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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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까닭은?

필리핀 15 806


미국 대선 결과에 대해 많은 언론과 이른바 지식인이라는 분들이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들 이변이다’ ‘놀랍다는 표현으로 서두를 장식한다.

심한 분들은 충격이다’ ‘망했다라고 호들갑을 떤다.

 

이런 현상들은 모두 인지부조화의 결과이다.

인지부조화, 다들 알고 계시겠지만,

간단하게 말하면 자신의 의도와는 다른 상황(또는 결과)이 벌어지는 것이다.

(라고 나는 해석하겠다.)

 

인지부조화, 즉 자신의 의도와 다른 결과가 발생하는 이유는

1) 자신이 잘못 판단했을 수도 있고

2) 자신의 판단이 예상과는 전혀 다르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

 

이를 이번 미국 대선에 적용해보면,

힐러리가 싫어서 트럼프를 찍었다는 사람들은 1)에 해당된다.

힐러리가 싫어서 아예 투표를 안 한 사람도 있겠지만,

(힐러리가 싫은 사람은 이게 바람직한 의사표현 행위 아닐까?)

힐러리에 대한 응징이라고 생각하고 트럼프를 찍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난 한국 대선 때, ‘당신 떨어트리려고 나왔다3번 후보가 미워서

1번을 찍었다는 한국의 유권자들도 1)에 해당된다.

가장 이성적인 상태에서 판단해야 할 투표 행위를

너무나 감성적인 기준으로 결정해버리는 것이다.

 

기존 정치인이나 기득권 세력을 심판하려고 트럼프를 찍었다는 사람들은 2)에 해당된다.

지난 한국 총선에서 ‘30년 동안 특정 정당을 밀어줬는데 해준 게 뭐 있냐면서

이번에는 새 인물을 뽑아보자고 했던 특정 지역의 일부 유권자들도 2)에 해당된다.

그 특정 지역 유권자들은 새로운 정당에 표를 몰아줬지만,

그 표로 당선된 사람들은 간판만 바꿔단 구시대의 인물들이었다.

여성과 인종과 종교에 대한 지독한 편견과 혐오로 무장한 트럼프는 새로운 인물일까?​

 

투표는 과거의 행위를 심판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의 행위에 대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투표 행위가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에 대한 진지한 숙고 없이

현실에 대한 욕구 불만을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표출해버리면,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깽판을 쳐버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 자신에게 돌아오게 된다.

지금 대한민국이 그 꼴을 겪고 있지 않은가.

 

선거에서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는 유권자들의 게으름과 무관심 때문이다.

많은 유권자들이 후보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 없이

TV 홈쇼핑 하듯 지지자를 결정해버린다.

문제는, 홈쇼핑은 반품이 가능하지만 정치는 반품불가라는 것이다.

최소 4년, 최대 5년 동안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대한 행위인 것이다.​

 

둘째는 기득권 세력의 공작 때문이다.

기존의 구도와 질서가 바뀌는 걸 싫어하는

정치인, 언론인, 경제인, 지식인 등이 기득권 세력의 핵심이다.

이들이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사용하는 방법은,

기존의 구도나 질서를 뒤바꿀만한 사건이 발생하면

물 타기와 프레임 바꾸기를 시도해서

사건의 본질과 진실을 은폐하고 조작한다.

정치하는 놈들은 다 똑같아!’라고 싸잡아 비난하면서

아예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도록 방해공작도 펼친다.

 

결론적으로 인지부조화로 인한 폐해를 방지하려면

유권자 스스로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 노력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남들과 토론을 하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말이나 글로 표현하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하는 힘을 기르게 된다.

