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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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한마디 9 671
올 여름은 다른해에 비해 유난히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듯 합니다

장마가 지루하게 계속 되던때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통은

제 머릿 속을 순간 하얗게 비워 내고 말았습니다

잘 알고 지내던 동생 놈이 비오는날 새벽,

제놈 혼자 지내던 자취방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을 했다는겁니다

슬프다거나 가슴이 아픈게 아니라 아무 생각도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지나야 했습니다

차츰 그녀석이 죽었다는말이 피부로 느껴지자

가슴 한켠이 아리고 슬프다가 이내 무서움으로 돌변 했습니다

생활고 때문에 어려웠을 그 녀석에게 아무 것도 도와 주지 못한 죄책감이

두려움으로 다가서고 카드값 때문에 이야기를 꺼내던

전화기 저편에 그 녀석 목소리가 생생하게 귓가에 울리는것 같았습니다

카드값 이야기를 내게 처음  꺼냈을때 카드값 명세를 물어 보니

대부분 유흥비라고 이야기 하기에 더욱이나 도움을 주기 싫었습니다

아니 유흥비라도 좋았습니다

다급한 사정을 눈물로라도 사정을 했으면,

못 도와 주겠다고 하면 무릎을 끓고서라도 사정을 했으면

유흥비로 써버린 돈일지언정 도움을 주었을지 모릅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웃음을 섞어가며 하는 이야기 였기에

단번에 거절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까맣게 잊고 지내다 걸려온 전화는

그녀석의 죽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죽은지 5일이 지나서야 발견된 그 녀석의 얼굴은

이 세상에서 표현할수 있는 온갖 고통을 표현하고 있더랍니다

제초제를 먹고 죽기까지의 고통은 이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약물중에서도

가장 극심하다고 합니다

미처 서른해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그녀석은

평탄치 못한 그 녀석의 삶만큼이나

마지막도 그것처럼 이세상을 버리고 말앗습니다

그녀석이 그렇게 이세상을 떠나 버리자

전 한낮에 혼자 집에 남아 있기도 두려울 정도로

무서움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살아 있을적 심성으로 보았을때 귀신이 되었다손 치더라도

누구에게 해코치 하지도 못할 놈이고

더 더욱이나 내게라면 싫은 소리 조차 한마디 하지 못할 놈이란걸

잘 알고 있지만 무서움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습니다

비오는 날 새벽 제놈 혼자 사는 자취방에서 제초제를 마셨을

그녀석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아리다

그 아픔이 결국은 두려움으로 다가 오곤 햇습니다

제가 태국을 다녀온 여행 이야기를 하면

제놈도 태국엘 꼭 가 볼거라며 눈망울을 초롱거리던 그놈이

결국은 태국엔 가보지도 못한채 장마비 쏟아지던  새벽

덩그러니 무서움만 내게  남겨놓고 영영 떠나 버렸습니다

그렇게 불면증과 무섬증에 시달리다 여행을 떠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른해 여름 보다는 조금 일찍 태국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태국을 여행하다가 가끔 등 뒤에 그 녀석이 서 있는것 같은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값비싼 비행기표 걱정으로 여행경비 걱정으로

미루다 미루다 결국 떠나오지 못한 태국을 내 여행가방 한 구석을 찾아 들어와

나와 같이 태국으로 떠나 온듯 했습니다

태국에서도 밤이면 그녀석이 문득 침대 밑이나 욕실 한켠에 서있는것만 같은

무서움증에 시달리며 여행을 하다 심한 감기 몸살을 앓았습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그때 걸린 몸살이 채 낫지 않았지만

이젠 몸살만큼이나 무서움증도 거의  없어 졌습니다

만약 저 세상이 있다면 그 녀석의 영혼이 고단하고 힘들었던

이승에서의 삶을 모두 잊어버리고

편안히 그곳에서 잘 쉬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9 Comments
sachoo 2004.08.06 00:58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joe 2004.08.06 01:12  
  더운 한국에 오신것 축하 합니다...
한마디 2004.08.06 10:58  
  한국 정말 덥네요...ㅜ.ㅠ
곰돌이 2004.08.06 12:35  
  [[기도]]
아부지 2004.08.06 13:3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마음아프네여..
사랑 2004.08.06 22:44  
  마음 고생이 심하셨겠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좀 괜찮아 지셨다니 다행이고요.
몸 추스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의 돌연한 죽음이....어쩌면 가슴 한 켠에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남아있을지도 모르지만....죽음이 죽은자의 몫이듯, 삶 또한 살아남은자의 몫이니까요.
가까이 하던 사람들의 부모들.....
그리고  어릴적 친구들의 죽음...
직장동료의 돌연사...급기야는 친구의 아들의 죽음까지...그럴때...저도 가슴이 많이 아팠지요....
또...먼저 떠나보낸 친동생......
무더운 여름...몸 축내지 마시고 힘내시기 바랍니다.
흠냐리 보쇼 2004.08.09 21:28  
  흠냐리씨 나방님 글위에 있던 당신글은 왜 지웠소 ?나방님이 흠냐리 당신보고 개념없는말만 씨부린다니 홀라당 지워버리네 당신같은사람들 넷상에서 다 없어져야 하는데 덴장..
고구마 2004.08.09 21:36  
  그글은 자삭이 아니고, 악플이라서 그냥 제가 지웠어요. 로그인 안한다고 악플 다시는 분들....미워요!
한마디 2004.08.09 22:24  
  죽은 동생은 친동생 아닙니다 그저 잘 알고 지내던 동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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