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의 맛있는 밥상 - 고기와 해산물로 묵자묵자~
혼자 여행을 할 때 약간 곤란한 감정을 느낄 때가 삼삼오오 짝을 지어 참가하는 단체투어에 나 홀로 참가해야하거나 식사를 할 때에요.
혼밥이 주위사람들 보기에 눈치가 보인다, 뭐 그런 감정적인 문제는 전혀 아니고요... 혼자서 먹게 되면 식생활이 단조로워 지고, 자연스레 단품식사로 위주로 흘러가게 되더라고요.
물론 맘먹고 시키자고 들면 못 시킬 건 없는데 그렇게 작정하지 않는 이상에는 말이에요 .
이건 그 지역사정이나 음식메뉴를 얼마나 잘 아느냐 모르냐 와는 좀 별개의 문제로 느꼈어요.
먹는 재미도 여행에 있어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그게 상당히 소박해져버린다는...
여행비용이나 주변 분위기와는 크게 상관없이 말입니다.
그 대신 여행지를 타박타박 걸을 때 전적으로 내 맘대로 방향을 조절해 가다보니, 외부에 대해 훨씬 더 세세하고 또렷하게 관찰 할 수 있는 건 특장점인 것 같습니다.
하여튼 다 장단점이 있어요. 그래서 한때 ‘식사 & 단체투어 참여’ 이 두 가지에만 한정해서, 여행친구찾기를 열어볼까 생각해 본 적도 있었다는... -_-;;
아... 먹는 거 이야기 하려다가 딴 이야기로 샜는데 먹는 이야기 맞습니다. ^^;
여행을 할 때 대개는 우리 둘이서만 먹게 되지만, 도중에 친구를 만나 많은 인원이 모여서 식당을 갈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정말이지 파티 같은 분위기가 나요. 주문 메뉴 수의 범위가 확 늘어나서 요모조모 다양하게 먹어보는 재미가 진짜 쏠쏠해요.
아래 상황은 일행이 좀 많이 있을 때의 식탁입니다.
팡아 첫번째 저녁, 맛있는 고기구이 집에 방문 했을때
작은 돌절구에 소복하게 담겨진 쏨땀인데 안에는 신선한 꽃게장이 들어있어요.
닭날개를 반으로 쪼개서 바삭하게 튀긴 닭날개. 이런 건 아주 한 입에 넣고 뽑아 먹으면 살만 입안에 남고 면봉 같은 날개뼈는 쏙 빠지죠.
그리고 닭날개와 닭봉을 항아리 안에 넣어서 돌려구운 까이양. 항아리 안에서 오래 구운거라 푹 익으면서 촉촉한 결이 살아있습니다.
‘얌 팍붕텃 탈레’는 공심채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다음 데친새우, 오징어와 함께 새콤달콤매콤한 소스를 얹은 거에요.
그리고 ‘얌 쁠라투 푸’. 이건 감칠맛 나는 등푸른생선인 쁠라투(줄무늬고등어) 살을 찧어서 기름에 바짝 튀긴 바사삭한 식감에, 아삭아삭 덜익은 망고채와 새콤달콤 소스가 어우러져서 그야말로 오만 식감을 다 자극합니다. 밥이랑도 어울리고 술이랑은 더 잘 어울리고... 여러모로 먹기 딱 좋습니다. 이 요리는 기름기를 많이 머금고 있어서 한 두 명이서 있을 때는 시키기가 곤란하지만 여러 명이 모이면 조금씩 맛보기에 제격입니다.
사진은 못 찍었지만 그리고 메기구이인 ‘빠둑양’과 깨끗한 호수에서 잡아 올린 민물돔 소금구이인 ‘쁠라탑팀 파오 끄르아’도 먹었어요. 뱃속에는 레몬그라스 같은 향채 쑤셔 넣어서 향을 가미했네요.
