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쉬었다 가지요,옆방에 올렸던글 읽어보시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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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 가지요,옆방에 올렸던글 읽어보시며...

서민만세 3 437

---아들과의 한달 배낭여행을 마치며 ----

고1 올라가는 아들놈과 여행을 마치고 어제 귀국했습니다.
음,4개국을 돌아다녔군요.
한국을 떠나기전 새벽에 하얗게 쌓인눈을 밟으며 부자가 배낭을 매고 버스타는곳까지 30분을 걸어나왔었지요.
오늘밤 또 하얗게 눈이 많이도 내립니다.
미얀마에서 한겨레 우먼포럼 읽고 답답한 가슴 참고참아 하노이에서 과음한 댓가로 교민님 침댓보를 더럽혀놓고, 아침에 아들의 안스러운 눈길에 민망함을 얼버무리고......

캄보디아 앙코르왓에선 왜이리도 사람들이 많은지.
도떼기 시장이 이런걸까?
그 사람들의 80%가 다아 한국사람들이란것에 얼떨떨해서 저어 바깥 인적없던 오솔길만 거닐며 그러면서 했던말..."그래 유적은 이렇게 멀리서 보는거란다."..아들놈 그저 묵묵히 고개만 끄덕끄덕.
북한냉면 먹으며 여기온 낙을 삼자고 했었지요. 그래도 양에 안차 두번째 찾아가 결국은 진달랫빚 한복을 입은 처자와 악수를 빙자해 갸녀린 손을 잡아봤지요.그리고 나즈막히 말했답니다."통일"...우리가 살수있는 유일한 길.

하노이에선 하노이대학 4학년의 통역해주던 처자의 과도한 한국 신드롬에 따끔한 조언해줄려다 "그래 이것도 자네 운명이라면 할수없는것이겠지"
저 처자가 조만간 사고치겠군,좋은 한국남자 만나야할텐데.
그래도 "아들아 기분 좋겠다,저 누나가 아빠는 안주는데 너는 먹을것 이것저것 집어주니까?"...씩 웃는 아들녀석.
하노이 땀꼭에서도 한국사람판.
우리나라가 어렵다는데 동남아 여행하다보니 그렇지만도 않은것같습니다.

방콕에선 도미토리에서 잠도 자봤고, 주로 "정글뉴스"란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며 지냈습니다."아빠,태국에선 하루에 10달러면 충분히 살수있겠네." "어째서" "도미토리 하룻밤 자는데 3,000원이지,태국음식 먹는데 한끼에 600원*3끼 1800원이니까 5달러도 안든다."...으이구 단순하긴.
맞긴 맞습니다. 아들놈은 미얀마 음식이건 캄보디아 음식이건 베트남 음식이건 태국 음식이건 잘도 먹습니다.

이런 아들놈도 태국 코싸멛에선 방을 못구해 2시간동안 작열하는 백사장을 헤메이다 일사병걸려 온밤을 열이 펄펄 끓게만들어 가슴을 덜컹 내려앉게도 했었지요. 아침에 하는말이 가관이었지요. "아빠 우리 태국에서 못나가는거 아니야?"...어느 공항에서나 열 탐지기로 체온 감지하는걸 물어봤었거든요.
"저거에 걸리면 한국도 못가고 격리당한단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나네요.

하여간 어제 한국에 오니 보일러는 얼어 터져있지요,자동차는 시동이 안걸리지요,물도 안나오지요.
오늘 다 해결하고 눈 많이 쌓인밤 차분히 우먼에 들어와봤습니다.

...이상은 2월 6일에 모신문사 게시판에 올렸던 글이었습니다.
3 Comments
라챠요틴 2004.02.22 14:16  
  정말 부럽고 대단하신 아버지십니다. 아드님 기억속에 영원히 지워지기 힘든 경험을 주셨네요...이런 아들의 자기소개서에는 늘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아버님"이라고 새겨지겠지요? 생각하긴 쉬워도 실천에 옮기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우리 딸래미도 크면 꼭 님처럼 해보고 싶습니다. 상상만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주니맘 2004.02.22 14:39  
  전 이제껏 여자분이신줄 알았네요...모자간의 여행이라 생각했넹~~~[[으힛]]
서민만세 2004.02.22 17:43  
  라차요틴님, 저는 정말 딸이 갖고싶었답니다.
딸하고의 외국 배낭여행이라....그리 될겁니다.
딸네미는 옆에서 계속 종알 종알 하겠지요.
ddm에서 대구 아주머니,딸하고 여행왔던데 보기 좋더라구요.
그보다 더 바람직한건 아빠와 딸의 배낭여행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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