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시리 잠이 안오는 군요.
뭐 좋습니다. 이 밤에는 열악한 전화인터넷이나마
접속률과 그 속도가 성가시게는 만들지 않으니까요.
아무튼, 떠나있는 만큼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잊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요즘은 항상 지난 것들이 새록새록 다시금 마음을 고생시킬때가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결과들은 각자 원인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원인들이 그렇게 조합되는 확율이란
과연 이른바 수학적 수치로 얼마씩이나 되는 것들 이었을까요?
그 수치의 다소를 가볍게 비웃는 것이 바로 運命이란 놈일겝니다.
그 것들이 조합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너무나도 재미난 유희입니다.
역시 삶의 이루어지는 터전은 이런 짜여진 각본이 존재하는
하나의 극장이라고 해도 절대 틀리다 말하진 못할 겁니다.
運과 命이라...
이 세상에 '발가벗긴채 내던져진' 존재일 수 밖에 없는 우리는
상황을 이끌기보다는 항상 질질 끌려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각 상황상황에 주어진 선택은
삶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운명이란 놈은 참으로 무서운 삶의 지휘관입니다.
운을 주었을 때 그에 따른 적절한 선택으로 명을 수행하지 않으면
가혹하고 냉정한 결과로 삶의 무게를 정해줍니다.
다행히 혹자는 좋은 운에 바른 선택으로 이른바 성공을 맛보고
삶은 매우 아름답게 꾸려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것을 모다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나쁜 운에 나쁜 선택으로 폐가망신의 아픔을 갖고도
그것도 모자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는 밝은 눈과 맑은 정신이 없어
시간이라는 묘약과 끝없는 인내로만 대처하는 방법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간혹, 대견하게도 나쁜 운에 불구하고 냉철함과 인내로
그 주어진 명을 아름답게 수행하는 분들도 아주 간혹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뒤집어서 운을 명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삶의 길을 아시는 분들일 겝니다.
그리하여 이른바, '道士'라고 불리우시는 것이겠죠.
저도 여기서 도나 한 번 닦아 볼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삶의 아름다움은
그 새벽여명과 활기찬 아침에
있는 것...
그리고 저녁노을에
여유롭고 한가로운 휴식에
있는 것...
그 외에는 뙤약볕과
다가오는 어둠들의 공포와 함께
살아남아야만 하는
생존의 투쟁의 고통이 있을 뿐입니다.
고로, 역시나
"人生은 悲劇입니다."
- Life i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오래 전 입니다.
>
>어느 날부터이던가 사람의 소위 운명이라는 것이 알고 싶어지기 시작하더니 확실히 알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
>그래서 이곳저곳 유명하다는 곳은 모조리 다 찾아다니며 나의 운명을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
>사람이 살면서 어디 가서 한두 번 쯤 사주팔자라든지 운수점 같은 걸 보는 건 흔히 있는 일 이었으나 제경우엔 도가 좀 지나친 정도가 된 것입니다.
>
>허나 어디를 가더라도 속시원하게 나의 궁금증을 만족 시켜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앞날에 대해 이런저런 예언이나 듣고자함이 아니 였습니다.
>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사람의 운명을 내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해명해줄 수 있는 어떤 원리 같은게 있다면 그것을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
>결코 단순하게 아무런 근거나 믿을만한 원리도 제시받지 못한 상태에서 적당히 책임 없는 말을 듣고싶었던게 아니였던 것입니다.
>
>그러다가 어느 날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
>오냐! 좋다.......정말로 사주팔자가 있고 운명을 알아낼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떤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내가 직접 공부해서 알아내고야 말겠다.......
>
>그때가 요맘때 쯤 으로 기억 합니다.
>새해를 앞두고 한해를 정리할만한 때 였습니다.
>종로서적에 가서 만세력 . 사주추명학. 사주정해. 관상학보감. 옥편. 국어사전 등등 대략 한보따리의 책을 사들고 아는 사람이 살고 있던 수락산자락 산동네로 들어갔습니다.
>
>그로부터 거의 7~8 개월간 그 집에 머물며 책속에 파고들었습니다.
>
>처음엔 어렵고 알쏭달쏭하던 용어들이 하나하나 눈에 익은 단어들이 되어가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마음을 먹고 파고드는 열성이 있어 한 육 개월 지나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옴 을 느꼈습니다.
