이항공이었는데 저보고 빛의속도로 뛰라고 하셨던...  그후론 3시간전에 갑니당
필리핀 2019.10.01 11:20  
허걱! 50분 전인데 무사탑승하셨군요!!
아마도 우샤인볼트가 나타난줄 알았을듯~ㅎㅎ
담뽀뽀 2019.10.01 01:31  
저는 일본항공으로 인천-방콕 예약했고, 치앙마이에서 타이항공으로 방콕 수완나폼으로 오는데, 1시간 연착해서 인천으로 출발 1시간전에 도착한 적이 있었어요. 공항 직원이 반가워 하더군요.
필리핀 2019.10.01 11:21  
헐~갈아타는 시간이 너무 빡빡했네요ㅠㅠ
당일 국제선 이동은 여유를 넉넉하게 갖는 게 좋을듯 해요~^^
아임셀럽 2019.10.01 09:40  
와...저도 진짜 중국에서 경유할때 손에 땀을 쥐었던 기억이....
너무 쪼들려서 도착하니까 바로 출발했었죠...ㅠㅠㅠㅠㅠ
정말 경유할땐 이것저것 따져봐야 해요.
필리핀 2019.10.01 11:23  
국내선은 항공료가 저렴한 편이어서 쫄깃함이 덜한데
국제선은 시간에 쫒기면 심장이 오그라드는 기분이져~^^;;
진파리 2019.10.01 18:15  
저도 서너시간전에 도착해서
라운지에서 술마시다
흡연실가서 담배피고~ 반복.
이런게 나름 재미 였었는데
공항 안쪽 흡연실이 다 없어져서
태국은 이제 가기가 꺼려지네요.
그놈의 담배가 뭔지 여행지도 바꿉니다.
필리핀 2019.10.02 12:16  
저는 담배에 끌려다니는 게 싫어서
몇년 전에 금연했어요
하루 아침에 금연에 성공한 건 아니고
조금씩 조금씩 줄여가다보니까
어느날 담배 생각이 전혀 나지 않더군요...
타이거지 2019.10.03 07:48  
필리핀님..
무서버요 ㅠㅠ.  ㅡ.ㅡ"
필리핀 2019.10.04 10:41  
담배를 끊는다고 생각하면
절대로 몬 끊어요
담배를 줄인다고 생각하면
어느날 문득 끊을 수 있어요~^^
응응네 2019.10.04 10:20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네요... 무사히 탑승하셨다니 천만다행ㅠㅠ
필리핀 2019.10.04 10:42  
수명이 1주일쯤 단축된 거 같아욤ㅠㅠ
재석s 2019.10.04 16:35  
진짜 태국도 길 막히는건 답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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