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한 달 살기 - 꼭 한달짜리 숙소를 구하지 않아도 좋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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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한 달 살기 - 꼭 한달짜리 숙소를 구하지 않아도 좋을지도...

고구마 15 995

 

노동환경과 사회구조의 변화,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활양식도 바뀌는데요,

여행자들의 여행 패턴도 변하는 것 같아요.

한때 저예산 배낭여행이 주를 이루다가 오지여행도 잠깐 유행한 적이 있었던 것 같고, 요즘은 일명 호캉스로 불리는 호텔 즐기기, 그리고 먹거리 여행, 카페 여행을 주제로 다니는 여행자들도 많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한 곳에 숙소를 잡고 여유롭고 느긋하게 지내다 오는 ‘한달살기’도 많이 보이네요.

 

저희의 떠돌이 이력을 찬찬히 살펴보면... 같은 지역에서 대략 한 달 남짓 지냈던 때가 몇 번 아로 새겨져 있습니다.

방값을 하루씩 지불하는 것 보다는 금전적으로 훨씬 낫기도 하고, 계속된 장기여행에 심신이 지쳐버리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짐 싸고 풀기 귀찮아서 등 뭐 이런 저런 이유로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한 도시에 4주 남짓 지낸다 할지라도 예전처럼 한 달 짜리 숙소를 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지금 현재 심정으로는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우선 한 달 간 지낼 숙소를 찾다보니 뭔가 그 과정 자체가 스트레스였어요.

“아주 잘 구해야만 해. 그래야 한 달이라는 기간이 망쳐지지 않지...”라는 중압감이요.

인터넷 사이트를 뒤지고 또 뒤지고 여기보고 저기보고 본데 또 보고...

그리고 숙소(보통은 콘도나 아파트)가 결정되면 우선 영어로 몇 장 씩 되는 임대계약서 쓰는 것도 꽤나 신경 쓰입니다.

미리 한달 치에 속하는 보증금을 맡기는 것(주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받는게 당연합니다만)도 떠돌이 여행자 입장에선 조금 부담감이 느껴지고요. 

숙소에 따라서는 침구가 제공되지 않는 곳도 있었는데 이럴 때는 따로 추가금이 들기도... -_-

콘도의 경우 일반적인 여행자용 숙소 같지 않고 침대와 낡은 옷장 만 덩그러니 있는 곳도 있긴 했었는데, 이건 뭐 숙소마다 상황이 다르죠.

대부분 수도와 전기를 퇴실 때 정산하는 방식이다 보니... 여행 와서도 에어컨도 전기값 많이 나올까봐 아껴가며 틀고... 정말 쉬는 여행 아닌 뭔가 각박한 생활을 그대로 이어 가는 것이 되어버리더라고요 -_-;; 

 

 

무엇보다도 한 달 간을 한 숙소에서 지내는 건 좀 ‘지루’했어요.

비교적 선선한 아침이 지나면 금세 달구어지는 한낮의 열기에 기운을 뺏겨버려서

집이 있는 동네를 떠나 다른 구역으로 가기 위해 걷거나 썽태우 타는 게 급 귀찮아져서는 되도록 집 근처로만 돌다보니 이건 여행을 온 건지 아니면 공간만 바뀌었을 뿐 집안에서 소파랑 한 몸이 되어가는 건 비슷해져가는 듯하고...

 

예컨대 치앙마이의 경우에도 올드타운 / 님만해민 / 창푸악 / 나이트바자 구역 / 싼띠탐 / 치앙마이대학교 정문 / 후문 등등 지역마다 느껴지는 감흥이 다 달랐거든요. 아침의 풍경, 저녁의 모습 조금씩 달라요. 그리고 그 공간을 채우는 사람들도요. 

 

물론 몇 달씩 지내게 되면서 학원 수업을 듣는다거나, 각종 액티비티 강습을 하는 경우에는 붙박이 숙소를 마련하는 게 효율적입니다만

그게 아니고 쉬기도 하고 돌아다니기도 하고 적당히 섞여 있는 한달 여행이라면 애써 한 달 용 숙소를 찾기 위해 발품을 팔기보다는 다양한 구역에서 그리고 각각의 숙소가 가지고 있는 차별적인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여행의 감흥을 북 돋아 주지 않나 싶습니다.