>
>그러나! 세상에 이렇게 복잡한 공부가 또 따로 더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더욱더 난해해 지는 것이었습니다.
>밤낮으로 마치 고시공부 하듯 줄기차게 매어달려 책속에 있는 원리들을 이해하고 적용하고 해석해 내는데 시간을 바쳤습니다.
>
>그러는 틈틈이 인생과 운명에 관한 묵상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
>그렇게 꽤많은 시간을 허비한 후 어느 날 아침
>
>마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뇌리 속에서
>스쳐가는 생각 하나가 있었습니다.
>
>방으로 들어온 나는 모든 책들을 밖으로 집어던진 다음 장작 패는 곳에 한권 한권 올려놓고 모조리 도끼로 내려찍고 한군데 모아놓고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
>그렇게 나의 알량한 운명공부는 끝이 났고 그 이후 몇 번 인가 재미로 친구들과 후배들의 사주를 봐주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재미 차원에서 봐준 것이지 그 내용과 해석에 대해선 나 역시 믿지 않았습니다.
>
>다시금 먹고사는 세상 속으로 뛰어든 나는 언제 내가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모든 것을 잊어 버렸습니다.
>
>무정한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던가요.
>
>그로부터 한 십년쯤 지나서 우연한 기회에.
>나는 선배가 운영하는 한식당에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정말 뜻밖에도 강호에 숨어있는 대단한 도사를 만나게 됩니다.
>
>그분은 직업적인 관상가가 아니고 엄연히 한의원을 하고 있는 나이 많은 한의사였습니다.
>
>선배가 나를 소개 시켰는데 나를 척 보더니 대뜸 " 자네 한때 역학을 공부한 적이 있지" 그러는 겁니다.
>
>내가 그분을 쳐다보자 혼잣말처럼 “ 음! 한문장 있어뵈니 글공부를 했어야할 사람인데.....츶츶” 그러더니 고개를 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보다도 옆에 있던 선배가 더 놀라는 표정 이였습니다.
>
>나중에 들은 얘긴즉슨 그분은 누가 아무리 부탁을 해오더라도 결코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의 관상을 봐주지 않아서 그분이 엄청난 고수라는 걸 알고 부탁하는 사람들의 애를 태우는 분이라는 것 이였습니다.
>
>그러니 선배가 놀라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자그마한 키에 얼굴은 약간 길쭉하게 생기셨고 어디지 모르게 공부를 많이하신 분 같아 보였습니다.
>단 한마디만 던지듯 내뱉고 금새 옆사람과 다른 얘기를 하시기에 나 역시 돌아서서 친구들과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고 그분과는 더 이상 대화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까지만 해도 나는 그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사실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
>그저 적당히 공부좀 하고나서 도사인척 하는 사람 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
>사실 그런 사람이 꽤 많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런 사이비 역술가 운명가들이 만드는 폐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
>어줍잖은 사이비 도사에게 현혹된후 인생을 망친 사람들 중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박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입니다.
>
>오래전에 월간조선에 자세히 나왔던 내용 중에 보면 김재규는 역술가의 말을 듣고 살고 있던 집의 대문의 방향을 옮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신은 운명적으로 쿠데타를 통해 한국의 권력을 한손에 틀어쥘 수 있다는 역술가의 부추김을 진지하게 믿었던 김재규는 드디어 사고를 치고만 것입니다.
>
>또 한사람은 한국이 아이엠에프로 가게 만든 한가지 결정적 원인를 제공했던 한보그룹 정태수회장 입니다.
>역시나 같은 월간조선에 다루어진 기사에 보면 정태수 회장에게 자문을 받는 역술가가 강력히 추천했던 쇠를 다루는 사업 즉 한보철강을 설립하고 그 이후부터 한보그룹은 막차를 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
>그런 사례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고도 많습니다.
>동서고금에 이르기까지 역술가의 말을 신봉했다가 일신을 망치고 비참한 지경에 빠진 사람들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습니다.
>
>그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은 역학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타인의 운명이나 앞날에 대해서 함부로 말을 뱉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
>그러니 어설픈 운명공부를 한 사람들이 사람하나 망치는건 일도 아니란 얘깁니다.
