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에 남아 있는 서양 제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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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에 남아 있는 서양 제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

金獅大帝 9 689

여행에서 돌아오면 이것저것 정리할 것이 참 많습니다. 이번에도 한 달이나 지난 이야기를 뒤늦게 하게 되네요.

하는 일과​ 관련해서 동남아 쪽을 자주 갑니다. 지난 여름에도 일 때문에 38일을 태국 북부 골든 트라이엥글 지역과 라오스에서 보냈습니다. 업무를 마치고 귀국하기 전 어렵게 시간을 내 빠이(Pai)에 다녀왔습니다. 장기 출장을 나가면 어렵더라도 짬을 내 평소 가고 싶었던 곳을 돌아보곤 하거든요.

빠이에서 2박3일을 머물렀습니다. 하루는 스쿠터를 빌려 종일 외곽 명소들을 둘러보았습니다. 저녁때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건너편 과일 노점상이 보이길래 과일을 좀 사려고 가던 길을 멈추고 스쿠터를 돌려 중앙선 건너로 U턴을 했습니다. 물론 U턴을 할 수 있는 장소는 아니었지만 한적한 길이라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었고, 모터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발만으로 천천히 움직여 스쿠터를 돌려 길을 건넜습니다. 단언하건데, 갑자기 차선을 바꿔 마주오는 차들을 위협하는 상황은 절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맞은편 차선에서 자전거를 몰고 오던 늙수그레한 백인 남자가 갑자기 제게 'Fucking ediot, how dare a yellow monkey disturb my way!'라고 고함을 치고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리더군요. 순간 약 2초 정도 고민을 했습니다. 이걸 뒤쫓아가서 반쯤 죽여놔하고 말이죠. 저는 스쿠터를 타고 있었고 상대방은 자전거였으니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쫓아가 따라잡을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화가 난다고 아무데서나 폭력을 휘두르는 것은 지성인의 태도가 아니고, 더구나 제 나라도 아닌 외국에서 그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영 마음에 걸려 억지로 참았습니다.

동남아를 돌아다니다 보면 특히 태국 남부처럼 바다 풍광이 아름다운 지역에 가보면 늙수그레한 백인 남자들이 유흥에 빠져 흥청망청 돈을 쓰며 어슬렁 거리는 꼴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다는 아니겠지만 이들은 대부분 퇴역한 미군 병사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장교들이야 연금이 무척 높아서 미국 본토에서도 충분히 안락한 은퇴 생활을 즐길 수 있지만 일반 병사로 전역한 퇴역병들은 연금이 얼마 안 돼 본토에서는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없습니다. 이런 부류가 달러의 위력을 믿고 날씨 좋고 물가가 싼 동남아 지역(이런 부류는 대부분 젊은 시절 해외 미군기지에 파견을 나와 동남아에서 생활해본 경험이 있는 자들입니다.)에 와서 연금으로 떵떵거리며 환락에 빠져 생활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파타야나 푸켓 같은 지역에는 한 명으로도 부족해 젊은 태국 여자를 양쪽에 둘씩 끼고 밤마다 유흥가를 전전하는 늙은 백인 양아치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마치 자신들이 식민지에 주둔하는 점령군이라도 된 양 현지인들을 무시 혹은 멸시하며 으스대고 다닙니다. 아마도 빠이에서 제게 폭언을 퍼부은 놈도 이런 부류였을 겁니다.

이런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볼 때는 그저 눈쌀을 찌푸리는 정도였는데, 막상 제가 백인우월주의의 피해자가 되고 보니 불쾌한 정도가 아니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더군요. 멀쩡한 사람을 'Yellow Monkey(백인들이 황인종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라고 얕잡아 보는 백인 양아치를 보면서 동남아에 잔존하는 서양 제국주의의 어두운 그림자가 느껴졌습니다. 과거 제국주의 시절 서양인들이 동남아를 식민지배하며 현지인들을 얼마나 멸시하고 핍박했을까 상상해보니 저절로 슬퍼지고 화가 납니다. 일제에 핍박받았던 식민지 시대의 쓰라린 역사적 경험이 있는 우리 한국인들로선 결코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그리고 현대에도 몇 년 전 영화로도 만들어졌던 '이태원 살해사건(이태원 햄거버 가게 화장실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한국 대학생을 칼로 난자해 잔인하게 살해한 미군 군속의 이야기, 미국으로 도주했던 살해범은 최근 한국에 소환돼 실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입니다.)'를 돌이켜 볼때 이런 문제는 비단 동남아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잊으려 해도 'Yellow Monkey'라는 폭언을 떠올리면 아직도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한편으론 동남아에 관광가서 가난하다고 현지인들을 무시하고 되지 못한 갑질을 해대는 한국인들이 있다는 소리를 가끔 듣습니다. 물론 일부에 한정된 이야기겠지만 우리 한국인들은 정말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그렇게 부정적인 성향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여행 갔다오면 매번 어둡고 비판적인 이야기만 하게 되네요. 사실 이번 출장에서도 좋은 추억이 참 많았습니다. 다음부터는 즐겁고 좋았던 일들도 많이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 