한 도시에서 한 달을 지낸다고 한 숙소만 생각 할 것이 아니라 1주일씩 나누어 지낸다거나 더 쪼갤 수도 있고요...

그리고 예산이 아주 빡빡하지 않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좀 지내다가, 아침뷔페와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도 좀 지내고 이렇게 주거환경을 강약강약으로 변화를 주는게 리프레쉬가 되더라고요. 

그리고 이건 우리 성향때문인지... 대략 2주 정도 한곳에 있다보면 어디 좀 갔다 오고 싶기도 하거든요...

예를 들어 치앙마이라면 빠이나 아님 좀 더 시골의 작은 마을들로 며칠 갔다오고 싶은 맘이 불쑥 들 때가 있는데요

한달용 숙소를 정해놓으면 그렇게 짐을 후다닥 싸서 며칠간 이동하는 것도 방값이 아까워 자연스레 포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방콕이든, 치앙마이든, 푸켓, 깐짜나부리, 끄라비 등등 

그 어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 도시에서 한 달 정도 지낼거라면 숙소를 한달 잡지 않고 그냥 이곳 저곳 옮겨다니면서 지내는게 좋더라고요.

물론 이건 우리의 성향과 인원구성 그리고 나이에 맞춘 저희만의 이야기고요,

또 다른 궤도에 존재하는 재미있고 유익한 이야기들이 분명히 많을거에요. 

여러분들의 다양한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

 

 

 