그리고 얌을 한가지 더 시킨게 있는데요, 사진이 역시나 없네요. ^^
태국 남부식 스타일의 얌꿍, 그러니까 새우 무침인데요 일반적으로 중부지역에서 먹은 새우요리랑 비교해서
들어가는 야채가 조금 달랐어요. 하지만 낮선 느낌보다는 새롭고 신선한 식감이 들면서 맛있게 먹게되더군요. .
뭔가 더 시킨 게 있는데 사진이 없어요. 술이 들어가느라 사진 찍는 걸 자연스레 잊었거든요.
음식과 같이 먹은 이 술은 태국 카오야이의 와이너리에서 만든 브랜디인 ‘피롬’입니다. 700ml 한 병에 1600밧으로 리젠시보다는 한급 높다고 봐야겠죠. 요왕은 맛이 괜찮았다고 하네요.
https://www.khaoyaiwinery.com/Wines/pirom-brandy/
술 마신 다음날에는 누렇게 뜬 얼굴을 하고 대략 이온음료만 홀짝이거나, 라면 국물정도나 들이키고 있을텐데,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으면 브런치도 그런날들에 비해서는 훨씬 근사해져요.
싱싱한 새우랑 오징어 듬뿍인 맑은 똠얌인 ‘똠얌 탈레 남싸이’ 볶은양념고추장과 코코넛 밀크를 넣어 붉고 뽀얀 ‘똠얌 남콘’도 좋아하지만, 술 마신 다음날은 맑은 게 좋아요.
이건 ‘꿍 텃 썻 마캄’이라고 하는데 새우튀김 위에 새콤달콤한 타마린드 소스를 얹은 거에요.
느어팟 남만 허이 (소고기 굴소스 볶음). 우리나라 불고기랑 싱크로가 제법 맞습니다.
'쁠라텃 남빠 (피시소스로 간을 한 생선 튀김)' 담백한 흰살 생선과 튀긴 마늘의 조화가 아주 좋습니다.
여기에 짜잔~ 감칠맛 나는 맛있는 김치도 곁들였어요. 이 김치를 만드신 분이 태국분이신데 어떻게 이런 맛을 낼 수 있는지~ 양념 진하지 않고 시원한 맛의 잘 익은 김치였어요.
요건 팡아와 끄라비 경계부분의 맹그로브 숲을 낀 운하 변 식당에서 먹은건데요, 비 오는 밤 운하 옆이어서 전경이 정말 멋있었어요. 모기는 좀 있었지만요... ^^
‘쁠라 까오 능 씨유 (능성어 간장찜)’. 선어가 아닌 활어라서 그런지 살이 아주 쫄깃쫄깃 탱탱합니다. 볼살은 최고!! (흐흑 사진을 못찍었어요.)
'얌 운센 탈레 (해물 당면 무침)'와 '팍붕 파이댕 (공심채 볶음)'은 다들 잘 아시죠~
조개 고추장 볶음인 ‘허이 완 남프릭 파우’는 조개살도 일품이지만 소스를 밥에 비벼 먹는 것도 매콤 칼칼한 것이 꽤 좋아요.
여행자들의 식탁에선 옐로우커리인 ‘팟퐁까리’가 인기품목이지만 고추장 볶음인 ‘팟 남프릭파우’도 맛있는 메뉴에요. 이렇게 비 오는 날 야외식당에서는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느낌이... ^^
여기에 해산물 볶음밥을 곁들이고 역시나 맑은 국물의 해물 똠얌. 뭐 이렇습니다.
그리고 비 오는 날은 바삭바삭한 식감을 먹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텃만꿍을 시켰는데 중간에 도넛처럼 구멍을 뽕 뚫어서 아주 골고루 잘 익혔더라구요. 안팍으로 식감도 더 바삭바삭합니다.
글에 넣을 사진 고르다 보니 못 찍은 음식사진이 많네요.
여럿이서 먹을때는 아무래도 “잠깐! 먹기 전에 사진먼저~”가 좀 어렵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