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하는 이별같은 여행
내가 좋아하는 태국을 그 사람도 좋아했음해서 보름동안 그사람과 나는 태국의 이곳저곳을 누볐더랬다.
떠나오기 조금 전부터 좋지않던 상황들, 더운날씨, 맞지않던 음식때문에 그사람은 힘들어했고
그곳에서도 우린 자주 싸웠다. 한국에서처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사람과 누리는 태국은 그동안 수차례 혼자 누리던 태국보다 몇십배, 아니 몇백배는 더 즐거웠고 행복했다.
엊그제일처럼 생생한데.. 전쟁같다가 포근했다가 바보같다가 웃어버렸던 그 여행이 벌써 3년전 일이다.
그리고 작년 여름, 나는 그사람과 남이 되었다.
이번주내내 올해 여름여행은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었다. 이상하게 마음이 동하지 않고, 이상하게 아무데도 가고싶지가 않았다. 여기도 저기도 모두 그저 심드렁.. 어떤것도 계획하고 싶지 않고 알아보고 싶지않고 신이나지도 않았다.
그래 이럴때는 역시 다시 태국이다,싶어 오늘 오랜만에 태사랑에 들어와서 이곳저곳을 검색해본다.
태국은, 태사랑은, 언제라도 괜시리 마음이 들뜨고 푸근해지고 또 편안해지게 해주니까..
그런데 이상하다. 오랜만에 찾아보는 태국이 아리기만 하다.
어디를 검색하고 어떤 사진을 보고 어떤 여행기를 읽어도
머리가 아프고 심장이 먹먹하다. 자꾸 한숨이 나온다.
이제 괜찮은줄, 진짜 괜찮은줄 알았는데..
아직도 정리되지 않은 부분과 직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구나..
내가 제일 좋아하던 곳이, 그래서 꼭 그사람과 함께 좋아하고 싶었던 곳이
이젠 그저 다시하는 이별같은 곳이 되어버렸다는걸 인지하지 못했다.
그냥
뭘 어찌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