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를 뭐로 보고 이러는거야? #혼자 가면 안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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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를 뭐로 보고 이러는거야? #혼자 가면 안되는 곳

이열리 5 772

 

3주전에 친구에게서 메세지가 오기를 결혼을 한단다...

그래서 냅다 전화해서 악을 질렀다.

 

너는 나를 뭐러 보고 그런 말을 하는거야? 이딴식으로 하는게 니네나라가 그렇게 따지는 예의야?

너랑 나랑 근 20년 친구고 니가 다 늙어서 결혼 하는게 창피할 수도 있어, 근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아니......그래서 연락했잖아..사실은 니가 여기까지 오기도 그렇고.... 부담스러워 할것 같아서..

신혼여행은 어디로 가는데?

데종..

디종 드 프랑스?

응.....

거긴 왜가는건데? 학교 떨어지고도 정 안떨어졌어? 너 병원 관두고 외노자 뛰니? 그촌구석 가서 포도따게?

배낭여행으로 가는거야....

알았어 집청소 해놓고 청접장 보내. EMS 특급으로 보내. 답장은 안할테니까 참석으로 알아.

 

나는 얘한테 딱히 감정은 없는데.......너무 잘받아 줘서 그런가..

내가 말로써 궁지로 모는 일이 좀 있었다.

야! 요시키는 나 아프다고 영양제 보내오고 꼭 나을수 있으니까 응원한다고 편지 왔었어.

시게는 내생일에 케익 사들고 부산까지 왔었어 넌 뭐야 추석인데 어쩌라고??

뭐 그런식의.... 그러면 얘는 또 나한테 미안해하고.... 그랬다.

 

1999년 몇월 몇일인지 기억도 안나고 학비며 기숙사도 공짜에 가깝다고 그러는 디종 엔사에 

검은 머리의 외국인 두명이 시험을 봤었다.....지금이야 차츰차츰 외국인에게 불어성적도 요구하고

조건이 까다로웠지만 그당시는 언어가 전무해도 고등학교 졸업만 하면 시험칠수 있었거든...

근데 문제는 지금에서야 입시요건에 맞는 실기수준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지만..

당시에는 우리가 왜 떨어졌는지 이해할수 없어서 분통이 터졌었다.

 

그이후 나는 순수미술은 개뿔......텍스타일로 내미래를 저당 잡히고.....

얘는 그림쟁이가 재재수를 하더니만 의대에 갔다...그래서 의사가 되었다.

우리는 등록금 벌랴....생활비 버느라 별루 만날수도 없었는데 맨날.....

그넘의 휴대폰 메일이나 야후메일을 주구장창 했었다..공짜니까..

나는 얘가 내학비보다 두배나 더 비싼데.....

그걸 본과 가서도 알바하며 학비를 갚는걸 보고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는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고 놀러 다니고....

얘는.....얘도 잘 다니긴 다녔는데 이제는 의사가 하기싫다며 

고향인 오키나와로 가버리곤 석달에 한번 연락을 해오는 히피가 되어버렸다....

근데 결혼 한다고 그러는게야....얘가 한국나이로 45살이던가 4살이던가;;

나는 그 결혼식에 가기로 했다....

 

작은아버지 작은어머니 환갑에 비즈니스로 여행시켜 드리려고....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17만점이나 모았었다....

근데 내등급이 골드라 양도를 못한다고 ㅜㅜ

그래서 썩어문드러지던 마일리지를 썼다......오키나와 위이~~잉...

비행기가 무서워서 잠 안자고 18시간 버티다가 탄건 비밀..

 

나는 태어나 동생의 결혼식 외에는 결혼식에 갔던 일이 없다...

내주변에 나처럼 늙어가는 아줌마 아저씨들 넘치고....비.미혼의 사람들이 훨~~~~ 많다..

결혼식에 가보고 싶다는 것보다....

내가 얘한테 이번생에 꼭 친구로써 한번쯤은 성의를 표하고 싶달까..

나는 요때 니옆에 있었다......라는 걸 스쳐 지나가더라도 생각나게 해주고 싶었다..

 

상상하기론.....그리고 내가 알기론...내가 듣기론.....

친족이 아니면 결혼식 안부른다던데.....애지간한 친분 아님 안부른다던데...

격식도 차려야 하고....축의는 필수이며..

청첩장을 받으면 참석유무를 적어서 답장을 해야한단다.. 

밥이 너무 고급지게 나오고 답례품도 고급진거로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옷을 사야만 했다.....슈트는 살수 없는게 이후로 입을 일이 없으니까..

