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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몽사몽 6 549

배낭여행의 허브로 방콕을 많이 이용하는 편입니다. 저렴하고 맛있는 음식도 많고 맛사지도 있어서 여행에 필요한 몸 만들기(?)에 안성맞춤이니까요. 그래서 방콕 방문횟수도 꽤 되는 편입니다. 

 

어제도 에어아시아 편으로 돈 무앙공항에 오후 4시쯤 도착했습니다. 전에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돈무앙 공항에서 카오산으로 직행하는 버스가 생겼다길래 찾아봤는데, 버스는 찾아냈지만 주위에 사람도 없고 언제 떠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더군요.

 

그래서 걍 A2 버스 탔습니다. A2는 전에도 한번 타본 적이 있지만 어디에 내려서 무엇을 갈아타야하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나는 겁니다. 스마트폰은 비행기 안에서 게임에 열중하느라 방전된 상태였구요 ㅋ 어쨌거나 하이웨이 빠져나가서 시내로 나가면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면서 여유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첫번째 지상철 역에 도착했는데 내릴까 말까 하다가 안 내렸습니다. 택시를 타기로 마음먹은 탓에 조금이라도 거리를 줄여보자는 심산이었죠.

 

그때 차장 아주머니(나이가 많은 분이었습니다)가 다가와서 태국말로 뭐라고 묻더군요. 눈치를 보아하니 어디로 가냐고 묻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무심코 '카오산'이라고 대답해버렸습니다. 원래 그렇게 대답하면 안되는 거였지요. 버스 노선과 관계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그랬더니 이 아주머니, 자리에 앉아서 휴대폰으로 누군가와 열심히 통화를 합니다. 그리고는 종이에 볼펜으로 뭔가를 열심히 적습니다. 

 

잠시 뒤, 두 번째 만나는 지상철역에서 그 종이를 내게 건네 줍니다. 그 종이에는 59-3-524 라는 숫자와 알 수 없는 태국어 문장 한마디가 적혀있었습니다. 

 

아주머니 연신 뭐라고 말합니다. 눈치를 보니 여기 내려서 이 번호의 버스로 갈아타라는 것 같았습니다. 태국어 문장은 카오산을 의미하는 것 같았구요. 갈아탄 버스의 차장에게 보여주라는 것이었습니다.

 

감동먹었습니다. ㅠㅠ 단지 카오산이라고 딱 한마디 얘기했을 뿐인데 이런 배려를 받게 되다니요. 몇 번이나 감사의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생각을 바꿔서 524번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이 버스의 차장도 머리가 허연 아주머니였습니다. 요금을 받으러 올때 역시 딱 한마디만 했죠. 카오산.

 

한참을 가다보니 낯익은 풍경들이 보이길래 거의 다 왔구나, 배고픈데 내리면 뭘 먹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다가와서 서툰 영어로 뭔가를 열심히 설명하는 겁니다. 그것도 같은 내용을 두 번 세번.

 

내용인즉 다음 정류장에 내려서 이쪽 방향으로 두 블럭을 걸어가라는 것이었습니다. 또 감동먹었습니다. ㅠㅠㅠ

 

버스에서 내리니 코 앞에 단골 숙소가 보입니다. 들어가자 낯익은 스탭들이 함빡 웃으며 맞아줍니다. 나도 모르게 합장을 하며 인사를 합니다.  

 

 

 

이번 여행, 어쩐지 시작부터 감이 좋습니다. 

 

 

 

6 Comments
클래식s 2016.10.09 11:57  
A2를 타셨으면 그냥 아눗싸와리 끝까지 가서 내려서 버스번호 받으신거 타고 가심 됩니다. 돈무앙에서 말씀하신대로 리모버스나  59가 카오산까지는 가긴 하나 너무 많이 기다려야 되죠. 29는 라차태위까지 가니 먼저오는 순서대로 골라타신뒤 갈아타면서 가시면 됩니다. 라차태위 까지 가면 카오산 가는 버스 종류가 6종류가 넘으니 더 금방 갈아타고 가실수 있습니다.
아빠콩 2016.10.09 18:49  
여행 첫 일정부터 좋은 사람들을 만나셨군요. 태국을 이리저리 다니다 보면 아직 남을 잘 도와주고, 인심도 넉넉한 사회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순박한 사람들도 많구요.
남은 일정동안 더 좋은 분들 많이 만나시길 바랍니다~!!
오슈샨퍼 2016.10.10 05:12  
방콕은 여러번 갔지만 아직도 버스는 어려워
이용을 못해봤는데 차장분들이 무척 친절해 보이네여
다음 방문땐 버스도 타봐야겠네여
푸켓알라뷰 2016.10.10 13:49  
전 그 이유때문에 태국말 열심히 공부했어요 그들과 편히 이야기 하고 싶어서요
여행할때 우리는 이방인이기때문에 그 나라에 신세?를 진다고 생각하면서 다녀요 감사한마음도 함께요
나에게 부당한 대우나 뭔가 기분상하는일이 있더라도 내 잘못이 있겠거니 넘어갑니다 절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아요 알수없는 이유로 오해가 생길수 있으니까요 전 이방인 이니까..
항상 이런 생각으로 태국을 찾은데 2004년부터니까 참 오랫동안 좋은분들만 만났었네요
항상 태국이란 나라의 존재함에 감사드리고 태사랑 역시 건제함에 또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번에 여러가지 이유로 2년만에 방콕을 찾는데 편안하면서 기분 좋네요
설레는거랑은 완전 다른..
고구마 2016.10.10 21:21  
길 위에서 사람 만나는거 참 행운도 불행도 복불복인데...
처음부터 행운이 깃들었네요.
개인적으로 출입국할때의 컨디션이 꽤 신경 쓰여요. 그때 기분이 상할일이 있으면 왠지 기분이 영...그래요.
Devil77 2016.10.11 02:31  
진짜 50:50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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