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홈 > 커뮤니티 > 그냥암꺼나
그냥암꺼나
- 예의를 지켜주세요 / 여행관련 질문은 묻고답하기에 / 연애·태국인출입국관련 글 금지

- 국내외 정치사회(이슈,문제)등과 관련된 글은 정치/사회 게시판에 

그냥암꺼나2

바보

pig 4 383
바보여서 바보가 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바보는 아닌데 주변상황이 또는 운빨이 안 좋아서 바보가 되는 경우가 있는 거 같아요. 후자라면 좀 억울한 면이 있어서 바보 아님을 증명 또는 상쇄하려다 더 큰 바보의 기운에 압도당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고요, 전자의 경우라면 뭐 저는 비교적 순순히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ㅋ

후자의 예를 들자면 어느날 저녁 동료들과 밥먹으러 가다가 계단에서 우스꽝스럽게 헛발 디뎌서 넘어질 뻔하고, 뒤이어 택시에서 내리다 주머니에 있던 100원짜리 동전들 우르르 택시좌석에 흘려서 기인의 요가자세로 동전 줍던 것과 삼겹살집 테이블 모서리에 발꼬락 깨져서 동료들의 웃음섞인 걱정을 들어야 했던 3중연타 슬랩스틱 코미디 정도가 되겠어요. 인력으로는 어쩔수 없는 그냥 바보로 천운을 타고난 날이지요.

전자의 예을 들자면 너무 너무 많은데. ㅎㅎ
일전에 태국가려고 다운받은 노래를 듣는데 한곡을 10번이 넘도록 무한반복해서 들으면서 계속 비슷한 장르의 다른 곡인줄 알았다는거.

어제는 수서에서 전철을 기다리는데 전동 휠체어를 타신 할아버지 한분이 계신 거예요. 전동휠체어의 신기함(? ㅋ 저런거 신기해함)도 사람들의 이목을 충분히 잡아끌 뿐더러 패셔너블한 할아버지의 포스도 어딘가 할아버지를 눈여겨 보게 하더라구요.. 저는 스맛폰질을 접고 할아버지를 좀 관찰하기로 했어요. 할아버지가 능수능란하게 전동 휠체어를 몰고 탑승하면 붐비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이 홍해갈라지듯 길을 터주겠지? 할아버지는 경로석에 앉으실까 아니면 정의로운 젊고 잘생긴 청년이 양보한 알반석에 앉으실까? 뭐 이런 훈훈한 상상을 하면서 저도 할아버지를 따라서 전철에 탔어요. 그런데 할아버지가 전동휠체어를 전철 통로 가운데쯤에 멈춰 세우시더니 움직이지를 않는 거예요. 경로석 자리도 많은데. 10초던가 1분이던가 생각의 언저리를 맴돌며 고민하던 동안에도 할아버지는 움직이질 않았어요. 네. 맞습니다. 전동 휠체어에 앉아 계신 할아버지가 경로석에 앉으실 필요가 없잖아요. 하.하.하.

한순간이지만 이런 바보같은 생각, 무덤까지 끌고 가려고 했는데. 저 바보 맞죠? 띠리리 리리리~ 영구 없다 :)
4 Comments
K. Sunny 2017.08.01 15:05  
으하하하 점심 배불리 먹고 한참 신나게 웃었네요~~~ 감사해요~~
저의 경우 아무래도 전자쪽이 너무 많아서 많이 공감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용해도좋은별명 2017.08.01 16:30  
웃프네요.... ^^
참새하루 2017.08.01 16:57  
바보는 자신이 바보인줄 모르지요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변을 즐겁게 해주실것 같은
엉뚱남이실듯 합니다
Trafficcontloller 2017.08.04 11:11  
ㅋㅋㅋㅋㅋㅋ 공감 가네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