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래서 그렇게 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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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서 그렇게 썼군

Teteaung 5 508
  예전
  라오스 비엔티엔 RD게스트 하우스에서
  널널한 마음에 방명록을 봤다.

  그 글을 보니
  베트남에서 넘어온 여행자가 꽤 많은 가 보다.
  방명록 여기저기에 베트남에 대한 내용이 많다.

  그 글의 대부분이
  '베트남에서 와서 하도 많이 싸워 이젠 여행의 즐거움을 못느끼겠다.'
  '베트남 사람들은 외국인을 봉으로 안다'
  '베트남 다시 안 온다.'
  뭐 그런 글이었다.
  왜 그렇게 썼는지 잘 알지도 못했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태사랑을 검색해 보니
  호의적인 내용 보다 부정적인 내용이 많았다.
  지금도 그렇다.

  무의식 중에 베트남 여행을 좀 미뤄뒀는데
  외로운 1인 배낭에 뜻하지 않은 일행이 생겨버렸다.
 
  일행의 뜻을 따라
  갑자기 선로 변경
 
  베트남을
  그것도 한달
  31일 꽉 채워서
  여행하게 되었다.

  인천에서부터 난 실미도의 교관이 되어
  일행이 평양에 파견되는 것 마냥 굴었다.
 
  막상 떠나보니
  생각 보다 좋았다.

  방콕보다 훨 깨끗한 공기
  인도보다 훨 깨끗한 도로
  동급최강 저렴 지역여행사
  동급최강 쌈박 미니호텔
 
  그런데 여행의 끝무렵
  왜 그렇게 그런 글이 많은지 느꼈다.

  차라리 모르면 약이 될것을
  여행 끝까지 행복할 것을 알아버렸다.
  그리고 배신감이 들었다.

  세계 어디를 가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다 있다.
  그리고 가격도 올려받기도 하고
  흥정 몇 마디에 싸게 팔기도 한다.

  그런데
  나라 전체가

  이 물건은 내국인은 얼마, 외국인은 얼마 이상 받아야해
  같이 일치단결 담합을 할 수 있을까?

  바게뜨빵, 생수, 음료수, 과일 같이
  꼭 필요한 생필품의 가격을 매번 흥정하고 싸우고 사야하나?

  팁 안준다고
  울나라 단체관광객 아주머니를 배에서 내리기 전 물에 빠뜨려야 하나?
 
  여행자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그냥 어떤 개인이라면 이럴수도 있고 저럴수도 있지 하겠는데
  그 나라 전체의 잘못된 사고방식이니
  엄청 두려워졌다.

  오토바이의 행렬 속에서 길을 걷는 것도
  장사치와 대면하는 것도
  돌아선 내 뒷모습을 보이는 것도 무척 두렵고 떨렸다.

  그때
  RD게스트 하우스 방명록에 글쓴 사람도

  내가 둔해서 나중에 느낀 이런 마음으로
  그런 글을 썼겠지....

  *******************************************************************

  베트남의 지역여행사 방식이 싸고 편한것은 분명하나
  여행객 상대로 장사를 안하는 현지인과의 만남이 거의 없다시피한다.

  투어 출발시간이 대개 이른 아침으로 정해져 있어서
  신새벽부터 준비해서 나가기 일쑤,
  자유배낭의 맘껏 느긋함을 즐기는 재미를 어느 순간 잃어버렸다.

  한 지역내 거의 똑같은 유형의 투어가
  숙소, 대형여행사, 소형여행사가 경쟁이 되어서
  배낭여행자들은 원하지 않는 눈총을 받기도 한다.

  대한항공 CF에 혹해서 이 겨울 시즌
  베트남으로 베트남으로 온 많은 한국 단체 관광객들
 
  우리가 30년 전 마냥 원하지 않는 전쟁을 하러 온 것이 아니라
  단지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관광을 왔는데도
  땀꼭 서늘한 물에 빠뜨리기나 하고
  혼란스럽고 답답하다. 

  베트남은 단순하지 않다.
  이중적인 느낌이다.
  아름답지만 배신감을 들게하는
 
 
5 Comments
huahin 2004.02.04 12:19  
  베트남은 이중가격제도가 확고한 나라입니다.기차요금등 공공요금등 모두다 이중가격제를 오래동안 해오던 시스템 때문에 그런거 같아요.지금은 정부차원에서 이중가격을 고치고 있지만,아직 일반국민들은 아직 정서적으로 돈많은 외국인에게 바가지로 일관하는게 정상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도 70년대엔 지금의베트남 같았읍니다.너그러운 마음으로 즐겨주세요.개인적으로 정서가 우리나라와 비슷하여 여행할때 즐거웠는데...물론 화가나서 싸우기도 했지만(단 한마디 sorry때문에)그래도 또가고 싶은 곳중에 하납니다. 
Teteaung 2004.02.04 12:55  
  huahin님 글 감사해요. <br>
저도 시작과 끝은 참 좋았기에 자꾸 베트남 생각이 납니다.
2004.02.04 13:16  
  베트남~ <br>
한번도 가보지 못했지만 오래전부터 가고싶었던 나라입니다. 사이공의 흰 아오자이를 보러..... <br>
<br>
사회주의 국가였기에 공식적인 이중가격제가 존재했던 나라. 지금은 물론 폐지되었지만 아직도 베트남 사람들 속에는 이중가격이 존재한다 들었습니다. 부자나라 사람들 등치는 것을 너무도 당연히 여기는 자존심/자부심이 강한 나라이기에 더 그럴 듯 합니다. <br>
<br>
어찌보면 우리나라와 너무 비슷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중국이라는 대국 옆에서 굴하지 않고 자신만의 민족성을 꿋꿋이 지켜온 것도 그렇고 사회주의였다지만 아직도 공고한 유교적 관습들하며 근대화 이후 식민화, 민족해방운동, 이념에 따른 분단, 동족상잔 등등 꼭 얼굴만 다른 쌍둥이 같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더욱 가고싶어지는 것 같습니다. 막상 가보면 어떨런지.....
돌체비타 2004.02.04 14:05  
  다 다른시기에 다른사람이 여행을 하지만 베트남에 대한 느낌은 거의 비슷하군요..저도 많이 생각나는 여행지가 베트남입니다..명님 막상 가보면 음..한 3일은 오토바이의 매연때문에 기침이 좀 나시지 않을까싶으네요~~
김경진 2004.02.05 00:58  
  구정인데다...갑자기 많은 관광객들...상황이 가장 어려울 때 하노이에 계셔서..괜시리 제가 죄송하네요..__+ 요즘 시내 나가면 어찌나 물가가 올랐는지...잠잠히 관광객들..(특히 한국인단체관광객들..^^;;;)이 줄어들기를 기다리고 있답니다.. 무서워서 물건을 살 수 있어야지요..ㅋㅋㅋ 1달전만해도 이렇지 않았는데...3월이 되면 다시 아름다운 하노이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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