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소비자 운동 체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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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소비자 운동 체험 사례

봄길 6 343
지난 달 있은 사례를 소개해 드릴께요.(일단 기업이 책임을 인정하고 보상을  한 사례를 중심으로)

늘 그렇고 그런 거 같아 식상할지 몰라도 어쩜 이와 같은 일들에서도 소비자 권리와 기업들의 변화를 추구할 수 있는게 가치라면 가치일  수 있을 지도...

1월 6일 날 우리나라 최대 할인점에 입점한 경양식점에서 제가 가진 카드로 결재를 하려는데 제 암호가 맞지 않다고 오류가 뜬다는 겁니다. 그럴 리가 없다. 마트에서 지금도 정상적으로 사용했는데 그럴리가 없다 하니... 같은 카드를 다른 손님들은 잘 쓰고 있는데요. 말하는 것입니다. 캐셔한테 왜 그 단말기가 내 카드를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은 못하느냐 하는데도 막 반복해서 긁어 결국 사고 카드를 만들어 버렸습니다.
다시 한번 확인해보라 했습니다. 그러니 단말기 관리 업체에 연락해서 확인해보겠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카드는 계열은행도 카드사도 제가 사는 곳에는 없고 서울까지 가야 암호변경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결국 서울에 가서 암호 변경을 했습니다.
그 후에 마트 고객상담실에 다른 건의 문제도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고 해서 이 건을 함께 이의 신청을 했습니다. 그러자 마트 고객상담실 팀장이란 분이 대강 알겠다고 하면서 뭔 봉투를 하나 주더군요. 그 마트가 잘하는 5천원 상품권인가 싶어 불쾌했지만 애초 보상보다는 시정을 요구하고자 했기에 그냥 시정을 해 달라고만 하고왔죠. 자기가 책임을 지고 하겠다고 했죠. 집에 와서 보니 5만원이 들어있더군요. 왕복 고속버스비 택이지요.

문제는 2월 초에 일어났습니다. 방학을 마치기전 아이들 3명을 집에 두고는 부부가 설악에 1박여행을 하고 내친김에 서울로 둘러 올 계획을 가지고 집을 나섰습니다. 가면서 아이들이 경양식을 좋아하고 그래서 약간의 돈과 함께 그 카드를 주고 떠났습니다. (제휴카드이고 또 암호를 인식시키는 거라 약간 안전해서) 설악을 한참 가다가 은근히 걱정이 되더군요. 설마 하며 갔습니다. 캐셔도 약속을 했고 마트 팀장은 5만원까지 주면서 처리를 약속했으니...

설악에 가서 좀 있으니 7시 50분에 아이들이 당황해하는 전화가 왔더군요. 암호가 틀리다고 그 캐셔가 또 막긁을거 같애 경고를 했죠. 막 긁지 마라. 그리고 애들 붙잡고 있지말고 우리가 돌아갈 테니까 전화확인하고 보내줘라 했죠. 그날 따라 가장 추운 날이었습니다. 결국 애들 기분 잡치고 8시 40분 돼서야 나섰더군요.

다음날 할 수 없이 돌아갔죠. 다시 확인해보라고 했죠. 그 다음날 연락이 오더군요. 마트와 결재시스템을 공유해서 쓰는데 관리업체의 잘못으로 오류가 발생했다면서... 다음날 가니 담당 캐셔가 무조건 죄송하다고만 하더군요. 손님들도 있는데 30분을 거의 일본식으로 꿇어 앉고는 울면서 죄송하다고만 하는 거죠.
제가 얘기했죠. 아가씨가 이러는거는 고객을 편하게 해주는 일이 아니다. 인간적으로는 이해할 수 있지만 업무를 이런 식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
내가 여러 번 반복해서 물었죠. 만일 내가 이 일을추궁하면 아가씨가 처벌을 받게 되는가? 그것도 감당하기 힘들만큼 처벌을 받게 되나? 만일 그런 문제로 호소한다면 나도 물러날 수 있다.(지난해 a항공사 창구직원에게 그렇게 해줬습니다) 그건 아니라는 겁니다. 일단 나왔죠.

