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패스트 트랙 논란
관련 기사입니다.
http://v.media.daum.net/v/20171209091507210?rcmd=rn
간단히 얘기하면 패스트 트랙 서비스를 인천공항에서 2터미널 개장에 맞추어 만들고자 한다는 겁니다.
이미 기존에도 영유아,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패스트 트랙을 1터미널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이걸 비지니스나 퍼스트 클래스 등의 고급 이용자들을 위해 이용할 수 있게끔 해준다는게 변화입니다.
일단 1터미널에서 패스트 트랙을 사용하려면 약간의 패널티나 장애물이 있습니다.
첫째, 발권할때 패스트 트랙 이용 티켓을 받아야 합니다. 그냥 무조건 영유아나 장애인 동반이라고 해서 되는게 아닙니다.
발권 담당 직원이 신경 안쓰면 이런 서비스가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게 되죠.
그에 반해 수완나폼 공항은 그냥 입출입 담당 직원이 보고 이리로 오라고 안내해서 패스트 트랙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비스 마인드가 다른거죠.
둘째, 패스트 트랙 서비스 이용 가능한 곳이 1터미널의 경우 양쪽 끝에 1곳씩 있습니다. 즉, 그 넓은 공항의 끝까지 이동을 해야합니다. 초심자는 일단 패스트 트랙 출입구 찾는데 헤매고, 가는 길도 멀죠.
실제 경험으로 승객이 별로 없는 경우는 그냥 좀 줄 서는게 패스트 트랙 찾아가는 것보다 편리합니다. 약간 기다리나 거기까지 걸어가나 소요시간은 얼추 비슷하다 느끼니까요.
기사를 보면 패스트 트랙 서비스를 비지니스 승객이나 퍼스트 클래스 승객에 허용하면 이용 승객이 분산되어 일반 창구의 혼잡도가 줄어들 것이라 상호 이익일 거라는 말도 해놓았네요.
저 역시 비싼 돈내고(항공사가 패스트 트랙 서비스 이용료를 낸다는데 그건 결국 비행기 표값에 포함되겠죠.) 사용하는 사람들이 패스트 트랙 서비스를 이용하는걸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발권할 때도 그런 차별이 있고, 비행기 내에서도 그런 차별을 당연히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출입국 수속에 차별 하나 더 들인다고 큰 문제가 있는건 아니니까요.
다만, 기존의 서비스를 보면 앞서 쓴데로 약간의 불편함이 수반되는데, 이걸 비지니스나 일등석 승객에게 그대로 적용하겠느냐는 거죠.
첫째, 패스트 트랙 이용 티켓 제도는 없어지겠죠. 그리고 비행기 티켓이 패스트 트랙 이용 가능 여부를 알려주는 것이 되겠죠.
그런데 영유아나 고령자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티켓 제도를 운영할테고, 발권 직원이 신경 안쓰면 그냥 모르고 넘어가는 분들이 많겠죠.
태국처럼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승객에게 능동적으로 서비스를 도입하겠다는 언급은 전혀 없고 아마 하지도 않을 겁니다.
이런 부분이 패스트 트랙 서비스에 대해 심리적 거부감을 줍니다.
돈낸 사람은 철저히 대접받지만 사회적 약자는 네 살 길은 네가 챙겨야 도와주겠다는 자세 말이죠.
둘째, 패스트 트랙 서비스가 도입되면 그 위치가 현행처럼 이용하기 불편한 위치에 있지 않을 겁니다. 패스트 트랙 서비스 위치를 이용하기 편리하게끔 중간 중간에 위치하고 그 수량도 늘리겠죠.
그럼 애초 기사에 나온 '고급 승객이 패스트 트랙으로 분산되면 일반 승객도 수속 시간이 짧아진다.'라는 언급은 개구라가 됩니다.
일반 수속 창구 숫자가 들어든만큼 혼잡도는 더 증가하겠죠.
무슨 제도든 기존의 이익을 침해하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데는 신중해야 합니다.
다만 공항의 특수성 때문에 이런 식으로 일반 창구가 줄어들고 혼잡도가 증가해도 승객들은 모르고 지나치겠죠.
기사 말미에 달린 댓글을 보면 다들 도입을 찬성하는 글들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그만큼 자본주의 체제에 다들 순응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이렇게 발생할 문제에 대해 딱히 고민하거나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이 없다는 의미도 되겠죠.
찬성 댓글을 쓰는 사람 중에 '네가 장차 이코노미석을 이용할때 지금보다 혼잡도는 30% 증가하고 시간은 평균 30분 정도 더 걸릴 예정이다.' 라는 기사가 달렸다면 찬성 댓글이 이렇게 많지는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어쩄거나 시대의 흐름은 고급 이용객에 대한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일반 승객에게는 알게모르게 기존보다 하락한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꼭 항공만이 아니고 다른 부분에서도(예를 들어 은행) 이미 나타난 현상이니까요.
그 흐름에 저할할 힘은 없지만, 그냥 푸념 한번 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