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뻘소리..

이열리 5 391

 

아는분을 따라서 명절 전이나...새해 내지는 뭐 그런날에 절을 갔었다.

이글을 보는 사람에게도 보이는지 모르겠으나.....돈돈돈 하는 절이 있다..

유독 돈돈돈 하는 절들은 잘 안간다.

대표적인게 용궁사......

 

종교적으로 뭐 믿음이나 깨달음을 얻고자 가는거도 아니고..

그냥 한번 다녀오면 잡생각이 좀 사라지고 절 주변 어슬렁 거리다가 오는것이 전부였다..

일년에 너댓번 가던게 요즘은 두어달에 한번 가려나..

좀 문제가 있었다......내가 주정은 없으나......날마다 술을 마시는 것도 아닌것을..

병원가도 별문제 없다는데...한번 마시면 아주 끝을 보고...

다음날 하루종일 누워있고 머리아파해 하면서도 한달에 한두번은 그런일이 있었다.

 

문제는 술이 깨고나서의 후회와......개똥이며 오줌 못치워 냄세가 나는 것과..

아무튼 그래서 낮에는 누구 만나는데 밤에는 조용히 지내다가 약먹고 잔다..

그이후 술이 땡기는 날엔 절에 가곤했다.

 

석가탄신일은 법회가 있으니 사람몰리고....

그전날은 미리 등올리려고 오는 사람들이 몰릴테고...

오늘처럼 화창하고 횡.............할때가 좋을듯 싶어서 절에 갔었다.

 

오늘은 좀 높은곳에 있는 절에 갔었다.

서너번 갔던 절이었는데 지인왈 신라시대때부터 있던 절이라고 했다.

나에게는 절 입구부터 좀 웃긴 글이 있어서 딱히 별 기억이 없다.

 

"등산객에게는 식사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죽했으면 저런말을 적어놨을지 모르지만 웃기기만했다.

요즘 세상에도 등산객이 꽁밥을 노리고 있다니..

 

산신당을 들르곤 대웅전에 갔다가 좀 두리번거리고....

담배하나 피고 갈라고 하는데.....

노스님이 나를 부르더니 나를 몇번 봤었다시며 거사님 놀다가세요......라셨다..

 

뭐하고 놀다가라는건지 차한잔 주시려나? 하는맘에 따라가는데..

밥해주시는 60대정도의 아주머니..보살님?

그리고 노스님 나머지는 나보다는 나이가 많으나 그렇게 많지 않은듯하고..

40대의 스님 두분이 계셨다....

 

차 주는지 알고 갔는데 도라지가 쌀한가마니(80kg) 정도로 있는데 그걸 까자는거였다..

이절은 나에게 또 무슨 시련을 주려고 이러나....

정말 이걸 다까고 가야하나 중간에 떠야하나 말아야 하나..그런생각을 했었다.

 

도라지까며 몇살이냐.....뭐하느냐 어디살고 뭐 이런말이 오갔는데..

나는 그냥 단답형의 네 아니오 정도지 딱히 거기에 뭐 할말도 없고..

언능 이거 까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

 

막.......도라지를 까고 내앞에 한 50여개의 도라지가 있었다면,

노스님이며 보살님도 60여개 70여개가 있었다.

그런데.......그 40대의 두분은 꼴랑 20개? 30개?

또 도라지를 깐다기보다.... 칼로 막 비벼서 난도질을 해놨다고 하는게 맞을거 같다.

 

내생각은 언능까고 여기를 뜨고 싶은데 옆에 이 두사람은 무엇인가...

의 눈초리로 옆의 두분을 보는 것이었고...그런 내모습을 노스님이 보신거 같다.

 

처사님 하실말씀이라도.........?

아니오 없어요.

 

나는 도라지를 까며 옆에 두분의 스님을 의심했다...

정녕 스님이 맞는 것일까....아닌거 같은 느낌...

내앞에 300개정도 까놓은 도라지가 쌓였을때..답답하고 숨이 넘어갈거 같아서 물었다..

 

행자시죠?

 

그랬더니 막 놀란 눈치로 어떻게 아느냐며 반문으로 돌아왔다...

 

(이렇게 큰절이면 신도도 많고 법회하면 분명히 그밥을 해먹일 정도는 되야하는데..

스님이면 이정도는 혼자하고도 남았을텐데.....

분명히 계를 받았다면 이러지는 않을 것이고 이러면 계 못받을텐데..

참고로 계는 나이제한이 있어서 50까지밖에 못받는다.)

↑이렇게 말하고 싶었으나 꾸우욱.........참고 생각만.

 

도라지 윗둥을 가운데로 자르면 옆으로 껍질이 휘리릭 벗겨지는데

그걸 칼로 벅벅 비벼대니 그게 어느천년에 벗겨지며...

내가 이러려고 이꼭대기까지 올라왔나.....

머리도 자꾸 빠지는데 내머리 밀어버리고 싶었다....

 

행자시냐는 그 한마디에 내얘기에 노스님과 보살님은 막 웃으실뿐...

행자티 팍팍 난다는 내 뻘소리에 얼마나 낙심했을꼬...

 

뭐 여하튼 다 까고 집에 가려는데 나보고 밥먹고 가라셨다....

난 솔직하게 말했다...뭔 맛도 없고 나물에도 마늘도 안들어가고 못먹겠다구.

다음엔 차내어 주신다고 오라하셨는데....

왠지.....다른절을 알아봐야 할듯싶다.

 

 

 

 

 

 

 

 

5 Comments
물에깃든달 2018.05.24 06:30  
ㅋㅋㅋㅋㅋㅋㅋ
아 제 회사 동료분께서 연휴에 부산에 다녀오셨다든데... 용궁사 좋더라 라는 말을 어제들어서...
아 이열리님이 부산사시는구나=ㅅ=를 알게되었습니다!!!!ㅋㅋㅋ
저도 (일요일날 예배안가는 사이비) 기독교신자지만, 절을 참 좋아합니다. 그 절만의 고즈넉하고 세상에서 약간 비켜나와있는 듯한 느낌이 좋아요ㅎㅎ
cafelao 2018.05.24 08:47  
헐~~대단하시네요
그래도 그걸 다 까고 나오신거네요.
냥냥 2018.05.24 09:13  
아이고...  그걸 어떻게 다 깠대요...
전에 열리님 깻잎이야기 읽으면서 느낀 기분이랑 비슷합니다요.
이런이름 2018.05.25 03:28  
잔잔하면서도 재미있는 글이네요. 사찰음식이란 말은 들어봐서 호기심이 있었는데 조미료나 양념맛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별로인 모양이군요.

제겐 몸이 않좋아서 푸성귀 위주로 저염식을 하는 친구가 있습니다. 한식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는 저를 위해 밑반찬을 만들어 주기도 했는데 나름대로 특별히 짜게 만들었다고 하는데도... 세상에! 장조림도 싱거워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 님처럼 솔직하게 '맛없어서 못먹겠어.' 라고 말은 못하고 '음식만들기도 힘들테니까 꼭 그냥 와야해.' 하고 말했습니다.

(뻘소리는 무슨 소린가하여 찾아보니 뻘이 전라도 사투리로 '허튼' '실없는' 이라는 뜻이군요.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향고을 2018.05.26 20:53  
요샌 산사에서도 부처님 오신날 띵까당띵까당,
각설이,난타공연 등등,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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