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가는 로빈투어 – 파리] 8. 일정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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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가는 로빈투어 – 파리] 8. 일정 시작

Robbine 19 304

기다린 분은 안계시겠지만, 뜬금없이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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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먹고 일정을 시작한다. 오늘은 여행책에서 알려주는 스케줄로 하루를 구성했다. 물론 좀 더 간소하게. 극기훈련같은 여행은 이제 체력이 안받쳐줘서 못한다. 콩코드 광장에서 시작해서 샹제리제 거리를 지나, 개선문에 올라가보고 라데팡스까지 찍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사실 라데팡스는 가서 뭘 할지는 잘 모르겠는데, 일단 제 2의 개선문이라고 하니 과거와 현재 혹은 과거와 미래(지향)의 시간순으로 묶어서 하루에 넣었다. 한 줄로 연결되는 동선이기도 하고.

 

일단 시작하기 위해 콩코드 광장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번 여행에서 가이드가 신경쓴 부분이 이것이다. 대중교통은 버스를 위주로 이용할 것. 고갱님1은 걷는 것을 싫어하시는 ‘3보이상택시족이다. 태국에서 택시타듯이 파리에서 택시타면 집을 팔아야 할 것이란 주변의 걱정에 어느 정도 마음은 먹고 오셨으나, 가이드도 파리의 지하철을 타고싶은 마음은 별로 없다. 버스를 타면 지나가면서도 창문으로 밖을 볼 수 있는 택시가, 어둠속을 달리는 지하철보다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게다가 실제로 가보니 파리는 도시 전체가 박물관이라도 되는 듯 똑같은 스타일의 건물이 늘어서 있었다. 버스를 타기로 한 것은 잘한 결심이었다.

 

예전 같았으면, 어디서 몇 번 버스를 타고 어쩌고 저쩌고로 방대한 사전조사가 필요한 작업이었다. 노선안내가 잘 되어 있고, 노선이 몇 개 없으며, 역 이름을 잘 말해주는 지하철은 외국인에게 친절한 교통수단이다. 반면 버스는 어지간한 내공을 쌓지 않고는 탈 수 없는 고난이도의 현지 대중교통에 속한다고 늘 생각했다. 방콕의 시내를 버스로 이동할 수 있는 여행자가 되고싶었던 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세상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모른다. 스마트폰과 현지유심만 있으면 천하무적이라 할 만큼 여행이 쉬워졌다. 구글신은 목적지만 찍으면 어디서 몇 번 버스를 타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만쉐이!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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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드 광장의 대관람차와 오벨리스크

 

 

이게 보이면 콩코드 광장이다. 여행책엔 뭐라뭐라 써놨는데, 별건 없다. 그냥 광장이다. 오벨리스크는 아주아주 예전에 시계의 용도로 썼다는 것 같다. 해시계 원리 다들 아실테니 패스. 끝에 빤짝거리고 쫌 이쁘긴 하다. 여기서부터 개선문까지 걷는거다. 가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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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제리제 거리

 

사실 여기를 샹제리제라고 불러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려고 한다. 상점만 늘어선 쇼핑거리라고 생각하면 뭔가 낭만이 없다. 근데, 그냥 가로수길이다. 한국이랑 달리 땅 넓은 나라라 그런가 인도가 널찍하고, 길이 곧고 길게 뻗어있다는 점만 다를 뿐, 걍 가로수길이다. 별건 없다. 옆에는 아주 넓은 찻길도 있다. 5월에 가서 그런지 초록초록한 나무가 많아서 아침햇살 받으며 사진 찍으면 쫌 이쁘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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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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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 팔레

 

 

양쪽으로 늘어선 가로수길이 끝나고 나무가 한 쪽에만 서있는 곳에 가면 왼쪽으로 꺾어야 한다. 그럼 길을 사이에 두고 큰 궁전(그랑 팔레), 작은 궁전(쁘띠 팔레)가 마주보고 있다. 그랑 팔레는 1900년에 만국박람회를 열었던 곳이라고 한다. 한국사람들은 끼니걱정하고 엄청 못살 때, 나라가 풍전등화에 달려서 러시아에 먹히냐 일본에 먹히냐 하고 있을 때, 제국주의자들은 유리로 지붕을 만들어서 세력을 과시했다. 넘의 피를 안빨아먹고도 잘 살 수는 없는걸까.. 당시 만국박람회는 국가의 기술력과 예술 수준을 세계에 자랑하는 장이었다고 하니 국력이 집중적으로 투자되었긴 하겠지만, 당시에 참 대단한 건물이었을 듯 하다. 이쁘긴 참 이쁘다. 쁘띠 팔레도 참 이쁘다. 오스칼님이 이런데서 살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 진짜 프랑스프랑스 느낌이 난다.

