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
아름답고 행복한 여행을 위해 <"여행의 심리학" 에필로그에서>
우리는 흔히 여행지가 여행의 행복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좋다고들 하는 그 여행지에 가기만 하면 여행의 행복과 의미가 마법처럼 자연스럽게 밀려오리라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우리는 최고의 여행지에서 최악의 여행을 하기도 하고, 최악의 여행지에서 최고의 여행을 하기도 한다.
최고의 여행은 여행지가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여행지가 제공하는 여행 요소와 우리 자신과의 궁합에 따라 결정되고, 이 기가 막힌 궁합을 찾아내려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결정되며, 우리의 열린 마음과 자신감과 여행 기술에 따라 결정된다. 그리하여 어떤 사람들은 어떤 여행지에서건 자기만의 최고 여행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무엇보다 우리는 자기 자신을, 그리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이에 따라 여행의 여러요소를 포괄적으로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놀라운 점은 이런 과정이 엄청나게 재미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를테면 차를 좋아하는 사람이 카탈로그와 인터넷을 들이파면서 자신의 첫 자동차를 고르는 일과도 비슷하다. “내가 원하는 차는 어떤 거지?” “아내가 좋아하는 차는 뭘까?” “이 차의 특징은 뭘까?”라는 질문을 연발해가며, 우리는 우리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뛰어든 이 일에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좋은 여행을 고민하는 일도 이와 똑같은 질문들로 이루어지며 똑같은 흥미와 기대감을 느끼게 해준다. 이 재미있는 과정을 즐기고, 그 속에서 최고의 여행을 할 기틀을 닦자.
기틀을 닦고 나면 여행을 열심히 준비하며 흥분과 기대감을 고조시키자. 여행지 정보를 얻고, 여행 회화를 익히고, 가방에 라면을 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동안은 일상의 다른 모든 일이 재미있고 의미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공항 자동문을 열어젖히고 바다를 건너 떠나자. 여행을 나가서는 계획이 뒤죽박죽 엉키고 몸과 마음이 여기저기 부딪힐 수 있지만 결코 절망할 필요가 없다. 대신에 항상 여행의 모든 경험과 환경에 마음을 열고, 항상 생각하며, 언제나 더 큰 즐거움과 행복을 충족하기 위해 스스로를 갈고닦자. 그리고 여행이 끝나면 우리의 대서사를 잘 정리해서 스스로 소중하게 간직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