9 Comments
울산울주 2017.09.27 23:44  
욕을 잘 알아들으신 게
오히려 화가 되네요

태국 사람한테 그랬으면
그 백인 영감 맞아 죽었을 텐데

어쨌든 머지 않아 돌림빵 당할 듯
저런 성격은 어디서든 몰매 맞습니다
캠프리 2017.09.28 00:00  
몇사람으로 서양제국 주의의 어두운 그림자라고 할거라면 언급하신대로 일부 한국인의 행동도 똑같이
생각하셔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어딜가나 존재하는 서양이나 한국이나 있는 인종 차별주의자의
헛소리라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한스7 2017.09.28 00:07  
팩트폭행!!!!!!
이런 색소빠진것들이 어디서 옐로우몽키래?
그러려니하셔요.. 울주님 말씀대로 저런놈들은 한번은 걸리죠!
Satprem 2017.09.28 00:48  
인종 차별적인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의 자질이 문제라고 여겨지네요.
그런데 유럽에서는 건너가는 사람이 전혀 없는 홍단 보도에서도 일단 멈춤을 했다가 다시 출발하고, 차가 전혀 없는 길이라도 U턴이 허가된 지점까지 가서 U턴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여겨졌습니다.
아울러 지적 받을 수 있는 행동을 하고나서 지적하는 사람에게 다른 문제점을 찾아 비난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 것 같았고....
서로 다른 문화의 차이도 많이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Alaskaak 2017.09.28 05:37  
태국에 전혀 아는 바가 없으신 것 같은 답변을 하셨네요
저는 저질 독일애들을 많이 봐서......
Satprem 2017.09.28 12:15  
어느 부류에나 저질들이 일정 부분을 차지하겠죠.
그리고 저질들이 저질스런 문화에 더욱 빠르고 쉽게 적응을 할 수 있으리라 여겨지고....
그 역시 서로 다른 문화일 듯 싶네요.
뽀뽀송 2017.09.28 01:20  
경험으로 체득한 백프로 확실확 해결법 알려드릴게요. 우리나라나 서양이나 이런 남자들은 딱 한 부류들 입니다. '찌질한 못난이들'. 이런 쳐죽일 상황을 맞닥뜨리면 정확히 쳐죽일 놈에게 가서 물으면 됩니다. '뭐가 문제냐? 왜 입에 걸레 물고 떠드냐고.' 경험상, 이런 부류 쓰레기들은 거의 상대가 자기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듣는다는 확신에서 일차적인 자신감을 얻습니다. 정확히 영어로 물어보면, 백이면 백이 당황합니다. 일도 잘난 것 없는 순수한 찌질한 것들은 보통 대답도 못하고 우물쭈물 하다가 찌그러집니다. 좀 뻗대는 놈들은 뭐라 떠들다가 "piss you off"하고 GG 칩니다. 이 때 기분나쁘면 멱살 한 번 찐하게 잡아주고 주먹 쥐고 치는 제스쳐 한 번 보여주면 상황이 종료되죠. 태국에서 외국인과 외국인이 싸우다 경찰서가면, 서로 500바트 벌금내고 끝나니까 겁낼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태국에서 이래저래 만나 본 서양 할배들 대부분은, 태국이 좋아서 온 사람들입니다. 자기네 나라에서 이혼이나 사별로 혼자인 남자들이 정붙이고 태국 여성 만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쓰레기는 열에 하나 정도도 안되는 경우가 많아요. 괜히 경계하면서 대할 필요는 없는 듯 하더군요.
고구마 2017.09.28 13:07  
세상에나....교통법규의 문제는 그것대로의 문제이고
옐로우 멍키라니요. 너무 인종차별적인 더러운 말이네요.
게다가 서로가 다 태국에서 외국인이긴 하지만 어쨌든 동양인의 땅위에서...어떻게 그런 표현을...
그렇게 살다가 제대로 임자 만나 두들겨 맞을 상이군요.
참새하루 2017.09.28 13:34  
서양 제국주의의 그림자라고 하기엔
그냥 쓰레기 인종차별주의자의 헛짓거리라고 봐야겠지요
그런거 들어서 기분이야 나쁘겠지만
언젠가는 그 혓바닥 잘못놀려 그것으로 호되게 당할날이 올겁니다

백인 할배들 보면
이혼하거나 상처후 자기 나라에서는
그저 굶어죽지 않을 쥐꼬리 연금으로 먹고 살기 힘들어
태국같은 물가 싼나라에 가서
밥해주고 돌봐줄 여자가 얻어서 노후 생활하는것이고
태국여쟈는 여자대로 늙고 처진몸으로 유흥가 생활도 밀려나고
외국 늙은이 밥해주고 수발해 주는것으로 돈을 버니
서로 서로 필요해서 이루어지는 사생활이라고 생각하면
좀 편하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사람도 동남아 가면 온갖 진상 다 부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니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동남아 사람들에게 온갖 못된짓을 하는
사람도 많지요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한국사람들이 다 제국주의자나
인종차별주의자 들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그 영감
저라면 살살 쫓아가서 주차라도 해두면
자전거 바퀴에 압정이라도 꼽아두고 도망갈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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