 

가이드는 짠순이라 입장료가 아깝다. 안은 들어가지 않는다. 어차피 거기서 거기일 것 같다. 베르사이유 갈거니까 여기는 내부 구경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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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뒤레

 

 

왼쪽으로 꺾어서 들어온 만큼 다시 큰길로 나가서, 오던 대로 직진을 하면, 어느샌가 라 뒤레를 만나게 된다. 일단 밖에서 보기에는 예쁘다. 슬슬 한국인과 마주치기 시작한다. 고갱님들이 카페인을 요구하신다. 스아실 가이드도 어디 좀 앉고 싶다. 그래서 그냥 들어가 봤다. 굳이 라 뒤레 꼭 가야지! 하는건 없었는데 (, 선물 오더를 받아서 가긴 가야했다. 열쇠고리 비싸고 이쁘다.) 일단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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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뒤레 내부 (2)

 

자리를 안내받아 2층으로 올라갔다. 진짜 궁전의 내부처럼 엄청 예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였다. 의자도 묵직하고 편했다. 옆에 있는 크로와상은 뷔페인줄 알고 먹을 뻔 했다. 저런 식의 진열은 처음이라 조금 낯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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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한 마카롱 (초코, 바닐라, 레몬)

 

 

커피와 마카롱을 주문했다. 유명하다고 하니, 온 김에 하나 먹어보자 하고 주문했는데, 크기도 넘나 작은데 맛도 참... 달았다. 요즘 우리나라에 마카롱 가게 엄청 많은데, 단걸 죄악시하는 한국사람들 입맛에 맞게 설탕이 덜 들어가고도 쫄깃한 식감을 주는 맛있는 마카롱 가게가 많으니 굳이 마카롱을 먹으러 라 뒤레를 갈 필요는 없을 듯한 그런 맛이었다. 달면서 쫄깃하지도 않았다. 부드럽긴 했다. 커피는 맛있었다.

 

계산서에 찍힌 가격은 엄청났는데, 화장실을 가보고 가격을 이해했다. 화장실이 광활하고 깨끗하고, 예쁘고, 고급스러웠다. 화장실이 그 정도인 가게면 많이 비싼게 맞는거구나 싶었다. 그리고 나올 때 더욱 놀란 것은, 입구에 늘어선 대기줄이었다. 2층으로 안내를 해준 것은 멀리서 온 동양인 관광객에게 분위기 좋은 내부 깊은 곳을 즐기게 해주고 싶은 배려가 아니었다. 식사 손님이 1층 창가에 앉는다. 거기가 더 좋은 자리인가보다. 우리는 차를 마시는 손님이어서 2층으로 안내를 해준 것이었다. 현지인들도 꽤 줄을 서 있는 듯 보였는데, 핫플레이스에서 사진찍고 노는 것처럼 그런 공간으로도 인기가 많은 듯 했다. 차를 마시면서도 옆 테이블에서 마카롱을 보따리로 사던 한국 아줌마 아저씨만 보고 내려가서 좀 놀랬었다. 심드렁하게 들어갔었는데, 조금만 늦었으면 들어가지도 못할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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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선문

 

 

당 충전하고 나오니 또 걸어야지. 얼마 안가면 개선문이 나온다. 계속 가 보자. 여기는 온통 찻길이라, 찻길 한 복판에 있는 저기로 어떻게 가야 하나 좀 난감할 수 있는데, 사람들 따라 가면 된다. 지하도를 통해서 올라가야 한다.

사람들을 따라서 계단을 내려가면 이런 느낌의 지하도가 나온다. 조금 의심이 들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많으니 그냥 따라가면 된다. 거리 연주자도 있다. 샤를드골 공항의 에스컬레이터 터널의 분위기와 비슷한 것 같다. 조명색 때문이겠지만.

 

넋 놓고 열심히 걸으면 안된다. 중간에 사람들이 모여있고, 줄을 서고 있을거다. 거기서 멈춰서 재빨리 줄을 서야 한다. 입장권을 사는 줄이다. 인당 12유로다. 마카롱 대통령이 후보 시절이었고, 대선을 앞둔 시점의 프랑스였다. 당시에 파리 시내 한복판에서 테러도 일어나고그랬어서 보안검색이 철저했었다. 짐 검사 다 하고 입장했다.

가까이서 보니 의외로 정교한 장식이 많이 되어 있다. 여기도 프랑스프랑스 하다. 그리고 개선문이니 만큼, 수많은 사람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그냥 관광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름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보니 조금은 뭉클했다. 전쟁에서 전사했을 사람들이라 생각하니 조금 경건한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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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이 기다리고 있다. 에펠탑을 가장 잘 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하긴, 파리 어디서나 보이긴 하는 듯 하다. 워낙에 높은 첨탑이라. 힘들어도 꼭 올라가시라 권하고 싶다. 파리 시내가 한 눈에 다 들어온다. 5월에 가서 그런건지 아니면 운이 좋은 건지는 몰라도, 날씨가 매우 좋았다. 그래서 파리 시내 전경이 더 잘 보였고, 결정적으로 셀카가 참 예쁘게 잘 나온다. 인생샷을 찍을 수 있으니 꼭 올라가 보시라.