남들과의 토론 과정을 통해서는 나하고 다른 생각을 수렴해서

자신의 생각을 수정하고 발전시켜나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무엇이지 진실이고 진리인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정치 이야기 하면 꼭 싸우게 되므로 가능하면 안 한다, 는 분들이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내게 도움되는 걸 얻으려면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 나라꼴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상관 없다는 분들은 예외겠지만. ^^;;

 

인지부조화로 인한 폐해가 만천하에 밝혀지기까지,

대한민국에서는 채 4년이 걸리지 않았다.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에서 이민 장벽을 설치한다 하고,

수출의존도가 10%밖에 안 되는데 보호무역을 한다 하고,

세금 감면으로 인한 조세 부족은 빚으로 충당하겠다 하는,

트럼프의 이 지독한 인지부조화가 까발려지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15 Comments
물우에비친달 2016.11.11 12:32  
중우정치의 폐해
oddeyes 2016.11.11 12:49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이 어찌보면 기득권층이 세련되게 기득권을 유지하는 수단일 수도 있겠습니다.
대중이 선택권을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게 만들지만 결과적으로 대중들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단도 가지고 있지 못하고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모을 시간도 능력도 가지고 있지 못하니까요.
대중에게 무엇이 진실인지 판단할 능력을 갖추라는 요구도 어찌보면 한가한 지식인의 오만이지 않을까요...
공심채 2016.11.11 15:21  
인지부조화가 발생하면 본능적으로 그걸 제거하려고 하게되죠. 일반적인 반응은 인지를 선택에 맞추는 것. 트럼프를 찍은 자신의 선택을 정당화하기 위해 트럼프가 하는 행동을 자신의 가치와 부합되도록 해석하려 노력하고 지지하게  되겠죠.. 그러나, 그게 어느 한계를 벗어나게 되면 현재 우리나라 상황처럼 반대로 선택을 인지에 맞추려고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자신의 선택을 잘못된 것으로 인정하고 그걸 바로 잡으려고 하게 될 거라는..
울산울주 2016.11.11 15:49  
패러다임의 변화죠

진보. 보수의 대결이 아니고
이제 기득권과 비기득권의 대결
아빠콩 2016.11.11 18:27  
인지부조화(Cognitive dissonance)라는 용어가 조금 곡해된 것 같네요.
이 용어가 설명하는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어떤 정보를 사실인 것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임.
2. 1번에서 받아들인 정보를 바탕으로 그에 맞는 구체적인 행동을 함
3. (2번) 행동 이후 1번 정보가 틀렸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됨
4. 선택의 기로에 섬 : (2번) 행동이 잘못된 것을 인정함 혹은 (2번)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진실한 (3번) 정보를 부정함
5. 위에서 행동을 정당화 하기 위해 진실된 정보를 부정하는 행위를 인지부조화라 함

즉 정보의 불일치로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로 이미 행동을 해버렸는데, 그게 잘못된 것임을 알게 되면 이후 자기 행동이 잘못 되었다고 인정하기보다 진실된 정보를 부정하고 자기 행동을 정당화 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인지 부조화의 좋은 사례가 종말론과 관련된 사건들이죠. 우리나라에서는 광우뻥 사태로 많은 분들이 경험하셨습니다. ^^
매자 2016.11.12 11:41  
아빠콩님도 광우병 촛불집회로 인해 보다 검증된 미국 소고기 먹고 있는거 아시는지?
님의 아래 쓴 글은 일베 무리들이 흔하게 사용하는 단순한 논리인거 아시는지?
한번 더 생각하면 그 논리는 여지없이 모순이 많다는건 아시는지?
연배가 좀 있는거 같은데 조금만 더 생각해 보심이 어떠할런지?
아빠콩 2016.11.12 12:19  
광우뻥 난동으로 사회적 비용이 소모된 것이 엄청나다는 거 아시는지?
일베 무리들이 님보다 더 정확한 논리를 펴는 것을 아시는지?
모순이 무슨 뜻인지 아시는지?
연배가 있어서 경험 많이하고 생각 많이 한 것을 모르는지?
매자 2016.11.12 20:14  
일베 벌레들의 모체가 누구인지 아시는지?
서북청년단이 왜 21세기 대한민국 땅에 다시 나타났는지?
생각이 많은 선배라면 이해한다지만 우물안에서 경험한것두 그렇다 치고
아빠x,엄마xx, 어버이xx 이런 좋은 이름은 잘 갖다 붙이면서 사고방식은 저능아인지?
아빠콩 2016.11.13 16:16  
ㅎㅎ 본인 스타일로 답변한 내용을 보고 너무 흥분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본인과 정치적 견해가 다른 사람을 향해 비아냥대고, 욕설을 하고 해봤자 자신의 생활이 개선되는 바는 전혀 없습니다.
일상에서 자신에게 충실할 때 그때가 사회를 위해 노력을 제대로 하는 것입니다.
매자 2016.11.13 17:56  
그 잘난 세치혀로 나불대지나 말지.............
일상에선 충실하니  95%국민이 분노하고 있는때에 애매하게 말돌리지 마시지요
아빠콩 2016.11.13 19:50  
여전히 저급한 댓글이네요. 본인 삶에 만족하지 못한 스트레스를 남들에게 내뿜지 마시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보세요.
국민들이 분노했다고 막말이나 욕설을 퍼부을 수 있다고 착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일상에 충실하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는 사람은 저질스러운 욕설을 안하는 법입니다.
maui 2016.11.12 04:30  
저도 캘리포니아 주민으로 한 표를 행사했읍니다.