거금을 들여 샤넬의 수석디자이너 라거펠트가 웃을 슬랙스와 자켓을 샀다. 네이비....

정확하게 60kg에서 빠지지도 늘지도 않는 체중이지만 나이는 무시할수 없다던가..

벨트를 착용하지 않기에 돋보이는 똥배를 위해서 보정속옷도 샀다....

여자들이 왜 코르셋을 입을때 힘들어 하는지 이제는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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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옷이야......어때? 고급지지?

 

그래서 축의 들고 결혼식 갔는데........하..

스몰 웨딩이었어. 밥떠주는 아줌마까지 다 세어보아도 40명

무슨 돼지고기 볶음밥집을 빌려서 식을 올리는데 땡볕 쏟아지고..

18시간 못자고 렌트해서 비몽사몽 달려가서 옷갈아입고 땀 두바가지 흘리고...

정신 나갈거 같은데도 박수치면서 부디 내 표정이 썩소가 아니길 빌었는데...

뭔넘의 결혼식이 그렇게 오래 하던지 4시간을 하드만....;;

 

7.28 오키나와 도착....결혼식 참석...

신혼여행 보내주고........극성수기에....나홀로 친구집 청소하고 마트가서 밥사다 먹고...

티비보고..나홀로.........나홀로......

8.2일까지 그래도 관광지고 여러시설이 있고 식당들 넘치니까 

혼자 유유자적 조용히 밥먹고 나오고 싶은데..

식당마다 예약에....혹시 자리가 있어도 언능 먹고 사라져줘야 하는 그런 식이라.....

밥도 못먹구 어디 관광지가도 혼자인 사람은 나 혼자..

 

오키나와가 역사적으로 참 가슴아픈 곳이라는 걸 예전에 알기는 알았는데...

오키나와가 혼자가면 안되는 곳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다....

 

뭔가 웃기기도 한것이.....나........ 혼자서 빨간 캐리어 끌고 몰디브도 갔다 왔잖아.

이제는 몰디브에 몰짜도 듣기싫고 몰디브 가면 개뿔도 없다는걸 알구 있다고...

물......바다......하늘.....커플.커플.부부. 끝.

다시는 가고싶지 않음...... 

그래서 하와이 괌 발리 이런데도 혹시 그럴까봐 안간다는 사실..

 

그래도.. 하늘은 참 깨끗한거 같고....

한국은 아파트들 확장공사를 대부분 하지만 일본은 건물이 아무리 높아도..

베란다 공사를 못하게 해서 비오는 날이나 바람이 심하게 불때는 무섭기까지 한데..

비록 전기줄 끊어져 감전될거 같지만...

내가 있던 날은 날이 좋아서 상당히 쾌적하게 느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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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힘들게 갔지만 결혼식도 참석했고......친구도 만났고...

내 가슴한켠에 무거운 짐을 치운 느낌이라기 보다는...

욕실구석에 물 떼낀꺼 철수세미로 지운 느낌이라 속이 다 시원했다.....

다만 집에 도착했을때 벙쪘을 뿐이고.........

 

 

 

 

 

5 Comments
짤짤 2017.08.03 01:41  
이열리님 글을 볼 때마다 유니크한 분이 아닐까라는 상상을 하곤 합니다.
몸이 많이 편찮으신 것 같던데, 건강은 어떠신지...
사돈댁 청년과는 궁합을 잘 맞추고 계신지...
가끔씩 금정산에 올라 마꼴리에 흑염소 드셔요.
삼진어묵도 맛이 괜찮던데...
kairtech 2017.08.03 02:20  
다만 집에 도착했을때 벙쪘을 뿐이고.........
무척  궁금해서 .....  뭔일인지
What happen?
앨리즈맘 2017.08.03 03:27  
Dijon  무타흐 맛나죠 부당 ㅡ 병천순대같은거  드시고 있을듯 ㅎㅎ 상상가니 더 잼나요
돌이킬수없어요 2017.08.03 08:47  
유니크 하다는 글에 시크하다는 표현 덧붙여야..할것 같네요.
요새 글 읽기 힘든대 다 읽엇어요.
필력은....^^
루나tic 2017.08.03 16:33  
혼자 카페에서 읽는데 빵터졌어요.ㅋㅋㅋㅋ..커플천국 솔로지옥이라는 몰디브를 혼자가시다니ㅋㅋㅋㅋ저도 남인도 갔을때 살짝 고민하다가 가볍게 포기한 곳이라..그나저나 왜 집에 도착하셨을때 뻥지셨는지 궁금해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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