부동산 앞의 임대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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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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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Comments
반쎄 2019.07.07 16:35  
요왕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현실적으로 콘도나 아파트, 주택에 한달단위로 계약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그나마 가구가 제대로 갖춰져 있는 호텔 장기숙박이 현실적일텐데 1주일정도 돼서 나가고 싶어도 돈 생각에 걍 눌러앉게 됩니다
그래서 아주 맘에 드는 숙소는 1주일에서 10일 단위로 끊습니다 ㅎㅎ
jin520 2019.07.07 18:19  
맞는 말씀이십니다
그런데 1달 이사없이 한곳에서 머무는게 편하다 보니 저 또한 1달을 한곳에서 머무르려 합니다
에어비앤비로 찾으시면 별도로 디파짓 없이도 가능하더라구요
직접 발품팔아 찾는 것보다는 조금 더 비쌀 수는 있겠지만요
조제비 2019.07.07 18:22  
저역시 한곳에 한달 이상 머물러도 동일한 숙소는 별로더군요.
지루한  하루의 연속이라 즉흥적인 숙소이동도 재미납니다.
1달 계약은 금전적인 잇점은 있지만 한달동안 발이 묶인 느낌이에요.
타고난 역마살은 쉬이 변하지 않더군요.
반쎄 2019.07.07 18:30  
돈이 좀더 들더라도 주단위로 바꾸시는게 리프레쉬도 되고 좋아요
걍 기분전환 비용이라고 생각해요 전
냥냥 2019.07.07 20:35  
저도 2년전에 한달 정도 치앙마이에 머물렀었는데요.  끝날때쯤 후회했어요.  에어비앤비라 부담은 별로  없었지만서도 구시가지 안에서도 좀 머물고 싶었고요...  고구마님 글처럼, 동네마다 아침의 느낌과 저녁의 느낌이 틀리더라고요.
다음에는 4일에서 7일정도의 리듬으로 여행하고 싶어요.
queenst 2019.07.07 22:50  
요새  유행하는 한달살기가 우리나라에서 처음 유행하게 된게 제주도 한달살기였어요. 어떤 주부가 아이2명 데리고 한달살기한 내용으로 책을 냈었고 그게 엄마들사이에 크게 힛트를 쳤어요... 그 후로 알음알음 제주도 한달살기가 번지다가 중국인관광객이 몰려 방값도 엄청 뛰고 하니 그 돈으로 괌이나 치앙마이 가자...애들은 영어학원에 넣고 일석이조다...그러다가 방송도 타고 은퇴부부들이 나서고 젊은사람들도 한달살기에 도전하게 된거 같단 말이죠...어찌됐건 제주도 처럼 매일매일 숙박을 하자니 비싸고 달방얻고 애들이랑 도시의 학원에서 벗어나 쉬게 하겠다라는 처음의 목적과 한국에 비해 숙소가 싼 태국에서 굳이 한달살기용 숙소를 구하는건 뚜렸한 목적이 있음 좋은 선택지임에 틀림없어요. 아이를 근처 어학원에 넣고 난 요가나 요리배우겠다 등..제가 예전에 치앙마이에서 태국어 배우겠다고 월 5천밧짜리 콘도 구한적이 있었는데(2000년도 즈음) 구하고 바로 후회한게 넘나 지겹고 외롭더군요 ㅋㅋ 그리고 여행자의 느낌이 없어지고 바로 생활자의 느낌이 드니까 한국에서 느꼈던 스트레스가 확~~~
게을러도 숙소는 가끔 바꾸고 싶어요 ㅋㅋ
반쎄 2019.07.08 07:14  
요점이 바로 그겁니다
가끔씩 방청소 하듯 숙소를 바꿔주면 새로운 도시에 온것같고 좋더라구요
물에깃든달 2019.07.08 08:52  
헤에 그렇군요... 하긴 그런거에서부터 부담생기면 여행이 여행이 아닌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용
keiy 2019.07.08 09:07  
여행이 너무 계획적이면 그 계획때문에 망치는 경우가..
한달살이가 유행인데 숙소에 발 묶여가지고 지루해하며 고생하는 분들이 있더라구요.
타이거지 2019.07.08 09:28  
치앙마이에서.."맛사지를 배워보마"
우짤수없이..같은 공간에서..한달살기를 해 봤음니다만..
결혼해서..딱!..한 넘 만나,
한 공간에서..같이 주구장창~사는 것도 지루한데..ㅡ.ㅡ'
여행가서도..한 공간에서..한달살기..
아..지루합니다~!! 지루해~!
나이드니..활동량도 줄어..숙소에 머무는 시간도 많아지고..갈수록 심드렁~
새로운 숙소~
새로운 느낌~
숙소 이동하며..설레는 기대감~!
Bua 2019.07.08 15:19  
전 고구마님과 거의 같은 생각으로 한달을 한 숙소에서 보낼 생각이 전혀 없네요. '그래도 여행온 건데 또 묶여야해? 스쳐지나가는 것과 그 동네애서 먹고 자고 눈뜨고 돌아다니는 건  너무 다른 경험인데 한군데서?' 뭐 이런 생각으로요..
이들리 2019.07.08 21:56  
한달 같은곳에서 묵으면 에어비엔비 할인받아서 싸서그런것같아요
돈좀있음 자주 옮기죠ㅠㅠㅋ
金獅大帝 2019.07.09 15:21  
한 군데 오래 머물기와 여기저기 옮겨 다니기 둘 다 일장일단이 있어요. 일이 아닌 여행으로 한 곳에서 한 달이나 머물 수 있는 금전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 부럽습니다. 저도 나름 직장 때문에 외국 생활 꽤나 해봤지만 직장에 매인 몸이다보니 한 달 여행은 그저 꿈일뿐이거든요. 정말 부럽습니다.
반쎄 2019.07.09 17:51  
달 단위로 숙소를 정하는 순간 여행이 삶이되고 매너리즘으로 빠지죠
어지간허면 달 단위로 안있을려고 해요
국류노 2019.07.15 00:07  
어느 곳을 가자!! 라고 생각을 하는 게 일반적인 여행 패턴이지만 저의 경우 잠자기 전 숙소 사이트를 보면서 숙소를 정한 후 다음 날 그 숙소로 이동하면서 그리고 그 숙소에 지내며 주변을 경험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처음 태국에 갔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세달을 살려는 게 막막했지만 어느 순간 구글 맵도 필요 없이 까오산부터 사톤, 에까마이까지는 돌아 댕기게 되더군요. (단 고통 받는 걸 좋아하는 변태적 성향이 있는지 대중교통은 한 번씩만 경험 상 이용해 보고 그 다음부터는 모두 도보로만 움직였습니다.. 확실히 10km 도보는 힘들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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