>연말에 어떤이들은 새해의 일년운세를 자세히 봐주는 역술가를 찾기도하고
>그들이 들려준 말을 듣고 기대를 갖기도하고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
>한 일년쯤 후에 한번더 선배가게에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
>그분은 나이가 많아 한의원마저 정리하고 시골마을로 낙향을 했고 여전히 은둔자적인 삶을 사시는데 선배에게 얘길 들어보니 귀신같은 실력을 가진사람 이였습니다.
>
>철학원 간판달고 돈이나 받아 챙기는 하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분 이였던 것입니다.
>
>진정한 실력을 가졌기에 더욱더 자신을 감추었던 사람.
>
>다른이의 운명을 감정한 대가로 돈을 받아 생활하는 천박한 사람들과는 격이 다른 분 이였습니다.
>
>그 이후. 나역시 적지않은 세월동안 온갖 일을 겪으면서 사람의 앞날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거기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닿게 되었습니다.
>
>단 하나.
>
>내가 배운게 있다면 모든것은 사필귀정이요. 오직 마음가짐에 있다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부모를 명당에 모셔 발복을 바라기 보다는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는게 바로 자기 마음을 명당자리에 놓고있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이 복을 받을 것입니다.
>
>다른이에게 못할짓을 하고 지금 잘되는것 같지만 우주와 시간이 존재하는한 언젠가는 스스로 뿌린것을 스스로 거두게 될것입니다.
>우주의 법칙을 생각할때 참으로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
>세상에는 하늘 무서운줄 모르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참 불쌍한 사람들 입니다.
>
>요즘같은 연말연시에 사람들은 토정비결을 보러가기도하고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해서 두서없이 몇자 적어봤습니다.
>
>여러분들은 운명을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
>좋은 연말연시 보내세요.
>
>
>
>
>
>
>
접속률과 그 속도가 성가시게는 만들지 않으니까요.
아무튼, 떠나있는 만큼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잊겠다고 마음 먹었었는데,
요즘은 항상 지난 것들이 새록새록 다시금 마음을 고생시킬때가 있습니다.
당연히 모든 결과들은 각자 원인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 원인들이 그렇게 조합되는 확율이란
과연 이른바 수학적 수치로 얼마씩이나 되는 것들 이었을까요?
그 수치의 다소를 가볍게 비웃는 것이 바로 運命이란 놈일겝니다.
그 것들이 조합되는 과정을 살펴보는 것은 너무나도 재미난 유희입니다.
역시 삶의 이루어지는 터전은 이런 짜여진 각본이 존재하는
하나의 극장이라고 해도 절대 틀리다 말하진 못할 겁니다.
運과 命이라...
이 세상에 '발가벗긴채 내던져진' 존재일 수 밖에 없는 우리는
상황을 이끌기보다는 항상 질질 끌려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리고 각 상황상황에 주어진 선택은
삶에 있어서 피할 수 없는 것들입니다.
따라서 운명이란 놈은 참으로 무서운 삶의 지휘관입니다.
운을 주었을 때 그에 따른 적절한 선택으로 명을 수행하지 않으면
가혹하고 냉정한 결과로 삶의 무게를 정해줍니다.
다행히 혹자는 좋은 운에 바른 선택으로 이른바 성공을 맛보고
삶은 매우 아름답게 꾸려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것을 모다 꽃피우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떤 경우는 나쁜 운에 나쁜 선택으로 폐가망신의 아픔을 갖고도
그것도 모자라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하는 이도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럴 때는 밝은 눈과 맑은 정신이 없어
시간이라는 묘약과 끝없는 인내로만 대처하는 방법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간혹, 대견하게도 나쁜 운에 불구하고 냉철함과 인내로
그 주어진 명을 아름답게 수행하는 분들도 아주 간혹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뒤집어서 운을 명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삶의 길을 아시는 분들일 겝니다.
그리하여 이른바, '道士'라고 불리우시는 것이겠죠.
저도 여기서 도나 한 번 닦아 볼랍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삶의 아름다움은
그 새벽여명과 활기찬 아침에
있는 것...
그리고 저녁노을에
여유롭고 한가로운 휴식에
있는 것...
그 외에는 뙤약볕과
다가오는 어둠들의 공포와 함께
살아남아야만 하는
생존의 투쟁의 고통이 있을 뿐입니다.
고로, 역시나
"人生은 悲劇입니다."
- Life is but a walking shadow, a poor player...
>오래 전 입니다.