 

 

내려오니 파리 시민들도 많이 나들이 나와 있었다.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웨딩촬영을 하는 커플도 있었고, 곳곳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기분이 좋았다. 라데팡스까지는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야 한다. 차에서 내려서 잠시 헤맸지만, 잘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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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팡스 개선문

 

 

라데팡스지구는 별건 없었다. 회사가 밀집되어 있는 곳이라고 한다. 한낮의 회사거리에 우리같은 관광객 말고는 사람이 다닐 일도 없겠지.. 개선문처럼 필수 관광코스도 아니라 한산했다. 회전목마도 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동전 넣으면 움직이는 말 같은 그런 개념일까. 놀이공원에만 있을 줄 알았던 회전목마가 아무렇지도 않게 길거리에 있어서, 그것도 넘나 예쁜 회전목마가 있어서 조금 생소했다.

 

일정은 이로써 끝났다. 하지만 시간은 오후 1시 정도.. 가이드는 다음 일정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널럴하게 잡았더니 너무 널럴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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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써서 사진 10장 적응이 잘 안되네요.

중간중간 사진을 몇 개 빼서 글이 매끄럽지 않을 수도 있어요.


 

19 Comments
이열리 2018.08.08 00:25  
죽기전에 유럽을 한번 가야할텐데........궁서체 아름다워요,
로빈님 손흔들~~~~~~~~~~
Robbine 2018.08.09 01:55  
궁서체로 보이는군요 ㅋㅋ 한글 파일에 쓰고 복붙했어요 ㅋ 오랜만이에요~
요술왕자 2018.08.08 01:15  
오~ 빠리 사진 잘 봤습니다.
사진은 10개 첨부하고 다시 10개 더 첨부 가능합니다.
계속 그렇게하면 사실 무제한 첨부가 가능해요 ^^
Robbine 2018.08.09 01:56  
어.. 음.. 주인장님이 말씀하시니 맞는 말씀이겠는데..
어제 해보니, 사진 두 개 넣고 새로 두 개 넣으니 기존 사진과 글 다 없어지고 새로운 사진 두 개만 남아있던걸요;; (느낌표는 안눌러져서...)
요술왕자 2018.08.09 02:32  
이쪽으로 들어가셨는지요?

Robbine 2018.08.09 23:11  
네, 거기로 들어가서 넣었어요.
앨리즈맘 2018.08.08 05:26  
역쉬 짱
Robbine 2018.08.09 01:57  
어우 아님미다. 부끄럽습니다 ㅋㅋ
폭스품속 2018.08.08 10:03  
방콕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이네요.. 정말 가고 싶어요 전 8월에 갑니다.ㅋㅋ
아케모 2018.08.08 12:05  
프랑스 파리래요...
Robbine 2018.08.09 01:58  
제작년이었나.. 작년이었나.. 파리에 다녀왔어요.
참새하루 2018.08.08 16:32  
로빈여행사 기획상품은 5월 파리인가요 ㅎㅎ
오랜만에 포스팅이라 반갑기 그지없네요
샹제리제는 밤에 가보셔야 제대로 즐길수 있는뎅 ^^
로빈님의 먹방이 오늘은 마카롱만 보이네요
다음편은 센느강 유람선 타보는건가요ㅗ
Robbine 2018.08.09 02:00  
밤에는 ㅋㅋㅋ 집에서 자야죠 ㅋㅋㅋㅋ
아직 점심 전입니다 ㅋㅋ

샹제리제는 밤에 갔어야 하는거였군요. 몰랐네요. 근데 명품 살 돈도 없어서 ㅋㅋ
그래서 낮에 사람이 별로 없었던거였나..ㅋ
근데 낮에도 나름 이뻤어요.
고구마 2018.08.08 23:43  
정말 멋있는 도시에 다녀오셨네요.
Robbine 2018.08.09 02:00  
7편 올리고 8편 올라온 시간이 1년이 넘은것 같기도 하고요^^;;;;;
saejokim 2018.08.09 13:02  
유럽은 이탈리아랑 크로아티아밖에 못갔다와봤는데 파리는 정말 꼭 가보고싶습니다.
Robbine 2018.08.19 18:51  
저는 둘 다 못가본 곳이네요 ㅋ 다음번엔 이탈리아를 가보고싶다고 생각중이긴 합니다~
캐논데으리 2018.08.14 15:16  
프랑스사진 오랜만에 보니 좋네요 신개선문도 신기했는데 그래도 옛날 개선문이 더 멋있죠 좋은 후기 잘 봤습니다.
Robbine 2018.08.19 18:52  
신개선문은 미래지향적인 로봇느낌도 좀 나는 디자인이라 그런가 동대문 ddp? dpp? 그거랑 느낌이 비슷하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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