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겸 여행준비 [시하눅빌 스토리]를 읽고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독서감상문 겸 여행준비 [시하눅빌 스토리]를 읽고

7 357
(명입니다. 간만에 읽은 책이라 독후감 한번 써봤습니다. 태사랑 여러분들도 한번쯤 읽어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출판사는 창작과 비평 입니다.)

며칠 뒤 캄보디아 앙코르왓으로 간다.

앙코르왓 여행 준비를 하면서 먼저 떠오른 것이 바로 이책 [시하눅빌 스토리]였다. 헬로태국등의 가이드북이나 캄보디아 여행기보다 [시하눅빌 스토리]를 먼저 떠올린 이유는 전부터 눈여겨 보아왔던 작가 유재현의 동남아 여행기 덕분이었다.

유재현의 여행기는 여행지의 일상을 늘어놓기보다는 그 사회의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근대화라는 미명하에 자행된 서구 열강들의 아시아 식민지화, 그리고 그에 대항하는 반식민투쟁, 이어지는 사회주의 혁명... 이러한 역사적 상흔들을 살펴본 후에야 그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여행이 익숙하지 않았던 시절(지금도 물론 여행이 익숙한 건 아니지만) 여행지가 결정되면 그곳이 국내거나 해외거나 그곳의 역사와 문화를 알고자 했었다. 그것이 당근 여행지를 대하는 예의라고 생각해서였다. 왜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의 과거부터 가족, 주변인물 등등 모든 게 알고싶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여행을 준비하면서부터 여행은 이미 시작되고 나른하고 아늑한 여행의 즐거움에 젖어들었다.

[시하눅빌 스토리]를 읽는 건 지겹지 않다. 얼마전 본 태국영화 [옹박]과 오버랩되기도 할만큼 스펙타클하기까지 하다. 시하눅빌이란 아수라에서 오직 생존만을 목표로 살아가는 캄보디아 사람들이 마치 스크린에 뚝뚝 묻어나는 느낌이다. 작가 유재현은 사람들을 이야기속으로 끌어들일 줄 아는 작가이다.

캄보디아는 태국이 아니다. 근대화를 이룬 서구제국주의가 미친듯이 아시아를 잡아먹던 당시에도 때로는 의연하게 혹은, 때로는 비굴하게 나라를 지켜내었던 그런 태국이 아니다. 또한 베트남도 아니다. 프랑스 제국주의와 싸우다 다음엔 일본, 또다시 프랑스와 싸우고 마침내는 유일 초강대국 미국에 최초이자 단 한번인 패배를 안겨준 그 베트남도 아니다. 캄보디아는 수많은 침략과 이민족의 지배속에 근근히 나라 이름을 유지하고 있는 정말 힘없고 조그만 약소국일 뿐이다.

작가 유재현의 이야기속에서의 캄보디아 시하눅빌은 연옥이다. 생존을 위해 서로를 속이고 동료를 죽이고 애인을 배신한다. 천국은 저멀리에 있고 발 밑은 바로 지옥과도 같다. 하지만 시하눅빌의 사람들은 지치거나 좌절함이 없이 그들의 삶을 오롯이 그들의 힘으로 살아내고 있었다.

난 [시하눅빌 스토리]를 읽으면서 캄보디아를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이제 곧 보게 될 시엠리업의 모또기사들도 미리 만날 수 있었고 캄보디아 어딜 가나 있는 구걸하는 어린애들도 만난 기분이 든다. 민주캄푸치아(크메르루주)의 새세상을 향한 열정도 알 것만 같고 훈센총리에 대한 캄보디아 사람들의 증오도 알 것만 같다.

[시하눅빌 스토리]의 매력은 생동감이다. 펄펄 살아뛰는 원시적 생동감. 참혹했던 식민지의 경험, 사회주의 혁명, 내전 등 길고 긴 상쟁의 세월을 이겨낸 캄보디아 사람들의 삶의 역동을 느낄 수 있다. 거기다 조금 오바해서 말하자면 그들의 희망까지도...

[사하눅빌 스토리]를 읽은 나는 캄보디아 앙코르왓 여행준비의 90%를 완료한 듯한 기분이다. 남은 건 일정을 챙기고 예산을 짜고 배낭을 꾸리는 단순한 일 뿐이다. 이젠 날짜가 가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7 Comments
나니 2004.08.26 15:26  
  전..일정두 챙기구 예산두 짜구..배낭두 꾸리구 있는데...아직 책은 못 읽었습니다 ㅠ.ㅠ.... 책이 빨리 와야 할텐데...
2004.08.26 17:45  
  명님아........잘 댕겨오니라...
날씨가 많이 덥고 햇볕이 뜨겁기는 할끼다 마는...많이 보구..많이 느끼고 오니라...평양냉면집에 가서 냉면도 맛나게 먹고 오구..................
2004.08.26 18:03  
  죤 행님~ 간만이네요...
평양냉면은 마르고 닳도록 먹을 예정이구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올때 매운어포 한박스랑 쌩쏨 수병 사와서 번개 때릴께여~
고구마 2004.08.26 18:12  
  와....준비를 정말 알뜰하게 잘 하신듯 해요. 캄보디아는 다시 한번 더 가고 싶으네요. 자알~ 다녀오시길~
한마디 2004.08.26 20:39  
  제 몫 까지 보고 오셔여~
샤론 2004.08.27 06:15  
  오랜만이죠? 건강히 잘다녀오세요
캄보디아 여행기 기대할께요
2004.08.27 19:42  
  넵~ 잘다녀오겠습니다.
여기는 인천국제공항 다이너스카드 라운지입니다.
쟈~ 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