>
>어느 날부터이던가 사람의 소위 운명이라는 것이 알고 싶어지기 시작하더니 확실히 알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
>그래서 이곳저곳 유명하다는 곳은 모조리 다 찾아다니며 나의 운명을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
>사람이 살면서 어디 가서 한두 번 쯤 사주팔자라든지 운수점 같은 걸 보는 건 흔히 있는 일 이었으나 제경우엔 도가 좀 지나친 정도가 된 것입니다.
>
>허나 어디를 가더라도 속시원하게 나의 궁금증을 만족 시켜주는 곳은 없었습니다.
>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단순한 앞날에 대해 이런저런 예언이나 듣고자함이 아니 였습니다.
>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사람의 운명을 내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하게 해명해줄 수 있는 어떤 원리 같은게 있다면 그것을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
>결코 단순하게 아무런 근거나 믿을만한 원리도 제시받지 못한 상태에서 적당히 책임 없는 말을 듣고싶었던게 아니였던 것입니다.
>
>그러다가 어느 날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됩니다.
>
>오냐! 좋다.......정말로 사주팔자가 있고 운명을 알아낼 수 있는 비법이 있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어떤 노력이 필요하더라도 내가 직접 공부해서 알아내고야 말겠다.......
>
>그때가 요맘때 쯤 으로 기억 합니다.
>새해를 앞두고 한해를 정리할만한 때 였습니다.
>종로서적에 가서 만세력 . 사주추명학. 사주정해. 관상학보감. 옥편. 국어사전 등등 대략 한보따리의 책을 사들고 아는 사람이 살고 있던 수락산자락 산동네로 들어갔습니다.
>
>그로부터 거의 7~8 개월간 그 집에 머물며 책속에 파고들었습니다.
>
>처음엔 어렵고 알쏭달쏭하던 용어들이 하나하나 눈에 익은 단어들이 되어가고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고 마음을 먹고 파고드는 열성이 있어 한 육 개월 지나자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옴 을 느꼈습니다.
>
>그러나! 세상에 이렇게 복잡한 공부가 또 따로 더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더욱더 난해해 지는 것이었습니다.
>밤낮으로 마치 고시공부 하듯 줄기차게 매어달려 책속에 있는 원리들을 이해하고 적용하고 해석해 내는데 시간을 바쳤습니다.
>
>그러는 틈틈이 인생과 운명에 관한 묵상의 시간을 갖기도 하였습니다.
>
>그렇게 꽤많은 시간을 허비한 후 어느 날 아침
>
>마루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내 뇌리 속에서
>스쳐가는 생각 하나가 있었습니다.
>
>방으로 들어온 나는 모든 책들을 밖으로 집어던진 다음 장작 패는 곳에 한권 한권 올려놓고 모조리 도끼로 내려찍고 한군데 모아놓고 석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습니다.
>
>그렇게 나의 알량한 운명공부는 끝이 났고 그 이후 몇 번 인가 재미로 친구들과 후배들의 사주를 봐주기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재미 차원에서 봐준 것이지 그 내용과 해석에 대해선 나 역시 믿지 않았습니다.
>
>다시금 먹고사는 세상 속으로 뛰어든 나는 언제 내가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빠르게 모든 것을 잊어 버렸습니다.
>
>무정한 세월은 화살처럼 빠르던가요.
>
>그로부터 한 십년쯤 지나서 우연한 기회에.
>나는 선배가 운영하는 한식당에 찾아간 적이 있었는데 거기에서 정말 뜻밖에도 강호에 숨어있는 대단한 도사를 만나게 됩니다.
>
>그분은 직업적인 관상가가 아니고 엄연히 한의원을 하고 있는 나이 많은 한의사였습니다.
>
>선배가 나를 소개 시켰는데 나를 척 보더니 대뜸 " 자네 한때 역학을 공부한 적이 있지" 그러는 겁니다.
>
>내가 그분을 쳐다보자 혼잣말처럼 “ 음! 한문장 있어뵈니 글공부를 했어야할 사람인데.....츶츶” 그러더니 고개를 돌리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보다도 옆에 있던 선배가 더 놀라는 표정 이였습니다.
>
>나중에 들은 얘긴즉슨 그분은 누가 아무리 부탁을 해오더라도 결코 그렇게 쉽게 다른 사람의 관상을 봐주지 않아서 그분이 엄청난 고수라는 걸 알고 부탁하는 사람들의 애를 태우는 분이라는 것 이였습니다.
