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 싼티탐에서 두 번 울었습니다
몇년전 부터 겨울을 인도 서해안에서 보내는 편인데 올해는 걍 40일만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뭐랄까 지독한 매너리즘이 느껴지더라구요. 머무르는 장소가 너무 익숙하다 보니 그날이 그날같았습니다.
그리고 인도는 무엇보다 음식이 맛이 없습니다. 티벳음식과 파스타가 그나마 먹을만 한데 이것도 매일 먹으면 지치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고.
인도의 물가가 저렴한 것 같지만 결산을 해보면 은근히 비쌉니다. 쓸데없이 새어나가는 돈이 많죠. 교통이 불편하니 이동할때마다 택시기사나 릭샤왈라와 끊임없이 흥정해야 하는데 이 비용도 정말 만만치 않습니다.
한달 묵었던 숙소가 바트로 환산하면 9천밧이었는데 침대하나 테이블 하나 냉장고 하나 샤워실겸 화장실 하나가 전부였습니다. 바닷가이긴 했지만 이게 일반적인 수준입니다.
그래서 인도를 예정보다 일찍 떠나기로 했습니다. 방콕행 비행기 표는 일찌감치 저렴하게 구해놓은게 있었습니다. 마침 치앙마이에 먼저 가있던 지인이 부르더군요. 부랴부랴 방콕에서 치앙마이 가는 표를 천밧 정도에 구입했습니다.
치앙마이에 도착한게 4일전. 싼티탐 뷰도이에 짐을 풀었습니다. 티비 에어컨 냉장고 옷장 화장실 화장대 침대 테라스가 있는 방이 한달 5천밧입니다. 인도와 비교해보니 실로 어이가 없었습니다.
저녁을 먹은뒤 쏨땀뿌를 사들고 숙소에 와서 안주삼아 먹습니다. 게 두 마리가 튼실한 놈으로 들어있었습니다. 먹다보니 눈물이 납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인도에서는 큰 돈 들여 천킬로를 가도 먹을 수 없는 맛입니다.
다음날 아침 가볍게 쌀죽으로 아침을 해결합니다. 반숙계란과 생강이 들어갔는데 역시 감동적인 맛입니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역시 인도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음식입니다. 포리지라는게 있긴 한데 재료가 틀려요.
저녁을 먹고 나가보니 스시를 파는 노점이 있습니다. 먹을만한 것으로 열 개를 골랐는데 50밧입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꼬치도 골라봅니다. 먹을 수 있는 만큼 골랐는데 50밧이 안됩니다.
저녁에만 나오는 죽집이 있습니다. 계란 넣어서 15밧이랍니다. 천국 아닙니까? ㅋㅋㅋㅋㅋ
방콕에서 머무를 때면 주로 카오산에 있었기에 그쪽 물가에 익숙해져서 태국물가는 인도보다 비싸다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치앙마이는 전혀 다르군요. 앞으로 인도에 갈 이유를 못느끼겠습니다.
인도에서 살 좀 빠졌는데 치앙마이에서 제대로 보충해야겠습니다. (현재 178에 59킬로임)
일단 목표는 65킬로로 잡겠습니다. 부지런히 먹어줘야겠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