트럼프가 이기게된 이유를 제 나름대로 생각을 해 보았는데 가장 중요한 것부터 정리해보면:

1.  운이 좋았다. 
호불호가 명확히 갈라지고 전례없이 구설수가 끝까지 물고늘어진 힐러리를 대선경쟁에서 만난건 천운입니다.  아마도 역대 민주당 후보중 그 어느 누구를 만났더라도 트럼프는 이기지 못했을겁니다.  트럼프의 약점이 최대한의 공감을 받지 못할정도로 힐러리는 깨끗한 이미지를 보여주지 못했읍니다.  제가 아는 미국인은 트럼프의 약점이 발표된 직후에도  I think Hilary is more dangerous. 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2.  트럼프의 "나는 또라이 전법"이 의외로 먹혔다.
이게 선거 참모의 발상인지 트럼프의 머리에서 나온건지는 모르겠지만 트럼프가 이길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봅니다.  캘리포니아 주와 같은 전통 민주당 강세지역은 트럼프가 집집마다 방문해서 큰 절을 하고 다녔어도 아마 이길수 없었을겁니다.  끌어 안기 힘든 버리는 패나 마찬가지죠.  또라이 전법이 먹힐만한 백인 노동계층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미국 중남부와 경합주를 타겟으로 보편 타당주의 보다는 무리가 따르더라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게 먹힌거로 봅니다.  가려운데가 많은 집단/구역을 상대로 기성 정치인이 하지못했던 가려움증 제거를 제시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트럼프가 아닌 다른 기성 공화당 후보가 같은 제시를 했으면 이렇게 믿거나 동조하지 않았을거라는 거죠.  트럼프같은 "또라이" 기질이 풍부하고 추진력 있어보이는 비정치권 후보이기 때문에 가산점을 더 준거 같습니다..

3.  기성 정치권에 대한 폭 넓은 불신
저도 이 부분은 대부분의 미디어에서 분석한 내용에 동의합니다.  지난 십수년동안 나아진게 뭔가.  트럼프 주사 한 번 맞아보자.  아님 말구. 

저에게는 "대통령은 하늘이 낸다"는 어르신들 말씀이 맞다고 느낀 선거로 기억될거 같습니다.

그나저나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고 버틴다고 가정했을때 (버티기도 쉽지 않겠지만) 과연 트럼프 차기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새로운 정책에 대처할 능력이 있기나 한건가요.  전화상으로 한 "I'll be with you 100%." 같은 말을 설마 박근혜 대통령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는건 아니겠죠.  어차피 공약한걸 다 이행할수는 없어도 시범케이스로 일부 실행하는데 걸리면 보통 대처능력으론 감당하기 어려울겁니다.  더군다나 순실이도 없는데...  ㅎㅎ  요건 농담입니다.
마리오박 2016.11.15 00:49  
백인 노동계층이 많이 포진되어 있는 미국 중남부와 경합주를 타겟으로 보편 타당주의 보다는 무리가 따르더라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게 먹힌거로 봅니다
하비애르 2016.12.06 19:44  
백인들의 분노가 터졌다고는 하지만 앞으로가 정말 걱정입니다
나옹이 2016.12.07 23:58  
유튜브에서 이춘근박사님의 미국대선 분석강연을 들어보면 좀 이해가 가더군요.

저도 관심없고 어라~ 했다가 우연히 그 분의 강의를 접하고는 그 매력에 빠져 모든 강의를 다 찾아서 매일 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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