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은 다 좋은데...
pi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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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8 22:15
밤에 길다니기가 너무 무서워요.
특히나 음식점 쓰레기들 갓길에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곳들 지나가려면
저는 길게 심호흡을 한후 시선을 전방 15도에 고정한후 몸을 꼿꼿이 세우고 '후따다따닥' 지나가야 해요.
왜냐면 쥐가 너무 너무 무섭거든요. 방콕 밤길에는 쥐가 너무 많음. T.T
저는 바퀴벌레는 손으로 때려잡고, 거미는 가지고 놀며, 뱀은 목에 쾌지나 칭칭 두르고
기념사진을 찍는데 이상하게 쥐는 정말 싫어요.
(근데, 살다보니 저같은 쥐만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좀 있더라구요. 동질감. ㅋ)
생각해 보면 사실, 쥐가 그렇게 징그럽게 생긴것만은 아닌거 같기도 해요.
어렸을때, 채수구멍에 있는 음식 찌꺼기를 먹으려고 하수구에서 나온 쥐랑 눈이 '딱'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물론 그때도 경기일듯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긴 했지만, 한순간 쥐의 눈망울이 꽤
영롱하다 생각한 적은 있어요.
내일, 다시 방콕을 가는데 후아~ 제발 밤에 쥐랑 마주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쥐에 관한 최악의 기억은 방콕에 못지 않은 쿠알라룸프르에서 였던거 같아요.
길거리 음식 찾아 불빛 희미한 부킷반탕 뒷골목에 들어섰다가 쪼리 신은 채로 죽은쥐를 밟았던 기억.
제 발이 그 푹신한 기억을 잊는데 꼬박 삼일 걸리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