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차별
외국인 차별
예전에 베트남 무이네에서 있었던 일.현지인들이 많이 가는 (영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쌀국수 집에 갔다. 여행을 하면서 때로는 여행자들이 분비는 곳보다는 이렇게 현지인들만 있는 곳을 찾아가면 좀 더 색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이곳은 일반 음식점과는 다르게 주방이 따로 있지 않다. 손님들이 앉는 테이블 옆에 커다란 솥에 육수가 펄펄 끊고 있고, 바로 옆에는 이미 삶아 놓은 몇 종류의 쌀국수가 놓여있다. 주문이 들어오면 곧바로 삶아 놓은 면에 육수만 넣어주면 끝이다.
날씨는 덥고, 야외라서 에어컨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뜨거운 쌀국수를 먹게 되다니...
이열치열이지 뭐.... 이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현지인들이 어떻게 하는지, 그리고 무엇을 먹는지,
얼마를 지불하는지를 아주 유심히 관찰하면서, 나도 손짓으로 쌀국수 하나를 시켰다. 자리에 앉자마자 쌀국수는 내 테이블에 놓였고, 뜨거운 열기를 후후 불어가며 먹기 시작했다.
아참, 그걸 생각 못했네...으이그.... 내가 싫어하는 고수가 쌀국수에 마구 뿌려져 있었기 때문. 만약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면 아마도 고수를 넣을 건지 말건지를 주인이 먼저 물었을 것이다. 아니면 처음부터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싫어하는 고수는 빼고, 원하는 손님에게만 넣었을 것이다.
싫어하는 고수가 있는 쌀국수지만 좋은 경험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먹었다.
식사하면서 다른 손님들이 식사비용으로 얼마를 지불하는지를 아주 유심히 관찰하면서 말이다.모든 손님들이 하나같이 2만동(약 천원)을 지불한다는 것을 체크했다.(오래되어서 정확한 금액은 생각이 안나요.)
보통 가격을 잘 모를 때는 약간 큰 금액을 지불하고 잔돈을 받는 것이 속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가씨가 잔돈으로 3만동을 주려고 하다가 갑자기 2만동을 빼고 1만동만 준다.
쌀국수가 2만동인데 왜 나는 4만동 받느냐! 잔돈 더 달라고 처음에는 공손히 말했다. 그런데 이 아가씨 내 말은 들은 척도 안하고 손님에게 쌀국수 서비스하느라고 정신이 없다. 나는 화가 나기 시작했다. 더 큰 소리로 잔돈을 요구했다.
그랬더니 이 아가씨 베트남어로 뭐라고 막 씨부렁거리더니 끝이다.
이런 씨.....
모든 손님들이 날 쳐다본다. (외국인은 나 혼자.)
가뜩이나 더운 날씨에 뜨거운 쌀국수 한 그릇 먹었더니 몸이 열을 많이 받은 상태에서, 창피하기도 하고, 무시당해서 열도 받고, 베트남어로 뭐라고 씨부렁거리는지 알 길은 없고......
이것이 책에서 많이 읽었던 외국인 가격차별인 것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그냥 그곳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