다음날 담당 팀장이 전화를 했습니다. 어떻게 고객이 캐셔에게도 1월에 지적을 했고 또 마트 팀장에게도 엄중하게 시정을 요구한 일이 반복해서 일어날 수 있는가? 내가 그랬죠. 2번에 걸쳐 서울로 가야 하는 실 비용을 20만원 2일을 출타해야하는 비용으로 30만원 해서 50만원을 보상하고 재발방지를 다시 약속해라고 했죠.
관리업체에 연락을 드리겠다고 하더군요. 그건 당신들이 해결해야할 일이고 나와 관계는 당신들이 해결할 문제이다고 했죠.
결국 총 35만원을 그들이 부담했죠. 두번 째는 가지 않고 주민증을 복사하고 인적 조회를 통해 해결하고요.

정말 많은 문제들이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발생하고 거의 습관적인 오류들이 그 사회의 갈등들과 불쾌감을 증폭시키고 신뢰를 무너뜨리게 만듭니다. 좀 더 세심해 질 필요가 있습니다. 약속을 어기거나 피해를 끼치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는 풍토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자기에게 엄격한 만큼 또한 사회도 변화시킬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습니다. 잘못은 누구나 범할 수 있지만 책임을 누구나 지고자 하지는 않습니다.
6 Comments
허허 2005.03.04 14:58  
  저는 이상하게도 꿇어앉아 울었다는 여자아이가 자꾸만 마음에 걸리네요. 어떤 상황이 전개된뒤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꿇어않게 되었을까? 잘못을 마음깊게 반성하며 잘못을 빌었을까 아니면 마음속으로는 수용하지 못하면서 그저 무력감에 무너져있는 상태였을까?  엉뚱할지도 모르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아이가 그또래래서인가?
고구마 2005.03.04 15:20  
  결국 잘못은 관리 업체 시스템 오류인데, 그 태셔 아가씨는 왜 무릎까지 꿇어가며 울기까지 했는지 너무 안스럽네요. 어쨋든 잘 해결되셨다니 다행이구요, 그 아가씨도 맘에 상처 받지 않았음 싶네요.
BLUELACE 2005.03.04 21:33  
  아직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봄길님과 같은 경우를 당하면 ,,귀챦거나 따지기 싫어서 ,,몇마디 하고 마는경우가 대부분입니다..저도 봄길님과 비슷한 경험을 했는데..케셔아가씨가 정말 미안한 표정과 어쩔줄 몰라하는 당황함을 보이길래..그냥 다른카드로 계산하고 고장나버린 카드는 제가 다시 살렸습니다..무릅까지 끓고 울었던 아가씨는 두번씩이나 같은 일이 번복됨에 미안함과 억울함이 동시에 들지않았을까요?
소비자운동 말로는 쉽지만 행동으로는 어려운것같습니다
봄길 2005.03.05 03:54  
  님들, 캐셔아가씨에 대한 세심한 님들의 배려와 같은 공감을 저 또한 깊이 갖고있습니다. 만일 사람을 위함이 없다면 우리의 열의와 정의감이란 것도 결국은 이기심과 다를 바가 없게 되고... 오히려 자주 저는 정에 치우쳐 모질게 되지 못하는 점을 다독이며 제게 말할 때가 많죠.
'너무 염려하지 말아. 괜찮을거야. 이와 같은 추궁이 좋은 결과를 가져올거야.'
속으로 조심스럽게 되씹곤 하죠.
고마워요. 님들이 사람을 사랑하는거, 저 또한 늘 조심하는 부분입니다.
문화 2005.03.05 21:31  
  덕분에 저에게 개인적으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도 항공사의 작은 실수를....현금으로 보상받았거든요.
근데, 도움받고 이런 소리 뭣합니다만은....그 날 댁의 아드님들이 외식을 망친 것에 대한 피해가 크신 것은 알겠지만, 두번째는 가시지도 않고, 해결했다는데...보상금이 좀 큰 것 같아요..-0-;;
뭐랄까,  이런 이유로 업체의 관리비는 올라가고, 식사비도 올라가고..결국은 고객들의 부담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드네요..
봄길 2005.03.05 22:56  
  대개 기업들이 부당하게도 뇌물을 주는 것은 당연한 듯이 비용으로 생각을 하지만 책임진다는 것은 자기 부담으로 많이 느낄 것 같네요.
그 결과 포괄적으로는 비용이 될지 모르지만 기업은 가능한 한 과실을 줄이려고 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는 기업의 체질을 강화시켜 고객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게 되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그리고 두번 째 문제는 다른 피해가 있었거든요. 저희 부부의 몇년 만의 여행을 망치게 만들었다는... 두번에 50이니 한번에 25이고 두번째는 10만을 추가했으니 너무 과한 것은 아니겠죠. 음식값 25,000원도...
어쨌든 참고가 되었다니 고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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