>
>그러니 선배가 놀라는 것은 무리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자그마한 키에 얼굴은 약간 길쭉하게 생기셨고 어디지 모르게 공부를 많이하신 분 같아 보였습니다.
>단 한마디만 던지듯 내뱉고 금새 옆사람과 다른 얘기를 하시기에 나 역시 돌아서서 친구들과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고 그분과는 더 이상 대화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니까 그때 까지만 해도 나는 그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고 사실 별 관심도 없었습니다.
>
>그저 적당히 공부좀 하고나서 도사인척 하는 사람 이겠거니 생각했습니다.
>
>사실 그런 사람이 꽤 많기도 하지만 문제는 그런 사이비 역술가 운명가들이 만드는 폐혜는 우리의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는 사실입니다.
>
>어줍잖은 사이비 도사에게 현혹된후 인생을 망친 사람들 중 대표적인 사람이 바로 박대통령을 시해한 김재규 입니다.
>
>오래전에 월간조선에 자세히 나왔던 내용 중에 보면 김재규는 역술가의 말을 듣고 살고 있던 집의 대문의 방향을 옮길 정도였다고 합니다.
>당신은 운명적으로 쿠데타를 통해 한국의 권력을 한손에 틀어쥘 수 있다는 역술가의 부추김을 진지하게 믿었던 김재규는 드디어 사고를 치고만 것입니다.
>
>또 한사람은 한국이 아이엠에프로 가게 만든 한가지 결정적 원인를 제공했던 한보그룹 정태수회장 입니다.
>역시나 같은 월간조선에 다루어진 기사에 보면 정태수 회장에게 자문을 받는 역술가가 강력히 추천했던 쇠를 다루는 사업 즉 한보철강을 설립하고 그 이후부터 한보그룹은 막차를 타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
>그런 사례들은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지면이 부족할 정도로 많고도 많습니다.
>동서고금에 이르기까지 역술가의 말을 신봉했다가 일신을 망치고 비참한 지경에 빠진 사람들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습니다.
>
>그러한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아는 사람들은 역학공부를 하면 할수록 더욱더 타인의 운명이나 앞날에 대해서 함부로 말을 뱉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
>그러니 어설픈 운명공부를 한 사람들이 사람하나 망치는건 일도 아니란 얘깁니다.
>연말에 어떤이들은 새해의 일년운세를 자세히 봐주는 역술가를 찾기도하고
>그들이 들려준 말을 듣고 기대를 갖기도하고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
>한 일년쯤 후에 한번더 선배가게에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
>그분은 나이가 많아 한의원마저 정리하고 시골마을로 낙향을 했고 여전히 은둔자적인 삶을 사시는데 선배에게 얘길 들어보니 귀신같은 실력을 가진사람 이였습니다.
>
>철학원 간판달고 돈이나 받아 챙기는 하수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분 이였던 것입니다.
>
>진정한 실력을 가졌기에 더욱더 자신을 감추었던 사람.
>
>다른이의 운명을 감정한 대가로 돈을 받아 생활하는 천박한 사람들과는 격이 다른 분 이였습니다.
>
>그 이후. 나역시 적지않은 세월동안 온갖 일을 겪으면서 사람의 앞날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이기에 거기에 대해 함부로 말할 수 없다는 것을 절실히 깨닿게 되었습니다.
>
>단 하나.
>
>내가 배운게 있다면 모든것은 사필귀정이요. 오직 마음가짐에 있다는 것입니다. 돌아가신 부모를 명당에 모셔 발복을 바라기 보다는 살아계실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는게 바로 자기 마음을 명당자리에 놓고있는 사람이니 그런 사람이 복을 받을 것입니다.
>
>다른이에게 못할짓을 하고 지금 잘되는것 같지만 우주와 시간이 존재하는한 언젠가는 스스로 뿌린것을 스스로 거두게 될것입니다.
>우주의 법칙을 생각할때 참으로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
>세상에는 하늘 무서운줄 모르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참 불쌍한 사람들 입니다.
>
>요즘같은 연말연시에 사람들은 토정비결을 보러가기도하고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해서 두서없이 몇자 적어봤습니다.
>
>여러분들은 운명을 어떻게 생각 하십니까?
>
>좋은 연말연시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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